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다 먹고 남은 '방부제' 제발 버리지 마세요…알고보니 주방의 숨은 보물였네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다 보면 설탕이나 소금이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 곤란을 겪는 일이 잦다. 숟가락으로 강하게 긁어보아도 좀처럼 부서지지 않고, 힘 조절을 잘못하면 양념 가루가 사방으로 튀어 주방이 지저분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굳어버린 양념은 요리할 때 정확한 양을 맞추기 어렵게 만들어 맛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

김 속 방부제 (AI로 제작됨)

많은 사람이 양념이 굳으면 수명이 다했다고 여겨 버리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식탁에서 흔히 접하는 조미김 봉지 속에 들어있는 ‘작은 방습제’ 하나만 잘 활용하면 이런 불편함을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양념통을 보송보송하게 유지하는 실용적인 방법을 정리했다.

양념이 딱딱하게 굳는 근본적인 원인

설탕과 소금이 굳는 이유는 공기 중에 섞여 있는 물기 때문이다. 설탕과 소금은 주변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매우 강하다. 특히 음식을 조리하는 주방은 국을 끓이거나 물을 쓰는 일이 많아 집안의 다른 곳보다 훨씬 습하다. 양념통 뚜껑을 열고 닫는 짧은 순간에도 공기 중의 미세한 물기가 통 안으로 스며들게 된다.

이렇게 들어간 물기는 양념 알갱이의 겉면을 살짝 녹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물기가 마르면 녹았던 표면이 다시 굳으면서 주변 알갱이들과 서로 엉겨 붙는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가루였던 양념이 커다란 덩어리로 변하는 것이다. 비가 자주 오는 날이나 습도가 높은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조리 시 발생하는 수증기 때문에 양념통 관리는 늘 까다로운 문제다.

김 속 방습제, 버리지 말고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양념통 (AI로 제작됨)

조미김을 다 먹고 나면 봉지 바닥에 남는 하얀색 작은 봉지가 있다. 보통 ‘실리카겔’이라고 부르는 이 방습제는 주변의 물기를 빨아들여 내용물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김의 바삭함을 지키기 위해 넣어둔 것이지만, 김을 다 먹었다고 해서 이 방습제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방습제 안에는 미세한 구멍이 뚫린 작은 알갱이들이 가득 들어있다. 이 알갱이들은 주변에 물기가 있으면 이를 자신의 구멍 속으로 끌어당겨 가두는 성질이 있다. 이 점을 활용해 양념통에 넣어두면, 양념 알갱이가 물기를 머금기 전에 방습제가 먼저 물기를 가로채게 된다. 결과적으로 양념통 내부를 건조한 상태로 유지해 알갱이들이 서로 붙지 않게 만드는 원리다.

방습제 활용 시 꼭 지켜야 할 위생 수칙

김 속 방습제를 양념통에 넣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바로 청결 관리다. 김 봉지에 들어있던 방습제 겉면에는 미세한 김 가루나 소금, 그리고 조리에 사용된 기름기가 묻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그대로 설탕이나 소금통에 넣으면 양념에서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이물질이 섞일 수 있다.

따라서 방습제를 꺼낸 뒤에는 마른 수건이나 깨끗한 휴지로 겉면을 꼼꼼하게 닦아내야 한다. 물을 묻혀 닦으면 방습제가 오히려 물기를 빨아들여 성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마른 상태로 닦는 것이 좋다. 겉면이 깨끗해진 것을 확인한 뒤 양념통 한구석에 쏙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양념 양이 많다면 방습제를 두 개 정도 넣어두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미 굳어버린 양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 이미 설탕이나 소금이 덩어리진 상태라면 방습제를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이때는 먼저 덩어리를 잘게 부숴준 뒤 방습제를 넣어야 한다. 굳은 양념통에 사과 껍질이나 식빵 조각을 잠시 넣어두면 딱딱했던 덩어리가 부드러워지는데, 이때 양념을 다시 가루 형태로 만든 뒤 방습제를 넣어 보관하면 이후부터는 다시 굳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방습제는 양념을 부드럽게 만드는 약이 아니라, 물기를 미리 차단해 상태를 유지해주는 ‘방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념을 새로 사서 통에 담을 때 미리 방습제 한두 개를 넣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좋다.

양념통 외 주방 곳곳에서 활용하는 방법
양념통 안의 방부제 (AI로 제작됨)

이 방습제는 설탕과 소금뿐만 아니라 주방 곳곳의 습기 문제를 해결해준다.

첫째, 고춧가루 보관에 탁월하다. 고춧가루는 습기에 매우 취약해 금방 눅눅해지거나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데, 방습제를 함께 넣어두면 보관 기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 둘째, 견과류나 시리얼, 과자 봉지에 활용한다. 먹다 남은 과자 봉지를 집게로 집어두어도 금방 눅눅해진다면 방습제 하나를 같이 넣어보자. 마지막까지 바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 주방 도구함의 녹 방지다. 숟가락이나 포크, 칼 등을 보관하는 서랍에 방습제를 두면 금속 제품에 녹이 생기는 것을 줄여준다.

우리는 흔히 주방의 편의를 위해 비싼 도구를 새로 사거나 전용 용기를 맞추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진짜 살림의 고수들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의 쓰임새를 정확히 알고 활용한다. 김을 먹고 남은 방습제는 쓰레기가 아니라 주방의 습기를 잡아주는 훌륭한 소모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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