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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츄핑이 뜬다, 공주의 밤이 깨어난다"

위키트리
비싼 돈 주고 산 '인생 베개'가 일주일 만에 '창고 신세'로 전락한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유튜브에서 좋다는 정형외과 베개를 검색해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슬그머니 창을 닫았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거북목 때문에 목은 매일 뻐근해 죽겠는데, 대체 내 목에 맞는 베개는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에이, 수건을 베고 자라고? 말도 안 돼"라며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국의 내로라하는 정형외과 의사들과 수면 전문가들이 밤마다 조용히 실천하고 있는 진짜 비밀이 바로 이 '수건 베개'다. 매일 밤 고통받는 내 목을 위해 돈 한 푼 안 들이고 안방 침대를 '정형외과 교정실'로 바꿀 수 있는 아주 쉽고 재밌는 수건 수면법을 지금부터 자세히 소개해 본다. 오늘 밤 당장 서랍장에서 수건 한 장만 꺼내 준비하면 끝이다.

하지만 막상 베고 자보면 처음 며칠은 시원한 것 같다가도, 이내 목이 담 걸린 것처럼 굳거나 머리가 띵해지는 경험을 하는 이들이 많다. 왜 비싼 돈을 주고 산 베개가 몸에 맞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마다 키와 몸무게가 다르듯, 목뼈가 들어간 깊이와 어깨 두께도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시중에 파는 경추 베개는 '평균적인 체형'에 맞춰서 공장에서 찍어낸 제품이다. 내 목에는 너무 높거나 너무 낮을 수밖에 없다. 베개가 너무 높으면 밤새 목 앞쪽 근육이 긴장하고 신경이 눌리며, 너무 낮으면 목뼈를 받쳐주지 못해 뼈 사이의 완충재(디스크)가 심한 압박을 받게 된다.

사람이 바르게 누웠을 때 바닥에서 목 뒤 움푹 파인 곳까지의 높이는 보통 3~5cm 정도다. 이 미세한 높이를 가장 정확하게 맞출 수 있는 재료가 바로 수건이다. 수건은 얼마나 촘촘하게 마느냐, 몇 번 접느냐에 따라 내 목에 밀리미터(mm) 단위로 완벽하게 높이를 맞출 수 있다.
정형외과나 재활의학과에서 목 치료를 할 때 쓰는 교정용 도구도 사실 이 수건을 말아놓은 모양과 똑같다. 즉, 집에서 수건을 잘 말아 베는 것만으로도 병원 교정 치료실과 똑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다. 하지만 정확한 위치에 베어야 효과가 있다. 먼저 일반 가정용 수건을 준비한다. 수건을 세로로 길게 반으로 접은 후 한쪽 끝에서부터 김밥을 말하듯이 단단하고 짱짱하게 돌돌 말아준다. 다 말았을 때 내 주먹 크기 정도의 두께가 되면 적당하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옆으로 누우면 내 어깨 두께가 있기 때문에 목 뒤에만 수건을 고이면 고개가 옆으로 꺾인다. 이때는 수건을 한 장 더 준비해서 뺨과 어깨 사이의 빈 공간을 메워주어야 한다. 옆에서 봤을 때 귀, 어깨, 골반이 일직선으로 곧게 펴져야 목과 어깨가 아프지 않다.
우리가 낮 동안 고개를 숙이고 일할 때, 목 뼈 사이에 있는 말랑말랑한 '디스크'는 머리 무게(약 5kg)에 눌려 밤새 찌그러져 있다. 디스크 안의 수분과 영양분이 다 빠져나가는 것이다.
우리가 밤에 잠을 자는 시간은 이 찌그러진 디스크가 다시 수분을 흡수하고 원래 두께로 포동포동하게 살아나는 '세포 재생 시간'이다.
수건 베개는 밤새 목뼈를 이상적인 'C자 모양'으로 부드럽게 받쳐준다. 뼈와 뼈 사이를 살짝 벌려주기 때문에, 디스크가 숨을 쉬며 영양분을 흡수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 개운하고 가벼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평소에 일자목이나 거북목이 심했던 분들은 굳어 있던 목 근육을 강제로 C자 형태로 펴주기 때문에, 처음 수건 베개를 베면 며칠간은 다소 뻐근하거나 불편할 수 있다. 이는 스트레칭할 때 근육이 당기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처음에는 30분~1시간씩만 베다가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일주일 넘게 통증이 계속되거나,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 저리는 느낌,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수건 베개를 치워야 한다. 이는 단순 거북목이 아니라 뼈 사이의 디스크가 이미 터져서 신경을 누르고 있는 '목디스크' 환자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셀프 교정을 멈추고 곧장 정형외과 의사를 찾아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너무 부드러운 새 수건이나 극세사 수건은 머리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금방 푹 꺼진다. 여러 번 빨아서 약간 빳빳하고 힘이 있는 면 수건이 목을 단단하게 받쳐주어 교정 효과가 가장 좋다.
시중의 수많은 건강 제품들은 "이것만 쓰면 통증이 싹 사라진다"고 유혹한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공장에서 찍어낸 공산품이 아니다. 비싼 베개 브랜드에 내 목을 억지로 맞추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오늘 밤 당장 서랍에서 수건 한 장을 꺼내 내 목 높이에 맞춰 돌돌 말아보는 것을 권한다. 돈 한 푼 쓰지 않고도 아침에 일어날 때 완전히 달라진 목 컨디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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