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벚꽃 보셨나요?…국내 유일 '청벚꽃' 군락지, 입장료 없는 '이 사찰'

세상이 분홍빛 벚꽃으로 물들 무렵, 충청남도 서산 상왕산 자락에 자리한 한 사찰은 조금 특별한 봄 풍경을 보여준다. ‘마음을 여는 절’이라는 이름처럼, 고요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 마주하는 풍경은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인다. 화려한 도심의 꽃 풍경과는 다른, 정갈한 봄의 색채가 이곳에 머물러 있다.

개심사 청벚꽃 / 연합뉴스

충청남도의 4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개심사는 백제 의자왕 14년인 654년에 혜감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창건 당시에는 개원사라 불렸으나, 고려 충정왕 2년인 1350년 처능대사가 중수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고찰답게 수많은 전란과 화재 속에서도 품격을 지켜왔다. 1955년 대대적인 보수를 거친 개심사는 전통사찰로 지정됐으며, 보물인 대웅전을 비롯해 영산회괘불탱,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등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개심사 봄 풍경 / 연합뉴스

개심사의 건축물은 자연과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대웅전은 조선 성종 15년인 1484년에 중건된 건물로, 다포식과 주심포식 양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모습을 보여준다. 반듯하게 다듬지 않은 굽은 나무를 그대로 기둥으로 사용한 심검당은 인위적인 멋을 덜어낸 한국 건축의 미학을 드러낸다. 화려한 단청보다 세월의 흔적이 밴 나무의 질감은 봄날의 햇살과 어우러져 한층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봄이 절정에 이르는 4월 말에서 5월 초가 되면 개심사는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일반적인 벚꽃이 진 뒤 피어나는 왕벚꽃과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청벚꽃이 사찰 마당을 채우기 때문이다. 겹겹이 쌓인 꽃잎이 돋보이는 왕벚꽃은 흰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져 풍성한 느낌을 준다. 그중에서도 개심사를 찾는 이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청벚꽃이다.

개심사 봄 풍경 / 연합뉴스

청벚꽃은 이름 그대로 연한 초록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옅은 연두색에서 시작해 흰빛으로 변해가는 색감은 맑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한 꽃들 사이에서 은은한 빛을 드러내는 청벚꽃은 고요한 사찰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벚나무 아래를 거닐며 고개를 들면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연둣빛 꽃송이를 볼 수 있다. 사찰 주변의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 역시 이 풍경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개심사 청벚꽃 / 연합뉴스

사찰 명부전 앞마당에 늘어진 청벚꽃 가지는 특히 사진가와 여행객들에게 인기 있는 구간이다.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연둣빛 꽃잎은 고즈넉한 사찰의 정취를 더한다. 꽃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마주하는 경내의 작은 연못과 나무 그늘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 가기에 좋다. 개심사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지만, 청벚꽃이 만개한 봄날의 풍경은 이곳의 매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 가운데 하나다.

개심사 전경 / 한국관광공사(촬영 : 김석태)

서산 개심사는 연중 상시 개방되며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꽃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어 이른 오전에 찾으면 사찰의 고요함을 좀 더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다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인근 도로가 혼잡할 수 있어 방문 시간대를 미리 살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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