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더 힘든 건..." 한국 여성들이 아이 안 낳는 이유 1위

출산 1년 안팎의 엄마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경제적 부담보다 육체적·정신적 소진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임신과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로 흔히 비용 문제가 거론되지만, 실제 양육 현장에서는 몸과 마음의 피로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천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8.8%가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듦’을 양육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거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이어 ‘비용이 많이 듦’이 18.0%, ‘일과 자녀 양육 병행의 어려움’이 17.8%로 뒤를 이었다. 경제적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실제 체감도에서는 체력 소모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훨씬 크게 나타난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출산 순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첫째를 출산한 경우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듦’을 꼽은 비율은 50.1%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둘째 이상 출산에서는 45.2%로 다소 낮아졌다. 첫 출산의 경우 경험 부족과 환경 변화로 인한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비용이 많이 듦’이라는 응답은 첫째 출산에서 16.7%였으나, 둘째 이상 출산에서는 21.6%로 더 높게 나타났다. 자녀 수가 늘어날수록 양육비, 교육비, 생활비 등 경제적 부담이 현실적으로 커진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출산 이후 고용 상태 변화도 눈에 띈다. 응답자 중 출산 후 육아휴직을 포함해 취업 상태를 유지한 엄마는 52.7%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반면 출산 전에는 취업 상태였지만 이후 미취업으로 전환된 이른바 경력 단절 여성은 25.1%에 달했다. 미취업 상태를 유지한 경우는 19.0%, 미취업에서 취업으로 바뀐 경우는 3.2%에 그쳤다.

출산 후 일을 그만둔 이유로는 ‘아이를 믿고 맡길 곳이 마땅치 않음’이 2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가정 양립제도 활용이 어려움’이 24.8%, ‘직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육아를 전담하는 가치가 더 큼’이 18.3% 순으로 나타났다. 제도는 존재하지만 실제 활용 여건이 충분하지 않거나, 돌봄 인프라에 대한 신뢰가 낮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반면 남편의 경우 출산 전후 취업 상태를 유지한 비율이 92.4%로 집계됐다. 출산이라는 사건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남성에게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적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 것이다.

연구팀은 “성별 간 노동시장 참여의 차이가 자녀 출산 시점을 계기로 다르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출산과 양육이 개인의 선택을 넘어 구조적 문제와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출산 정책이 단순한 금전 지원에만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양육의 현장에서 체감되는 피로와 고립감, 돌봄 공백 문제를 해소하지 않으면 출산 이후의 삶의 질은 개선되기 어렵다. 육체적·정신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지원 체계, 안정적인 돌봄 인프라,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일·가정 양립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