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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미안해요. 아저씨가 생각이 짧았어요"
한 대학교 통학 셔틀버스 기사가 자신의 실수를 바로잡아 준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하며 올린 글이 온라인에서 훈훈한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직 고속버스 기사라고 밝힌 A 씨는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날 아침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고백하며 고개를 숙였다.
오전 7시 55분경, 서울 고속버스터미널과 성모병원 사이 버스 정류장에는 중앙대 안성캠퍼스로 향하려는 학생들로 긴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눈으로 대충 훑어봐도 80명이 훌쩍 넘었다.
학생 수송을 맡은 A 씨는 대기 줄이 길어지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마침 해당 노선에는 2대의 버스가 동시에 배차돼 정차한 상태였다.
앞차가 줄의 맨 앞부분부터 학생들을 태우기 시작하는 것을 본 A 씨는 시간 지연을 막기 위해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다. 버스를 대기 줄의 중간 지점에 대고 문을 연 것이다.
A 씨는 줄 중간에 서 있던 학생들을 향해 "학생, 이 버스 타요~ 앞차가 다 태우길 기다렸다가는 시간이 오버 될 거 같아요~ 이쯤에서 타면 중간 정도 되는 거 같아요~"라고 외쳤다.
바쁜 등교 시간, 남들보다 먼저 버스에 올라타 편안하게 앉아 갈 수 있는 기회였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먼저 버스 문으로 발을 들였다면 약속된 질서가 순식간에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 앞에 서 있던 한 여학생의 입에서 나온 말은 기사 A 씨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여학생은 문 안쪽의 기사를 향해 정중하게 "여기 모두 줄을 서 있는데, 중간에서 제가 기사님의 버스를 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뒤이어 바로 뒤에 서 있던 남학생 역시 "기사님, 저희는 줄을 서서 타겠습니다. 그게 맞는 거 같습니다"라며 차분하게 뜻을 같이했다.

순간의 정적 속에서 묘한 무안함을 느낀 A 씨는 조용히 버스 문을 닫았다. 멋쩍게 돌아온 호의였지만,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신선한 충격과 함께 가슴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대견함이 밀려왔다.
A 씨는 앞차가 인원수를 모두 태우고 출발하는 것을 끝까지 확인한 뒤, 버스를 앞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원래 줄 서 있던 순서대로 학생들을 한 명씩 차례차례 버스에 태웠다.
A 씨는 보배드림에 운전석에서 직접 촬영한 정류장의 긴 줄 사진과 함께 사연을 올리며 "학생들~ 미안해요. 아저씨가 생각이 짧았어요~^^"라는 다정한 사과의 말을 남겼다.
이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지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누리꾼들은 "요즘 세상에 저런 학생들이 있다는 게 대견하다", "줄 서는 문화가 아직 살아 있네", "기사님도, 학생들도 모두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빨리빨리'와 효율성이 미덕이 된 현대 사회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행동은 우리가 잊고 지내던 '공정과 약속'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자신의 제안이 거절당했음에도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청년들의 바른 품성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인 어른의 유연한 자세 역시 잔잔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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