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어코리아
[포토] 축사하는 나경원 의원

위키트리
여행의 설렘은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멀리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지 않더라도, 국내에서도 마치 유럽의 작은 마을을 거닐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경상남도 남해군의 ‘독일마을’이다. 쪽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로 주황빛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선 풍경은 이국적이면서도 정겹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남해의 풍경 속에서, 독일식 건축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가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남해 독일마을은 단순히 볼거리를 위해 조성된 테마 공간이 아니다. 1960~70년대 독일로 건너가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며 한국 경제 발전에 힘을 보탰던 파독 근로자들이 은퇴 후 귀국해 정착한 터전이다. 남해군은 이들의 안정적인 삶을 돕고, 동시에 독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한다는 취지로 2001년부터 삼동면 물건리 일대 약 10만㎡ 부지에 마을을 조성했다. 그 배경을 알고 걷다 보면, ‘이국적인 풍경’ 너머로 세대의 역사와 삶의 시간이 겹쳐 보인다.

마을에는 40여 동의 건물이 자리한다. 전통적인 독일 양식을 바탕으로 지어져 하얀 벽체와 붉은 지붕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남해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며 사진으로 담기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곳은 실제 거주 공간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독일에서 돌아온 교포들이 생활하며 정원을 가꾸고, 일상의 리듬을 이어간다. 일부 주택은 민박으로 운영돼 여행객이 숙박하며 독일식 주거 문화를 체험할 수도 있다. 단순히 ‘구경’에 그치지 않고, 마을이 가진 일상성과 역사성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망 또한 남해 독일마을의 큰 매력이다. 마을 앞에는 천연기념물 제150호로 지정된 물건리 방조어부림이 펼쳐져 숲과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초록빛 방풍림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덕분에 산책하기에도 쾌적하고,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선은 계절마다 다른 색을 보여준다. 동향으로 자리한 지형 덕에 이른 아침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감상하기 좋다는 점도 여행자들이 꼽는 포인트다.

독일마을의 즐거움은 주변 관광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마을 입구에서 이어지는 물미해안도로는 바다를 가까이 두고 달릴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 찾는다.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남해의 해안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잠시 차를 세워 여유롭게 둘러보기에도 좋다. 인근 원예예술촌에서는 다양한 테마 정원을 감상할 수 있어 함께 코스로 묶기 편하다. 이동 동선이 길지 않아 반나절 일정으로도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부담이 적다.

남해 독일마을은 상시 개방되며, 마을 자체 입장료는 없다. 다만 ‘파독전시관’은 유료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1000원이다. 전시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마을 곳곳에는 독일식 소시지와 맥주를 판매하는 음식점과 카페가 있어 식사나 휴식을 즐기기 좋다. 특히 매년 10월에는 독일 옥토버페스트를 모델로 한 ‘독일마을 맥주 축제’가 열려 정통 맥주와 음식을 즐기며 독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다만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하는 생활 공간인 만큼, 방문 시 소란을 자제하고 기본적인 관람 예절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관심 없음
{카테고리}에 관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