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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너머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스칠 때면, 잠시 일상의 번잡함을 내려놓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스며든다. 제주의 많은 해안 가운데서도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끝자락에 자리한 섭지코지는 그런 마음을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곳으로 꼽힌다. ‘섭지’는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를 뜻하고, ‘코지’는 바다로 돌출된 지형인 ‘곶’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 이름처럼 바다를 향해 길게 내민 이 지형은 화산 활동이 남긴 흔적과 쪽빛 바다가 어우러져 제주 해안 특유의 분위기를 또렷하게 보여준다.

섭지코지에 들어서면 먼저 평탄한 언덕 위로 펼쳐진 초원이 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짙푸른 바다가 이어진다. 해안가에 솟은 ‘붉은오름’은 이곳의 지질학적 특징을 대표하는 요소다. 제주어로 ‘송이’라 불리는 붉은 화산재로 이루어진 오름으로, 화산 지형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오름 정상에 선 하얀 등대는 붉은 흙빛과 계절의 색감, 맑은 하늘과 대비를 이루며 풍경의 중심을 잡는다. 등대까지 이어진 철계단을 따라 오르면 기암괴석이 늘어선 해안 절경이 시야에 들어오고, 바다와 바람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역사적 흔적도 섭지코지의 인상을 더한다. 언덕 한가운데에는 과거 왜구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봉화 불을 올리던 ‘협자연대’가 남아 있다. 높이 약 4미터, 가로·세로 폭이 9미터에 이르는 정방형의 봉수대로,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편이라 당시의 방어 체계를 짐작하게 한다. 연대에 올라서면 바다 너머 성산일출봉의 모습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해안가에 홀로 솟은 선돌바위에는 용왕의 아들이 선녀를 기다리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풍경 감상에 이야깃거리를 보탠다.
찾아가는 길은 신양리 해안 국도변에서 마을 안쪽으로 진입한 뒤 이정표를 따라가면 어렵지 않다. 서귀포 시내 방면에서 접근할 경우 표선 시내를 지나 해안도로를 이용하면 이동 중에도 바다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신양해수욕장의 고운 백사장을 지나 마을 앞에서 우회전한 뒤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코지의 끝자락에 닿는다. 봄철에는 언덕을 채우는 노란 유채꽃이 바다의 푸른빛과 대비를 이루며 한층 밝은 분위기를 만든다.

섭지코지는 입장료가 무료이며 연중 상시 개방돼 비교적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다만 별도의 관람 제한 시간이 없더라도 안전한 탐방을 위해서는 일몰 전 방문이 권장된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입구에 마련된 주차장 이용 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참고할 만하다. 자연이 빚어낸 해안 경관과 역사적 흔적이 한 공간에 어우러진 섭지코지는, 과한 꾸밈 없이도 방문객에게 휴식과 여운을 남기는 제주 해안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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