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부터 먹어보라”…유시민이 말한 사람 보는 법, 감춰진 ‘이것’까지 드러난다

사람은 살아가며 수많은 관계를 맺는다. 처음에는 말이 다정하고, 태도가 친절해 보여도 어느 순간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 사람이 나에게 보이는 모습이 진심일까’, ‘정말 믿어도 되는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다. 이럴 때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방법이 있다. 함께 밥을 먹거나 술 한 잔을 기울여보는 것이다.

지식인초대석 유시민 작가 / 유튜브 '지식인사이드'

말보다 먼저 보이는 건 ‘태도’다

식사 자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드러낸다. 상대가 어떤 말을 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눈여겨볼 것은 그 사람이 상황과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다. 주문할 때의 말투,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 계산을 앞둔 반응, 대화 중 타인을 배려하는 방식에는 평소 감춰뒀던 성향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서도 다뤄졌다. 유시민 작가는 초대석에서 “인간의 본성은 평소 행동에서 엿보인다?”라는 질문을 받고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꼭 그 사람이 하는 말만 참고해야 될 게 아니고, 그 사람의 행동방식 이런 것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했다.

사람을 판단할 때 말만 보고 결정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다. 말은 상황에 따라 꾸밀 수 있고, 목적에 따라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습관처럼 나오는 행동은 상대적으로 덜 꾸며진다. 특히 이해관계가 직접 얽히지 않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그 사람의 기본적인 인간관이 드러나기 쉽다.

유시민이 불신한다는 사람의 공통점

유시민 작가는 자신에게는 잘하지만 식당 직원처럼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람의 진짜 인성과 인간관이 드러난다고 봤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유 작가는 자신이 불신하는 사람의 유형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제가 굉장히 불신하는 스타일은 나한테는 잘 하는데 식당에서 종업원한테 함부로 한다든가, 이런 사람을 되도록 안 만난다. 그런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자기의 이익을 위해 쓴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인간관계를 볼 때 중요한 기준을 던진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곧 좋은 사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친절하지만, 자신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지 않는 사람에게 함부로 대한다면 그 친절은 관계의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하는 태도일 수 있다.

유 작가는 “인간관계라는 게 그 사람의 품성과 인격, 세계관과 인간관과 생활태도의 자연스러운 노출을 봐야 우리가 그 사람을 알 수 있는데 이해관계가 있는, 어떤 목적이 있는 관계를 만들어서 그러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양식을 보일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려면 그런 것과 무관한 면에서 나타나는 행동양식이나 말을 봐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상대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만 보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 나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 사람, 관계상 ‘잘 보일 필요가 없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식당 직원에게 반말을 하거나, 상점 직원에게 함부로 말하는 모습은 단순한 말버릇 문제가 아니라 인간을 대하는 기본 태도의 문제로 이어진다.

결국 기준은 단순하다. 이 사람이 얻어낼 것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지,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있는지, 타인을 한 사람으로 존중하는지다. 밥자리는 그런 태도를 비교적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생활 속 장면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함부로 하지 않는다

유시민 작가는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자존감의 결핍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감정노동을 감수하며 억지로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관계인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유 작가는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자존감의 관계도 짚었다. 그는 “타인을 존중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도 존중한다”며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한테 함부로 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부족한 것이다. 열등감이 있거나 삐뚤어진 것이다. 그런 사람은 가까이 안 사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 말은 인간관계에서 꽤 현실적인 조언으로 읽힌다. 상대가 나에게만 잘하고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한다면, 그 사람은 관계를 존중의 문제로 보기보다 힘의 문제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 거칠게 굴고, 필요할 때만 예의를 갖추는 태도는 오래 지속되는 관계에서 피로를 만든다.

유 작가는 굳이 그런 사람을 고쳐주려 애쓸 필요도 없다고 봤다. 남을 바꾸는 데 에너지를 쓰는 일은 쉽지 않고, 실제로 남이 고쳐줄 수 있는 영역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나와 잘 맞고, 내가 좋아할 만한 사람과 어울리며 살아가기에도 인생은 짧다.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면, 그 관계가 반드시 필요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사회생활에서는 싫은 사람과도 어느 정도 관계를 유지해야 할 때가 있다. 일시적인 비즈니스 관계라면 감정노동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까운 관계, 오래 이어가야 할 관계라면 기준은 달라진다. 계속 불편하고, 계속 조심해야 하고, 계속 나를 억눌러야 하는 관계라면 그 피로가 결국 일상 전체로 번질 수 있다.

상대방을 싫어하는 마음은 결국 나를 괴롭게 만든다. 그래서 억지로 좋아하려 애쓰거나, 속으로 마땅치 않은데도 감사한 척하는 일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 젊을 때는 견딜 수 있어도, 시간이 갈수록 감정노동은 더 무겁게 느껴진다. 유 작가가 말한 ‘가까이 안 사귀는 게 좋다’는 조언은 단절을 부추기기보다, 지속 가능한 관계를 고르라는 현실적 기준에 가깝다.

결국 가까이 둘 사람은 ‘감정노동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유시민 작가는 오래 곁에 둘 사람은 감정노동 없이 자연스럽게 말하고 행동해도 편안한 사람이라고 봤다.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그렇다면 가까이 두고 오래 만날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유 작가는 “평소 가까이에 두고 친하게 지내는 인간 유형”에 대해 “감정노동 안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느끼는 대로 말하고 표현하고 행동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그는 대학 서클 친구들, 동기들과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45년 전에 만난 사람들이지만 분기에 한 번씩은 꼭 만나고, 각자가 아는 맛집에서 모여 사는 이야기와 건강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맛있는 밥을 먹고, 음식이 어떤지 묻고, 때로는 직접 음식을 차려주기도 한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관계다.

좋은 관계의 핵심은 거창하지 않다. 서로 있는 그대로 말하고 행동해도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는 것, 상대 앞에서 과도하게 나를 꾸미지 않아도 되는 것, 만남 뒤에 기운이 빠지는 대신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이다. 유 작가가 말한 ‘코드가 맞는 사람’도 결국 이런 사람들이다.

살다 보면 수많은 인연이 스쳐 간다. 그중에는 이유 없이 편한 사람이 있고, 짧은 대화만으로도 “이 사람은 괜찮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 있다. 반대로 함께 있는 동안 계속 긴장하게 만들고, 타인을 함부로 대하는 모습으로 불편함을 남기는 사람도 있다.

사람을 보는 법은 복잡해 보이지만, 의외로 일상적인 장면에서 시작된다. 밥 한 끼를 함께 먹어보면 말투, 배려, 예의,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난다. 유시민 작가가 강조한 기준도 여기에 있다. 사람의 본모습은 특별한 순간의 말보다, 평범한 자리에서 무심코 드러나는 행동에 더 가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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