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도 못 듣는 '아홉 가지 물소리'…뱃길 끝에 숨겨진 '무료' 폭포 명소

춘천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15분 남짓 물길을 가르면,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는 오봉산 자락에 닿는다. 선착장에서 내려 청평사로 향하는 고요한 산길을 걷다 보면 머지않아 귓가를 울리는 시원한 물소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높이 약 9m에 달하는 구성폭포가 그 주인공이다. 이 폭포는 주변에 소나무 아홉 그루가 서 있다고 해 ‘구송폭포’로도 불린다. 또 떨어지는 물줄기가 아홉 가지의 신비로운 소리를 낸다고 하여 ‘구성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구성폭포 풍경 / Son Myung-kwon-Shutterstock.com

오봉산 계곡에서 시작된 맑은 물줄기는 기암괴석을 타고 거침없이 쏟아져 내린다. 폭포의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주변을 감싸는 울창한 숲과 병풍처럼 둘러친 바위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완성한다. 여름에는 짙푸른 녹음이 폭포의 냉기를 머금어 시원함을 더하고, 가을이면 화려하게 물든 단풍이 맑은 물에 비쳐 수려한 경관을 선사한다. 인위적인 소음이 차단된 숲속에서 들려오는 명쾌한 물소리는 일상의 소란함을 잠재우기에 충분하다.

구성폭포(구송폭포) / 청평사 홈페이지

폭포 인근에는 애틋하면서도 기묘한 설화가 서려 있어 여행의 깊이를 더한다. 원나라 공주를 짝사랑하다 죽어 뱀이 된 청년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공주의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던 ‘상사뱀’은 이곳 청평사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공주를 놓아주었다고 한다. 폭포 주변에는 공주가 머물렀다는 공주굴과 몸을 씻었다는 공주탕이 남아 있어, 옛이야기의 흔적을 차분히 더듬어보게 한다. 보물로 지정된 청평사 회전문 역시 설화 속에서 공주가 상사뱀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순간을 상징하는 유적으로 전해진다.

청평사 풍경 / 청평사 홈페이지

폭포를 지나 조금 더 산길을 오르면 고즈넉한 산사 청평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고려 광종 24년인 973년 영현선사가 ‘백암선원’이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이곳은 이후 보현원과 문수원을 거쳐 지금의 청평사로 불리게 됐다. 소양호가 조성되면서 배를 타고 들어와야 하는 독특한 지리적 여건이 형성됐고, 덕분에 오가는 길의 정취가 남달라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산과 물, 그리고 폭포가 빚어낸 담백한 풍경 속에서 잠시 쉼표를 찍고 싶은 이들에게 구성폭포는 더할 나위 없는 휴식처가 된다.

구성폭포와 청평사는 상시 개방되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다만 소양강댐에서 배를 탈 경우 선박 이용료가 별도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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