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쓰나미 경보' 발령... 규모 7.7 강진 발생

15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앞바다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당국이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이른 시간 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주 플로레스섬 앞바다에서 규모 7.7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플로레스섬의 엔데에서 북서쪽으로 약 68㎞ 떨어진 나게케오 군 인근 해역이며, 진원의 깊이는 약 10㎞로 비교적 얕은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앞바다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당국이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 미국 지질조사국(USGS)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는 당초 이 지진의 규모를 6.9로 관측했다가 7.6으로 상향 조정했다. 진원 깊이는 10㎞로 파악했다. 초기 관측값이 기관마다 엇갈리는 것은 대형 지진 직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관측 자료가 쌓이면서 규모와 깊이 수치는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조기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서누사틍가라, 동누사틍가라, 남술라웨시, 남동술라웨시 등 진앙과 가까운 해안 지역에 대해 경계 수위를 높인 '레벨 2' 단계의 경보를 내리고, 해안가 주민들에게 즉시 높은 지대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진원이 얕은 해저에서 발생한 강진인 만큼 인접 해역에 쓰나미가 밀어닥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쓰나미는 해저에서 지진이나 화산 폭발, 해저 산사태 등이 일어날 때 바닷물이 크게 출렁이며 해안으로 밀려드는 거대한 물결을 말한다. 이번처럼 진원이 얕은 해저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 바다 밑바닥이 순간적으로 솟거나 꺼지는데, 이때 위에 있던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함께 밀려 올라가면서 파도가 만들어진다. 이 물결은 깊은 바다에서는 시속 수백㎞의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다가, 수심이 얕은 해안에 다다르면 속도가 느려지는 대신 높이가 급격히 치솟는다. 겉으로는 잔잔해 보이던 바다가 순식간에 해안을 덮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쓰나미는 한 번의 큰 물결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반복해 밀려드는 경우가 많아 첫 물결이 지나간 뒤에도 한동안 해안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쓰나미 경보가 발령되면 무엇보다 신속하게 높은 지대로 대피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핵심으로 꼽힌다.

지진의 충격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감지됐다. 강한 흔들림에 놀란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소셜미디어에는 플로레스섬 내륙의 루텡 지역에서 건물 일부가 손상된 정황을 담은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아직 공식적으로 보고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진의 영향을 파악하고 있다. 당국은 본진 이후에도 여진이 잇따를 수 있다며 주민들에게 손상된 건물에 접근하지 말고 안전한 곳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지진 관측 기관들은 본진 발생 이후 이 일대에서 규모가 작은 여진이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레스섬을 포함한 동누사틍가라 일대는 지진이 잦은 지역이다. 인도네시아는 태평양을 둘러싼 지진·화산대인 '불의 고리(Ring of Fire)'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여러 개의 지각판이 맞부딪치는 이 지대는 일본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태평양 연안으로 이어지며, 인도네시아는 이 때문에 크고 작은 지진과 화산 분화가 끊이지 않는다.

과거 이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은 여러 차례 큰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2021년 12월에도 플로레스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당시 다행히 해수면의 큰 상승 없이 사망자 1명과 다수의 부상자를 내는 데 그쳤다. 2018년에는 술라웨시섬 팔루에서 규모 7.5의 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430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같은 해 롬복섬 일대에서는 잇단 지진으로 5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악의 재난은 2004년 수마트라섬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1의 지진과 그에 따른 쓰나미였다. 당시 인도양 연안 여러 나라에서 약 22만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인도네시아 주민이었다. 이번 지진에 대해 당국이 신속하게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고 해안 주민 대피를 서두른 것도 이런 과거의 참사가 남긴 교훈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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