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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이 되면 집집마다 식혜를 끓이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기름진 전과 고기 요리가 잦은 명절 상차림에서 식혜는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마무리 음식으로 자리 잡아 왔다.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맛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지만, 집에서 만든 식혜가 유독 밍밍하거나 단맛만 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식혜를 정말 깊고 개운하게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숨은 비결이 바로 소금 반숟가락이다.
식혜에 소금을 넣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의아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다. 단맛이 중심이 되는 전통 음료에 소금이 어울릴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그러나 소금은 식혜의 맛을 짜게 만드는 역할이 아니라 단맛을 또렷하게 살려주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단맛만 강한 식혜는 혀에 금세 질리기 쉬운데, 소량의 소금이 들어가면 단맛의 윤곽이 분명해지면서 전체 맛의 균형이 살아난다. 이는 단짠의 대비 효과로, 단맛이 더 깨끗하고 깊게 느껴지도록 돕는 작용이다.

소금은 발효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혜는 엿기름 속 아밀라아제 효소가 밥의 전분을 당으로 분해하면서 단맛이 생기는 음식이다. 이때 소금이 아주 소량 들어가면 효소 작용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데 도움이 된다. 엿기름 특유의 풋내나 쓴맛이 도드라지는 것을 막아주고, 곡물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단맛을 부드럽게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식혜 맛이 탁하지 않고 맑아진다.
또 하나의 장점은 느끼함을 정리해주는 효과다. 명절 음식은 기름 사용이 많고 단백질 섭취도 늘어나기 때문에 식후에 속이 더부룩해지기 쉽다. 소금이 들어간 식혜는 단맛만 있는 식혜보다 침 분비를 촉진하고, 위액 분비를 자극해 소화를 돕는 데 유리하다. 단맛 뒤에 아주 미세하게 느껴지는 짠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주면서, 고기와 기름의 잔여감을 깔끔하게 씻어내는 역할을 한다.

식혜를 만들 때 소금은 반드시 엿기름 물을 끓일 때 넣는 것이 좋다. 설탕을 넣기 전에 소금을 먼저 넣어야 단맛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양은 전체 분량 기준으로 반숟가락이면 충분하다. 소금을 더 넣으면 단맛이 둔해지고 짠맛이 느껴질 수 있어 과하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혜 만드는 과정은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몇 가지 포인트를 지키면 맛 차이가 크게 난다. 먼저 엿기름은 찬물에 넣고 충분히 주물러 전분기를 우려낸 뒤 고운 체나 면포로 걸러 엿기름 물만 받아둔다. 이때 여러 번 나눠 주물러야 효소가 충분히 추출된다. 엿기름 찌꺼기가 들어가면 식혜가 탁해지므로 반드시 깨끗하게 걸러내야 한다.
밥은 고슬고슬하게 지은 뒤 미지근할 정도로 식혀 엿기름 물에 넣는다. 너무 뜨거우면 효소가 파괴되고, 너무 차가우면 당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밥과 엿기름 물을 섞은 뒤 전기밥솥 보온 기능이나 60도 안팎의 온도를 유지해 4~5시간 정도 두면 밥알이 떠오르며 단맛이 형성된다.

당화가 끝난 뒤 밥알을 건져 따로 보관하고, 국물은 냄비에 옮겨 소금 반숟가락을 먼저 넣는다. 그다음 기호에 따라 설탕을 조금씩 넣어 단맛을 조절한다. 설탕을 한꺼번에 많이 넣기보다 맛을 보며 나눠 넣는 것이 좋다. 이후 한소끔 끓여 엿기름 냄새를 날리고 불을 끈다. 너무 오래 끓이면 단맛이 날아가고 색이 탁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식힌 식혜에 건져두었던 밥알을 다시 넣고 냉장 보관하면 완성된다. 이때 밥알은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밥알이 과하면 국물 맛이 흐려지고 쉽게 쉬어버릴 수 있다. 완성된 식혜는 차갑게 마실수록 소금이 만들어준 단맛의 균형이 더욱 또렷하게 느껴진다.
소금 반숟가락은 식혜 맛을 바꾸는 작은 차이지만 결과는 분명하다. 단맛은 더 깨끗해지고, 속은 한결 편안해지며, 명절 음식으로 지친 입맛을 정리해주는 힘이 생긴다. 설 명절, 달기만 한 식혜 대신 소금 한 숟가락의 비밀을 더한 식혜 한 잔으로 식탁의 마무리를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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