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소나무의 보양식은 '막걸리'?…천연기념물 고목이 지키는 '무료 개방' 천년고찰

경상북도 청도군 호거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21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후 원광법사가 중창하며 화랑들에게 세속오계를 전수함으로써 화랑정신의 발원지가 된 이곳은 오늘날 전국 최대 규모의 비구니 승가대학으로서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경내로 들어서면 수행 공간 특유의 정갈함과 고요함이 수행자들의 깊은 정진을 짐작하게 한다. 1400여 년의 세월을 품은 운문사는 오늘날 수많은 수행자가 진리를 탐구하는 생생한 교육의 현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운문사 풍경 / 호거산 운문사 홈페이지

운문사 앞뜰을 묵직하게 지키고 있는 처진소나무는 이곳을 상징하는 보물이다.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이 나무는 높이 9.4m에 가슴높이 둘레가 3.8m에 달하는 거목이다. 일반적인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 것과 달리 지면을 향해 낮게 드리워진 모습은 마치 초록색 폭포가 쏟아지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나무의 나이는 약 500년 정도로 추정되며,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 당시에도 이미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과거 한 고승이 시든 나뭇가지를 꺾어 심었다는 전설은 이 나무가 가진 신비로운 생명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운문사 처진소나무 / 국가유산청-공공누리

해마다 봄이 오면 운문사에서는 이 처진소나무를 위한 특별한 의식이 열린다. 삼월삼짇날을 전후해 스님들이 소나무 뿌리 주변에 막걸리를 물에 타서 공양하는 '막걸리 공양'이다. 50년 넘게 이어져 온 이 전통은 나무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일종의 영양제 공급 의식이다. 스님들은 도량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은 나무를 정성껏 대접하며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운문사 전경 / Yeongsik Im-Shutterstock.com

운문사는 현재 문화재보호법 개정에 따라 입장료 없이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다만 사찰 입구 주차장을 이용할 경우 일반 승용차 기준 2000원의 주차 요금이 발생한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수행자들의 생활 공간인 만큼 경내에서는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청도 운문사, 구글 지도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