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원 아니었다…지난해 결혼식 축의금 1위는 ‘뜻밖의 금액’

결혼식 축의금의 ‘적정 금액’을 두고 하객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실제로 가장 많이 오간 축의금은 10만 원이 아닌 5만 원으로 나타났다. 평균 축의금은 11만 원대를 넘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거래 건수 기준으로는 여전히 5만 원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다만 흐름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5만 원 송금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10만 원, 20만 원, 100만 원 이상 고액 축의금 비중은 늘고 있다. 예식 비용과 식대가 오르면서 결혼식 축의금을 둘러싼 하객들의 부담도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평균 축의금은 11만 7000원…2년 새 6.9% 올랐다

NH농협은행은 14일 ‘결혼식 축의금, 얼마 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결혼 축의금 이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결혼 축의금을 이체한 고객 115만 명의 거래 데이터 533만 건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분석 결과 연도별 평균 축의금은 2023년 11만 원, 2024년 11만 4000원, 지난해 11만 7000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년 새 약 6.9% 오른 수치다.

평균 금액만 보면 결혼식 축의금의 기준선은 이미 10만 원대를 넘어선 모습이다. 과거에는 관계의 친밀도에 따라 5만 원과 10만 원 사이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예식 비용 상승과 물가 부담이 맞물리며 하객들이 느끼는 심리적 기준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많이 낸 금액은 5만 원…비중은 42.3%

부케 / 연합뉴스TV 캡처

뜻밖의 결과도 나왔다. 평균 축의금은 11만 7000원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가장 많은 사람이 보낸 금액은 5만 원이었다.

축의금 액수별 비중을 보면 5만 원이 42.3%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만 원이 39.7%, 20만 원이 7.5% 순이었다.

즉 결혼식 축의금 평균은 10만 원을 넘었지만, 실제 송금 건수 기준으로는 5만 원이 여전히 1위였다. 다만 5만 원의 비중은 줄어드는 흐름이다.

5만 원 송금 비중은 2023년 46.5%에서 지난해 42.3%로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10만 원 송금 비중은 36.1%에서 39.7%로 늘었고, 20만 원 송금 비중도 6.1%에서 7.5%로 증가했다.

5만 원이 아직 최다 금액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10만 원 이상 축의금이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결혼식 축의금의 실질적 기준선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00만 원 이상 고액 축의금도 증가

결혼식 청첩장 /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액 축의금 비중도 함께 늘고 있다. 100만 원 이상 축의금 비중은 2023년 2.95%에서 지난해 3.17%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00만 원 이상 축의금 비중도 0.22%에서 0.36%로 늘었다.

특히 2024년에는 결혼 관련 1억 원 이상 송금 건수가 전년 대비 14배 증가했고, 2025년에도 전년보다 1.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2024년 시행된 혼인·출산 증여공제가 고액 축의금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인·출산 증여공제는 혼인이나 출산 시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경우 최대 1억 원까지 증여세 과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요일별로는 결혼식이 집중되는 토요일 송금 비중이 33%로 가장 높았다. 결혼식 전날 미리 축의금을 보내는 경우도 많아 금요일 송금 비중은 20%를 차지했다. 일요일 송금 비중은 16%였다.

연령대별 평균 축의금은 20·30세대가 13만 8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60대 이상 11만 8000원, 40·50세대 10만 7000원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평균 축의금이 13만 4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부산은 12만 8000원, 광주는 12만 4000원, 인천은 11만 9000원이었다. 농협은행은 서울의 예식 관련 비용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만큼, 이를 고려해 축의금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식대 오르자 “5만 원은 부족하다”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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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액수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업무적으로만 알고 지낸 동료 결혼식에 참석해 5만 원을 냈다가, 이후 해당 동료가 “식대보다 적게 냈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다녔다는 사연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온라인에서는 “요즘 예식장 물가를 생각하면 10만 원 정도는 해야 한다”, “예전처럼 5만 원만 내고 가기엔 눈치 보이는 분위기”라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업무적으로만 아는 사이면 5만 원도 충분하다”, “축하가 목적이지 식대 계산이 우선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맞섰다.

또 다른 사연에서는 지인의 결혼식에 남자친구와 함께 참석한 여성이 축의금 20만 원을 냈지만, 신부 측으로부터 “왜 남자친구 몫은 따로 내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항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해당 여성은 식사를 하지 않고 돌아왔음에도 축의금 문제로 불편한 연락을 받았다며 황당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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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논란의 배경에는 예식 비용 상승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5~12월 전국 14개 지역의 결혼 서비스 평균 비용이 2093만 원으로, 작년 동기 1792만 원보다 16.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결혼식 성수기인 9월 예상 비용은 2158만 원으로, 1년 전 1521만 원보다 637만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식 비용 상승의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식대다. 지난해 12월 전국 예식장 1인당 평균 식대는 6만 5000원으로 6월보다 3.2% 올랐다. 수도권은 7만 7000원으로 같은 기간 4.1% 상승했고, 서울 강남권 예식장의 1인당 평균 식대는 9만 6000원까지 올랐다. 상위 10% 예식장의 경우 1인당 식대가 14만 2000원에 달했다.

결국 지난해 결혼식 축의금 1위는 5만 원이었지만, 하객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이미 그 이상으로 올라간 상황이다. 평균 축의금은 오르고, 식대와 예식 비용도 상승하면서 결혼식 축의금은 단순한 축하금이 아니라 관계와 비용, 눈치가 얽힌 민감한 기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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