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도 비용도 필요 없다, 접근성·비주얼 다 잡은 '해안 트레킹 명소'

수많은 이들의 발길이 머무는 제주 올레길 7코스 초입에는 거센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홀로 서 있는 거대한 돌기둥이 있다. 높이 20m에 달하는 이 바위는 바다 위에 홀로 우뚝 솟아 있어 '외돌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화산 폭발 당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기둥은 주변 암석이 오랜 세월 파도에 깎여 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아 형성된 '시스택(sea stack)' 지형의 전형을 보여준다. 바위 꼭대기에는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소나무들이 자생해 정교하게 그린 수묵화 한 폭을 보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외돌개 풍경 / 제주특별자치도-공공누리

명승 제79호 외돌개는 뛰어난 접근성을 바탕으로 트레킹 명소로서의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주차장에서 도보로 5분이면 탁 트인 바다와 비경을 마주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찾기에 좋다. 특히 제주 올레 7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1시간 내외의 해안 산책로는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트레킹의 묘미를 오롯이 선사한다.

외돌개 풍경 / 제주특별자치도-공공누리

외돌개에는 자연의 경이로움뿐 아니라 제주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담긴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있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원나라 세력을 물리칠 때 이 바위를 거대한 장군처럼 꾸며 적군이 스스로 물러나게 했다는 설화가 전해지며 '장군석'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또한 바다로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돌이 된 할머니의 전설이 깃든 '할망바위'로도 불린다. 이는 험한 바다를 터전으로 삼았던 제주 사람들의 애달픈 생활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외돌개는 우직하면서도 고독한 분위기를 풍기며 저마다 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제주 서귀포 외돌개 / 제주특별자치도-공공누리

외돌개에서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이동하면 검은 현무암이 요새처럼 둘러선 황우지해안이 나타난다. 이곳은 암석 아래로 맑은 바닷물이 순환하는 지형적 특성 덕분에 '천연 바다 풀장'이라는 별칭을 얻었을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눈부신 비경 이면에는 근현대사의 아픈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삼매봉 남서쪽 해안가 절벽에 늘어선 '황우지해안 열두 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미군의 공격에 대비해 어뢰정을 숨기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군사 시설이다. 15m 간격으로 나란히 뚫린 12개의 동굴은 식민 지배의 아픔과 강제 노역의 현장을 증언하는 역사적 장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황우지해안 / 한국관광공사(촬영 : 이범수)

현재 황우지해안 내 물놀이 명소였던 선녀탕은 낙석 사고 위험으로 인해 내부 출입과 수영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문객들은 안전을 위해 지정된 산책로와 전망대를 이용해야 한다. 해안 지형 특성상 경사가 가파르고 미끄러운 구간이 있으므로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황우지해안 열두 굴 / VISIT JEJU-제주관광공사 제공

외돌개와 황우지해안은 모두 별도의 입장료가 없으나, 인근 주차 시설은 운영 주체에 따라 유료와 무료 구간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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