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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40도를 육박하는 기록적인 불볕더위가 열도를 덮친 일본에서 여름철 필수 생활용품으로 자리 잡은 휴대용 소형 선풍기, 일명 '손풍기'의 대중교통 내 사용 예절을 두고 사회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밀폐된 전동차 내부에서 타인의 땀과 체취가 섞인 바람을 맞아야 한다는 불만과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5일 요미우리TV 등 현지 주요 언론 매체에 따르면 이번 사회적 논쟁은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고바라 브라스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비판 글에서 점화됐다.
러시아 출신인 그는 해당 게시물을 통해 "지하철에서는 손풍기를 꺼달라. 당신의 얼굴에 있던 땀이 증발한 불쾌한 바람이 옆에 있는 내게 그대로 날아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좌우나 뒷사람에게 바람이 가지 않는지 확인하고 사용해 달라"고 불편함을 직설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이후 현지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타인의 얼굴로 향하는 강한 바람은 큰 스트레스이자 입김을 불어 넣는 것과 같다"며 공공장소에서의 배려 부족을 질타하고 자제를 촉구했다.
이러한 지적이 소셜미디어와 방송을 통해 확산하면서 온라인 공간에서는 만원 지하철 내 손풍기 사용의 적절성을 두고 격렬한 갑론을박이 전개됐다.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반대 진영에서는 "체취나 향수 냄새가 바람을 타고 풍긴다", "밀집한 공간에서는 피해를 줄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하며 좁은 공간에서의 배려를 강조했다.
반면 폭염 속에서 어쩔 수 없다는 찬성 진영은 "지하철 안이 더우니 별수 없다. 온열질환으로 쓰러지면 더 큰 민폐를 끼친다", "땀에 젖어 냄새가 나는 것보다는 낫다", "오히려 손풍기 바람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응수하며 더위 극복을 위한 생존 도구임을 항변했다.
사회적 여론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쪽에 조금 더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요미우리TV가 일본 전역의 15세 이상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내 손풍기 사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7.5%가 지하철 내 손풍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사용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2.5%에 머물렀다.
과반수의 시민이 공공장소에서의 무분별한 사용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더위로 인한 불쾌감 논쟁을 넘어 물리적인 안전사고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일본 소비자청은 손풍기 기기 결함 및 부주의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사례가 연이어 접수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공식적으로 당부했다.
소비자청이 공개한 사고 사례를 보면 "만원 지하철에서 머리카락이 팬에 빨려 들어갔다"는 아찔한 사례부터 "바닥에 떨어진 손풍기를 계속 썼더니 연기와 파열음이 났다"는 화재 위험 정황까지 다양하게 보고됐다.
손풍기 사용을 둘러싼 이 같은 갈등 기저에는 현재 일본 전역을 강타하고 있는 유례없는 폭염이 자리 잡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오는 26일부터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살인적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고온 경보를 즉각 발령했다.
일본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수도 도쿄와 간사이 지역은 25일과 26일 양일간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됐다. 남부 나가사키 지역은 26일 최고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극한의 더위는 이미 일본 전역에 걸쳐 다양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일본 열도 내에서 최고기온이 40도를 돌파한 일명 혹서일을 기록한 관측 지점만 34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폭염으로 인해 일본 스포츠계의 상징적 행사들도 파행을 겪었다.
8월 초 개막해 최근 막을 내린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이른바 고시엔 대회는 기온이 가장 높게 올라가는 한낮 시간을 피해 오전 경기와 오후 경기로 일정을 분할해 대회를 치르는 고육지책을 도입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3일 35도의 불볕더위 속에서 야외 훈련을 소화하던 26세 럭비 선수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7일 끝내 사망하는 참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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