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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세리머니에 끝까지 남았다가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사진에서 대부분 편집됐다.

FIFA는 2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엑스(X)와 인스타그램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정상에 오른 스페인 대표팀의 우승 세리머니 사진을 공개했다. 게시물에는 스페인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거나 서로를 끌어안으며 환호하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시상식 당시 선수단 바로 옆에 서 있던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대부분 사진에서 빠졌다. FIFA는 선수들을 가까이 담거나 스페인 선수단 위주로 화면을 잘라낸 사진을 공개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선수단 전체가 나온 일부 사진에는 화면 가장자리에 그의 구두와 몸 일부가 걸렸다. 시상대에 드리운 그림자도 그대로 남았다.
해외 축구 팬들은 FIFA가 트럼프 대통령이 보이지 않는 사진을 골라 게시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사진은 선수단이 자리한 중앙 부분만 좁게 담아 트럼프 대통령이 서 있던 오른쪽 공간을 제외했다.

논란은 같은 날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결승전 직후 불거졌다. 경기를 관람한 트럼프 대통령은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그라운드로 내려왔고 두 사람이 시상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에서는 야유와 휘파람이 쏟아졌다. 야유는 이들이 선수단에 메달을 수여하기 시작한 뒤에야 다소 잦아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 팀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 메달을 건넨 뒤 스페인 주장 로드리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통상 시상을 마친 주요 인사들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우승을 자축할 수 있도록 단상에서 내려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로피를 건넨 뒤에도 시상대에 남았다. 스페인 선수들이 중앙으로 모여 세리머니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았고 인판티노 회장이 다가가 이동을 권하는 듯한 모습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수들이 트로피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릴 때까지 단상에 머물렀다. 금빛 색종이가 쏟아지는 순간에도 선수들 옆에서 박수를 보냈고 이 장면이 생중계되자 우승팀이 주목받아야 할 순간을 트럼프 대통령이 가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매체 데일리비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의 우승 세리머니를 ‘가로챘다’고 지적했고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할 영광의 순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려 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가 스페인의 우승 파티에 불쑥 끼어들었다고 전했으며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무대에서 내려가지 않은 채 우승팀 기념사진에 남으려 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DPA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의 우승 축하 행사를 방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AFP통신은 거센 야유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상식에서 쏟아지는 관심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금빛 축포가 터질 때까지 그가 선수단 옆에 남아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고 보도했고 영국 대중지 더선은 인판티노 회장이 그를 선수들 곁에서 이동시키려 한 순간을 조명했다.

경기 뒤 FIFA가 공개한 공식 사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중계 화면에는 그가 스페인 선수단 옆에 서 있는 모습이 그대로 잡혔지만 FIFA가 올린 사진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장면도 화면 중앙을 위주로 잘렸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 있던 시상대 오른쪽은 대부분 사진 밖으로 빠졌다.
해외 누리꾼들은 “사진을 자르느라 애썼다” “10점 만점에 11점짜리 편집이다” “편집을 정말 잘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와 그림자를 찾아 표시한 사진도 온라인에서 퍼졌고 일부 누리꾼은 FIFA가 공식 우승 사진에서 그의 모습을 최대한 덜어내려 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로드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동을 권하는 듯 손짓한 장면을 두고는 농담도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로드리가 시상대에서도 철벽 수비를 했다” “스페인에 관세가 붙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축구대회 우승 시상대에서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우승팀 첼시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단상에 남았고 당시에도 인판티노 회장이 이동을 권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첼시 선수단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 화면에 잡히자 선수들의 순간을 빼앗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회 개입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그가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의 퇴장 판정과 관련해 인판티노 회장에게 직접 재검토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FIFA가 발로건의 다음 경기 출전을 허용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력이 대회 징계와 운영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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