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45000원'으로 동남아 10개국 전통가옥 숙박…서울 근교 '이색 숲캉스'

바쁜 일상에서 문득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습한 공기를 가르며 내렸던 동남아의 어느 휴양지, 이국적인 건축물이 주는 특유의 설렘이 문득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다만 큰맘 먹고 짐을 꾸려 비행기에 오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럴 때 서울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닿는 숲속에서 아세안 국가의 정취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양주에 자리한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이다. 울창한 산림의 생기와 동남아 문화 요소가 어우러져, 수도권에서도 색다른 ‘해외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이색 휴양지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객실 / 산림청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 홈페이지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은 한국과 아세안 국가 간 우호를 넓히고, 다문화 가정의 화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성된 해외 문화 체험형 휴양림이다. 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아세안 10개국의 전통 가옥을 재현한 숙박동이 숲길을 따라 모여 있다. 각국의 건축 양식을 세밀하게 반영해 지은 덕분에, 산책로를 걷다 보면 마치 작은 ‘문화 마을’을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건물 외관과 분위기가 서로 달라 동선을 따라 이동할수록 풍경이 바뀌고, 사진으로 남기기에도 좋다. 서울은 물론 일산·의정부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접근성이 뛰어나 부담 없이 1박 2일 일정으로 계획하기에도 알맞다.

아세안자연휴양림 / 산림청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 홈페이지

휴양림의 매력은 건축물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 자연경관도 탄탄하다.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류가 어우러진 숲은 계절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봄에는 연둣빛 새잎이 숲을 밝히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그늘을 만들며, 가을에는 단풍이 산책로를 물들인다. 골짜기와 능선을 따라 이어진 길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자리해 숲의 표정을 더하고, 인근 안고령 유원지로 이어지는 계곡에서는 맑은 물이 흐르며 작은 폭포와 소(沼)가 나타난다. 고요한 숲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와 새소리는 이국적인 가옥 풍경과 자연스럽게 겹쳐져, 도심의 소음을 잠시 잊게 한다. 복잡한 일정 없이도 걷고, 쉬고,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리셋’되는 장소다.

아세안 숙소들 / 산림청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 홈페이지

이용 전 기본 정보도 챙겨두면 좋다. 국립 시설인 만큼 요금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비수기 평일 기준으로 4인실 4만 5000원, 5인실 5만 8000원, 6~7인실 7만 5000원, 12인실 16만 3000원 수준으로 안내된다. 다만 성수기·주말에는 요금이 상향될 수 있어, 예약 전 산림청 통합예약 시스템 ‘숲나들e’에서 날짜별 금액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매주 화요일은 정기 휴무이며, 입실은 오후 3시부터, 퇴실은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다. 일정이 촘촘한 여행보다는 체크인 후 천천히 산책하고, 숙소에서 쉬며 숲을 즐기는 방식이 잘 어울린다.

주변에 함께 둘러볼 만한 장소도 다양하다. 잔잔한 수면 위로 산그림자가 드리우는 기산저수지는 가벼운 드라이브 코스로 좋고, 예술적 자극이 필요하다면 안상철미술관을 들러보는 것도 괜찮다. 마음을 가다듬고 싶다면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육지장사 방문을 일정에 넣어볼 만하다. 식도락을 즐기는 여행객이라면 인근 양주골 한우마을에서 든든한 한 끼를 더해도 좋다. 숲이 주는 평온함과 이국적인 건축미가 한 공간에서 공존하는 국립아세안자연휴양림은, 멀리 떠나지 않고도 색다른 분위기를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실속 있는 선택지다. 큰 준비 없이도 특별한 하룻밤을 만들고 싶은 날, 가까운 숲으로 향하는 ‘작은 여행’이 의외로 깊은 여운을 남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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