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만나는 '고대 왕국'…붉은 작약과 고분이 만든 '역대급 풍경'

경북 의성군 금성면 일대에 자리한 조문국 사적지는 찬란했던 고대 왕국의 흔적과 계절의 아름다움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다. 과거 신라가 한강 유역으로 진출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전략적 요충지였던 이곳은 오늘날 거대한 능선을 따라 자리한 374기의 고분군을 통해 그 위용을 묵묵히 증명하고 있다. 고분들이 이루는 완만한 곡선은 마치 파도가 치듯 지평선을 채우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고대 조문국의 숨결을 마주하게 된다.

조문국 사적지 작약꽃밭.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자료 이미지로,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주인공은 단연 작약이다. 대리리 고분군 내 조성된 4200㎡ 규모의 작약 단지에는 매년 1만 5000포기의 작약이 식재돼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송이가 크고 탐스러워 '함박꽃'이라 불리기도 하는 작약은 5월 중순부터 말까지 절정을 이룬다. 붉고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일렁이는 모습은 마치 푸른 고분 사이로 보석을 흩뿌려 놓은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수줍음'이라는 꽃말처럼 작약은 고분들 사이에서 과하지 않게, 그러나 존재감 있게 피어나며 관람객들에게 따스한 감성을 전한다. 특히 야간 경관 조명이 설치돼 있어 해가 진 뒤에도 은은한 조명 아래 피어난 꽃들의 색다른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2025년 5월 작약꽃밭의 모습 / 의성조문국박물관 홈페이지

작약의 화려한 풍경을 감상했다면, 이제 고분군 사이를 천천히 거닐며 역사의 깊이를 느껴볼 차례다. 금성산 고분군은 4세기 후반부터 6세기 중반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문국 경덕왕릉으로 추정되는 고분을 비롯해 수많은 고총이 밀집해 있다. 발굴 조사에서는 의성 양식의 독창적인 토기를 비롯해 금동관, 은제관식 등 다양한 위세품이 출토됐다. 유물은 인근 의성조문국박물관에 보관돼 있으며, 당시 조문국의 높은 문화 수준을 보여준다.

조문국 사적지 / 의성조문국박물관 홈페이지

고분군 내 자리한 대리리 2호분 내부 모습을 재현한 고분전시관은 반드시 들러야 할 장소다. 이곳에서는 실제 출토된 유물과 함께 당시의 순장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매장 풍습이 재현돼 있어 역사의 이면을 보다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적지 주변으로는 금성산 등산로와 수정사가 잘 정비돼 있어 역사 탐방과 가벼운 산책을 동시에 즐기기에 적합하다.

금성산 고분군 / 국가유산청-공공누리

의성 조문국 사적지는 별도의 입장료나 주차비 없이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연중 방문이 가능하다. 다만 인근 의성조문국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은 오후 5시에 마감된다. 휴관일은 1월 1일과 매주 월요일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그다음 첫 번째 평일에 휴관한다. 설날과 추석 당일에도 문을 닫는다. 박물관 상설전시실과 민속유물전시관, 열린수장고, 고분전시관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지만, 자체 기획전이나 대관전은 유료로 운영될 수 있다.

핫 뉴스

뉴스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