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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해상케이블카나 북적이는 횟집 골목 대신 잔잔한 파도 소리가 주를 이루는 국내 여행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어촌 고유의 소박한 정취와 투명한 바다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곳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숨은 진주로 통한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는 국내 명소를 소개한다.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에 자리한 갈남항은 야트막한 산자락과 드넓은 동해 바다가 어우러진 갈남마을 안에 있다. 마을의 역사는 여양 진씨가 이곳에 처음 들어와 자리를 잡고 대가족을 이루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는 고즈넉하고 한적한 시골 어촌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과거 갈남항은 동해안 근방에서 가장 활력이 넘치던 포구 중 하나였다.
특히 1950년대쯤에는 명태잡이가 호황을 누리며 항구 전체가 은빛 명태로 가득 찼고, 전국 각지에서 어선과 상인들이 몰려들었다. 이후 자연산 돌미역 채취가 마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갈남항에 들어서면 방파제와 그 끝에 서 있는 두 개의 등대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항구 양끝에 자리한 하얀 등대와 빨간 등대가 서로를 마주 보며 독특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등대들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바다를 오가는 어선들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방파제 너머에는 갈남항의 상징으로 꼽히는 월미도가 떠 있다. 인천 월미도와 이름은 같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를 뽐내는 이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로, 수많은 갈매기가 둥지를 틀고 살아가는 그들의 터다. 월미도가 거친 동해의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주는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해주는 덕분에 갈남 내항은 늘 호수처럼 잔잔한 수면을 유지한다.

최근 갈남항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스노클링 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한적하고 자연 친화적인 수중 탐색에 최적화됐다. 특히 해변 앞바다에 흩어진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이 천연 풀장 같은 지형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거센 조류나 파도의 위험이 적다. 수심도 비교적 완만한 편이라 아이 동반 가족 단위 여행객도 부담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여름 휴가 시즌에 방문하면 스노쿨링 방문객들로 다소 혼잡할 수 있다. 따라서 주차 공간 확보가 어려울 수 있으니 오전 시간대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갈남항은 대중교통과 자가용 모두를 이용해 접근하기 좋다. 자차로 방문할 경우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오다 근덕IC나 삼척IC로 진출해 7번 국도 남쪽 방향으로 내려오면 된다. 신남항을 지나 갈남마을 이정표를 보고 진입하면 항구 바로 앞에 넓게 조성된 주차장을 만난다. 비수기에는 주차 요금이 무료이며 주차장 내부에 화장실 등 기초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드라이브 코스나 차박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대중교통 이동도 그리 복잡하지 않다. 우선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를 이용해 삼척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된다. 이후 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임원이나 호산 방면으로 향하는 삼척 시내버스(24번, 24-1번 등)를 탑승한 뒤 갈남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장호항에서 갈남항까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도보로 약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갈남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삼척해상케이블카가 자리해 있다. 삼척의 숨은 보석 같은 어촌 갈남항과 동해안의 랜드마크인 삼척해상케이블카는 거대한 해양 관광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삼척해상케이블카는 중간 지주가 없는 독특한 형태로 설계돼 캐빈 안에서 탁 트인 시야로 아름다운 동해바다 뷰를 감상할 수 있다. 사방이 통유리로 마감된 캐빈에 몸을 싣고 바다 위를 비행하듯 이동하는 시간은 왕복 기준 약 20분가량 소요된다. 특히 바닥 일부에 설치된 강화유리가 아찔한 볼거리를 더한다.
케이블카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매달 1·3번째 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다. 입장료는 성인 왕복 1만 원, 소인 6000원이다.

삼척해상케이블카가 고공에서 바다를 조망하는 해방감을 선사한다면, 철길 위에서 직접 페달을 밟으면서 바다를 감상하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도 있다.
해안선과 나란히 달리는 수평적 몰입감을 선사하는 해양레일바이크는 갈남항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용화정거장에서 출발한다. 용화정거장에서 궁촌정거장까지 5.4km 이어진 해안 철길을 달리다보면 숲길과 푸른 바다를 번갈아 만날 수 있다.
레일바이크 노선은 해안 유실을 막기 위해 심어진 수십 년 된 해송 군락지를 관통한다. 솔향 가득한 숲길을 지나면 이내 탁 트인 동해의 에메랄드빛 백사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 구간은 과거 군사 작전 구역으로 묶여 있어 민간인의 출입이 수십 년간 통제됐던 덕분에 청정 자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했다.
해양레일바이크의 백미는 총 3개의 해저 및 해안 터널 구간이다. 초곡 1·2터널과 용화터널로 구성된 이 어두운 공간들은 터널 안으로 진입하는 순간 화려한 미디어 아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삼척의 유구한 역사와 해양 설화를 바탕으로 연출된 LED 조명 쇼와 레이저 연출은 마치 깊은 바닷속을 탐험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터널 내부의 시원한 천연 냉기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날려줄 만큼 청량하다.
삼척해양레일바이크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매달 2·4번째 수요일은 정기휴무일이다. 탑승 시간은 평균 1시간 소요된다. 이용 요금은 2인승(일반) 2만 5000원, 4인승(일반) 3만 5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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