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93억' 조정 경기 중계도로였다…'입장료 없는' 호수 위 야경 맛집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에 위치한 탄금호 무지개길은 화려한 도심의 네온과는 결이 다른, 정갈하고 아늑한 야경으로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물 위로 길게 뻗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호수의 숨결이 가까이 닿는 듯한 느낌이 들고, 그 고요함 속에서 하루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탄금호 무지개길 / 충주시 공식 블로그

이곳은 단순한 야경 산책로에 그치지 않고, 특별한 배경을 품고 있다. 탄금호 무지개길은 본래 2013년 세계조정선수권대회 당시 선수들의 역동적인 경기를 생생하게 중계하기 위해 조성된 시설이다. 당시 93억 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해 건설된 이 길은 세계 최초의 부유식 수상 중계 도로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탄금호 무지개길이 본격적으로 야경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8년 야간 경관 조명 설치와 함께 명칭을 바꾸면서부터다. 수면 위에 떠 있는 구조 덕분에 호수 한가운데를 직접 걷는 듯한 특별한 감각을 준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치에서 들려오는 물소리, 공간을 채우는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져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든다. 구간마다 색과 밝기가 다르게 연출되는 조명은 호수면에 반사돼, 마치 무지개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관광 100선’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탄금호 무지개길의 야경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 자원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읽힌다.

탄금호 무지개길 / 충주시 공식 블로그

걷는 즐거움 외에 볼거리도 다양하다. 길 곳곳에는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고, 특히 수면 위에 떠 있는 달 모양 조형물은 방문객들이 선호하는 촬영 지점으로 꼽힌다. 스탬프 투어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되며, 주말이나 특정 기념일에는 문화 공연과 행사가 열려 고요한 호숫가에 또 다른 활기를 더한다. 무지개길이 중앙탑공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낮에는 중앙탑공원에서 역사와 자연을 둘러보고, 해가 진 뒤에는 무지개길을 걸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탄금호 무지개길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별도의 이용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과장된 수식어보다 담백한 풍경이 건네는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곳은 부담 없이 찾기 좋은 쉼터가 된다. 낮에는 탁 트인 호수 전경을 바라보며 산책하거나 자전거로 둘러보기 좋고, 밤에는 빛으로 완성된 풍경을 즐길 수 있어 방문 시간대에 따라 다른 매력을 만난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호수의 표정을 곁에 두고 걷는 시간은, 방문객에게 오래 남는 평온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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