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유적지, 밤에는 야시장… 지금 가면 딱이라는 뜻밖의 '국내 여행지

충남 공주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깊은 역사를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낸 공주산성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를 상징하는 핵심적인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충남 공주.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백제 문화의 중심지, 공주의 역사

공주시는 과거 백제의 두 번째 수도였던 웅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서기 475년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으로 한성이 함락되자, 백제 문주왕은 금강이 감싸 안은 천혜의 요새인 웅진으로 천도를 단행했다.

이후 538년 성왕이 사비(부여)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약 64년 동안 공주는 백제 중흥의 기틀을 마련한 역사적 중심지로 기능했다. 조선 시대에 들어서도 공주의 위상은 꺾이지 않았다. 충청도 전체를 관할하는 충청감영이 설치되면서 행정과 물류의 핵심 도시로 성장했다.

현재의 '공주'라는 지명은 고려 태조 때 처음 사용됐으며, '곰나루(웅진)'라는 지명에서 유래된 순우리말 지명을 한자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로부터 금강을 낀 비옥한 토지와 사방으로 뻗은 육로 덕분에 물자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도시로 명성을 떨쳤다.

공주산성시장의 탄생과 변천

공주산성시장. / 뉴스1

공주산성시장은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조선 시대부터 금강의 수로와 육로가 만나는 지점이었던 이곳은 충청권 최대 규모의 장터 중 하나로 손꼽혔다.

1937년 정식 시장으로 개설된 이후 지금까지 약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지역민들의 밥상을 책임지며 공주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해왔다.

공주산성시장은 과거 전국 3대 우시장 중 하나로 불릴 만큼 규모가 컸다. 장날이면 주변 지역 사람들까지 모두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재는 현대화 시설을 갖추고 약 700여 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 골목마다 백제의 문양과 예술적 요소를 더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입과 눈이 즐거운 산성시장만의 특별한 매력

공주산성시장. / 뉴스1

공주산성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 특산물인 밤을 활용한 먹거리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특히 인절미는 조선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로 피난 왔을 때, 임씨 성을 가진 백성이 진상한 떡이 맛있어 '임절미'라 불렀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이에 시장 곳곳에서 갓 쪄낸 쫄깃한 인절미와 밤을 이용한 빵, 떡, 술 등 다양한 이색 간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공주 대표 전통시장인 산성시장과 원도심 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야간형 문화 관광 콘텐츠인 '밤마실 야시장'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도 공주산성시장 문화공원에서 ‘2026 공주산성시장 밤마실 야시장’이 열린다. 오는 15일부터 10월 17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오후 5~10시까지 운영된다. 현장에서는 먹거리 및 판매 구역 13개와 이벤트 공연, 전통놀이 체험 구역 등 다채로운 구성을 선보인다.

오는 15일 열리는 개장식은 지역 예술인 그룹 ‘제민내’의 식전 공연을 시작된다. 환영사와 개막 퍼포먼스, 축하 공연 순으로 진행되며 가수 노라조와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 이시보가 축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또 이달 운영 기간에는 마술 공연과 인디 음악, 국악·해금 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공연이 이어져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봄밤의 추억을 선사한다.

공주산성시장 찾아오는 길

공주산성시장은 공주종합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매우 편리하다. 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약 15분,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터미널 정류장에서 일반 버스 101번, 108번, 125번 등을 이용하면 시장 정문 바로 앞까지 연결된다. 시내버스 노선도 대부분 이곳을 경유하기 때문에 초행길인 관광객들도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내비게이션에 '공주산성시장 주차타워'를 검색하면 된다. 대규모 주차 공간이 확보돼 있어 주말 혼잡 시간대에도 주차 부담이 적다. 시장 내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주차권을 지급한다.

공주의 정취를 더해주는 명소 1: 공산성

공산성. / 공주시 공식 블로그, AI

공산성은 산성시장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백제 시대의 대표적인 산성으로 금강변 야산의 능선과 계곡을 따라 쌓은 천혜의 성곽이다. 성벽의 길이는 약 2,660m에 달하며,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굽이쳐 흐르는 금강의 전경과 공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또 공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고풍스러운 역사적 위용을 뽐낸다. 특히 밤이 되면 화려한 조명이 성벽을 감싸 환상적인 야경을 선사한다. 주말이면 수문병 교대식이 재현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며, 성 안쪽의 쌍수정과 영은사 같은 정자들은 고요한 산책의 묘미를 더한다.

공주의 정취를 더해주는 명소 2: 무령왕릉과 왕릉원

무령왕릉. / 공주시 공식 블로그, AI

송산리 고분군으로도 불리는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의 합장릉이 있는 곳이다. 1971년 배수로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된 이 무덤은 도굴되지 않은 완전한 상태로 발굴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화려한 금제 관장식과 귀걸이 등 46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돼 백제 문화의 높은 수준을 입증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현재 실제 내부 입장은 제한되지만, 고분군 입구에 조성된 모형 전시관에서 실물 크기로 정밀하게 재현해둔 무령왕릉의 내부 구조를 만날 수 있다. 공주산성시장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이며, 시내버스 101번이나 125번을 타면 약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인근 국립공주박물관과도 인접해 있어 백제의 보물을 감상하는 하루 일정을 계획하기 좋다.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공주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주의 정취를 더해주는 명소 3: 제민천 카페거리

제민천. / 공주시 공식 블로그, AI

과거 공주의 중심 행정거리였던 제민천 일대는 젊은 층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 예술 거리로 재탄생했다.

하천을 따라 오래된 한옥과 일제강점기 적산가옥을 개조한 개성 있는 카페와 독립서점, 공방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화려한 개발보다 과거의 흔적을 보존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입힌 이곳은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공주의 경리단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제민천은 조선 시대 제민천 주변은 충청도 전역을 다스리던 충청감영을 비롯해 공주목 관아 등 주요 관공서가 밀집한 행정의 중심지였다.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제민천 주변은 인가와 상점이 빽빽하게 들어찬 번화가였으나, 신도심이 개발되면서 한때 오염과 낙후의 상징으로 전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대부터 산책로가 정비되면서 공주를 대표하는 힐링 거리로 재탄생했다. 제민천은 좁은 골목길 사이로 숨겨진 벽화와 아기자기한 간판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므로 별도의 교통편이 필요 없으며, 해 질 녘 제민천 변 산책로는 공주 특유의 느릿하고 아늑한 정서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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