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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 탓에 쉽게 식탁에 오르기 어려웠던 고급 수산물 참다랑어가 경북 동해안에서 이례적으로 대량 포획됐다. 울진과 영덕 인근 해역에서 이틀 사이에만 약 2000마리가 정치망 그물에 걸리며 역대 최대 규모의 어획량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어민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한꺼번에 쏟아진 물량 탓에 시장 가격이 급락한 데다, 올해 배정된 어획 쿼터마저 거의 바닥을 드러내면서 추가 포획분을 폐기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울진 후포·오산항과 영덕 강구항 앞바다의 정치망 그물에 참다랑어 약 2000마리가 한꺼번에 잡혔다. 이번에 잡힌 참다랑어의 총 무게는 약 220톤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7월 영덕 해역에서 기록된 기존 최대 어획량인 181톤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포획된 참다랑어는 마리당 무게가 100~130kg에 이르고 몸길이도 2m를 넘는 대형 개체들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동해안에 대형 참다랑어가 대거 출현한 이유는 해수 온도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먹이인 고등어와 정어리 떼를 쫓아 북상하던 참다랑어 무리가 연안에 설치된 정치망 그물에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수산 전문가와 어민들 사이에서는 동해안이 사실상 참다랑어의 새로운 서식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어민들은 어획 풍년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쏟아져 나온 물량으로 인해 위판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kg당 1만 5000원 선을 유지하던 참다랑어 거래가는 이번 대량 포획 여파로 최저 2300원까지 떨어졌다. 경북도가 최근 수협 및 유통업체 등과 유통망 구축 협약을 맺는 등 대비책을 마련했으나, 대상 지역이 영덕 강구항 일대로 제한되면서 급격한 가격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잡은 고기를 전량 폐기해야 했던 지난해 상황과 달리 이번에는 어획 쿼터가 신속히 배정돼 대형 수산업체와 중도매인을 거쳐 정상적인 위판은 이뤄졌다.
더 큰 문제는 배정된 어획 쿼터의 고갈이다. 올해 경북도가 배정받은 정치망 및 기타 참다랑어 쿼터량은 총 350톤이다. 지난주까지 114톤을 어획한 상태에서 이번 이틀 동안 220톤을 추가로 잡으면서 누적 소진량은 334톤에 달한다. 현재 남은 허용량은 약 15톤에 불과해, 향후 추가로 그물에 걸리는 참다랑어는 고스란히 폐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소진율이 95% 수준에 육박하자 해양수산부에 긴급히 추가 쿼터 배정을 신청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부족한 쿼터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어민들과 수산 업계 안팎에서는 동해안 참다랑어 조업이 일상화되고 어린 개체도 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국제 협상을 벌여 우리나라 전체의 어획 쿼터 자체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참다랑어는 주로 고급 회와 초밥용 식재료로 소비된다. 일반적인 캔참치의 원료로 쓰이는 가다랑어와는 맛과 가치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참다랑어는 부위별로 지방 함량과 육질의 밀도가 달라 각기 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이고 인기 있는 부위는 내장을 감싸고 있는 대뱃살(오도로)이다. 소고기의 꽃등심처럼 지방이 촘촘하게 퍼진 화려한 마블링을 자랑하며, 입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름지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중간 뱃살(주도로)은 적당한 지방과 붉은 살이 조화를 이뤄 너무 기름지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낸다. 반면 참다랑어의 척추 주변 속살인 적신(아카미)은 지방이 거의 없어 짙은 붉은색을 띠며 깔끔하고 담백한 맛과 참다랑어 특유의 은은한 산미를 선사한다. 가마살(목살)이나 볼살 등 소량만 나오는 특수부위는 소고기 육회와 유사한 쫄깃한 식감과 진한 풍미를 지녀 미식가들 사이에서 대단히 귀하게 취급받는다.

이러한 뛰어난 맛과 희소성으로 인해 참다랑어는 수산물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수준의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수입산이나 대형 참다랑어의 최고급 부위는 1kg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며 서울 강남 등 주요 상권의 전문점에서는 참다랑어 코스 요리가 1인당 10만 원에서 20만 원 이상에 판매된다. 해외 경매 시장에서는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초대형 참다랑어가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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