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된 경우도 수두룩...미스 춘향에 '외국인'이 뽑혔다

한국의 고전적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춘향선발대회가 국경을 넘어 세계인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하며 전통 미인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

전북 남원시는 지난달 30일 광한루원에서 제96회 글로벌 춘향선발대회를 개최하고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대표할 미의 사절단을 최종 선발했다. 올해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지난해에 이어 외국인 참가자가 당당히 입상권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대회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는 점이다.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리나 씨는 빼어난 미모와 한국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춘향 미의 영예를 안았다. 남원시는 춘향제의 세계화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참가 자격을 외국인까지 확대하고 대회 명칭 앞에 글로벌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변화를 시도해왔다.

제96회 글로벌 춘향선발대회 춘향 미에 선정된 리나 씨 / 남원시

대회의 최고 영광인 춘향 진의 자리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한 김하연 씨에게 돌아가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최고의 미의 대전에서 진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는 소회를 밝히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앞으로 남원의 소중한 문화자산과 춘향의 숭고한 정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이어 춘향 선에는 서울대학교 출신의 이소은 씨가 선정되었으며 춘향 정과 숙, 현의 자리도 각각 국내 유수 대학에 재학 중인 재원들이 차지하며 대회를 빛냈다.

전통적인 시상 외에도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특별상을 받으며 글로벌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풍성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글로벌 앰버서더 상은 스위스와 캐나다에서 온 외국인 참가자들에게 돌아갔으며 이들은 앞으로 남원의 아름다움을 고국에 알리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기업후원상 역시 학업과 외모를 겸비한 국내 대학생들이 수상하며 향후 남원시 홍보대사로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 수상자들은 앞으로 남원시를 대표하는 얼굴로 위촉되어 지역 축제와 홍보 행사에 참여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춘향선발대회는 1950년부터 시작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역사 깊은 미인 대회로 고전 소설 춘향전의 주인공인 성춘향의 절개와 미풍양속을 기리기 위해 마련되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을 겨루는 데 집중했다면 현재는 지성과 인성 그리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려는 의지를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 대회는 배우 최란, 박지영, 오정해, 이다해 등 수많은 유명 연예인을 배출하며 한국 연예계의 스타 등용문으로도 불릴 만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며 한국 전통 미의 기준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춘향제 참가자들 / 뉴스1

대회가 열린 남원은 춘향전의 배경이 되는 유서 깊은 고장으로 지리산 자락에 위치해 자연경관과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도시다. 행사 장소인 광한루원은 조선 시대 관아 정원의 정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보물 제281호인 광한루를 중심으로 아름다운 호수와 다리가 어우러져 있다. 이곳은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나 사랑을 싹틔운 장소로 알려져 있어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한국의 대표적인 사랑의 성지다. 남원시는 광한루원의 역사적 가치와 춘향이라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결합해 매년 봄이면 전국적인 규모의 춘향제를 개최하며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올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권덕철 춘향제전위원장은 춘향의 정신을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매우 뜻깊은 무대였다고 이번 행사를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춘향선발대회를 단순한 미인 대회를 넘어 춘향제의 정체성을 담은 핵심 문화 콘텐츠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미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지만 춘향이 지닌 불변의 가치는 이제 외국인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남원의 시도는 한국 문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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