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공연에 난리난 부산 바가지 요금… 분통 터진 전 세계 팬들에게 무료 숙식 내준 '의외의 장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공연을 겨냥한 현지 숙박업소들의 과도한 요금 인상 행태가 거센 비판을 받는 가운데, 부산 지역 사찰들이 방문객들을 위해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경복궁 앞에 선 BTS / 뉴스1

경향신문과 법보신문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범어사는 오는 6월 12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지는 BTS 공연 기간에 맞춰 부산을 찾는 관람객 20명을 무료로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하룻밤 묵어갈 처소뿐 아니라 사찰음식까지 무상으로 대접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범어사 측은 대규모 문화 행사 뒤에 가려진 숙박업계의 부당한 요금 요구 행태가 지나치게 심각한 수위에 도달했다고 보고 사찰 개방을 결단했다.

이번에 치러지는 BTS 월드 투어 '아리랑' 인 부산 콘서트는 그룹의 데뷔 기념일인 6월 13일을 끼고 진행되는 만큼 전 세계 팬들의 막대한 관광 수요가 예견됐다. 그러나 일부 업소들의 폭리 상술이 논란을 낳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공연 당일과 일주일 전의 모텔 숙박비를 대조한 사진이 게시돼 파장을 불렀다. 해당 자료를 보면 6월 5일 금요일 기준 5만 7000원이던 1박 요금이 공연 당일인 6월 12일 금요일에는 300만 원까지 치솟아 있었다.

실제 예약 대행 업체의 수치를 확인해 본 결과에서도 모텔 업종의 인상 폭이 가장 컸다. 대다수 업소는 6월 5~6일 기준 평소 주말 10만 원 안팎이던 방값을 콘서트 기간에는 7배에서 9배까지 올려서 판매하는 중이었다. 이 같은 횡포에 팬들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관광 수요로 돈을 버는 도시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가 난 일부 팬들은 숙소를 구하는 대신 밤을 새우고 곧바로 버스를 타서 귀가하는 당일치기 무박 일정으로 선회했으며, 나아가 부산 상권 내에서는 아예 소비를 하지 않겠다는 불매 움직임까지 보였다.

상황이 이렇자 범어사는 6월 11일부터 14일까지 3박 4일 동안 템플스테이 전각 내 10개 객실을 온전히 개방해 총 20명의 인원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곳에 머무는 이들은 무상 숙식과 더불어 천년 고찰의 숲길과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범어사 주지 정오 스님은 "부산을 찾아오는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은 단순히 돈을 쓰고 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동시대를 함께 호흡하는 소중한 손님"이라며 "범어사가 대한민국과 부산이 지닌 따뜻한 품격을 기억하게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뜻을 내비쳤다.

범어사 전경. / FrentaN-shutterstock.com

범어사의 선제적인 조치에 홍법사, 선암사, 내원정사 등 인근의 다른 사찰들도 잇달아 동참 선언을 하고 나섰다. 홍법사는 콘서트 기간 중 27명이 묵을 수 있는 시설을 내어주기로 했고, 선암사는 15인 규모의 수용 공간과 함께 정성 어린 사찰 음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가장 규모가 큰 내원정사는 기존에 운영하던 템플스테이관의 19개 방을 모두 동원해 약 71명에 달하는 방문객을 수용할 방침이다.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은 "따뜻한 환대 릴레이 챌린지를 통해 부산의 이미지를 높이고자 동참했다"며 "방문객들이 부산에서 따뜻한 추억과 편안한 쉼을 경험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교단 차원의 전폭적인 동참 움직임도 확인됐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역시 종단 차원의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단장 일화 스님은 "부산 지역 사찰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방을 개방하는 고마운 결정을 내린 만큼, 사업단 측에서도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지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이 국가와 한국불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데도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행정 관청인 부산시도 지원 사격에 돌입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범어사 측에서 먼저 시설 개방을 제안해 주었고 홍법사와 선암사 등도 적극적으로 마음을 모아주었다"며 "관광객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예약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며,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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