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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서울 지하철은 시민들의 일상에서 가장 익숙한 공간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심코 지나치는 역명판과 환승 통로, 승강장에도 흥미로운 기록이 곳곳에 숨어 있다.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역부터 걸어가는 편이 더 빠른 구간까지, 서울 지하철의 이색 정보를 살펴본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보다 보면 유독 길게 적힌 역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부역명을 제외한 공식 역명 가운데 서울에서 이름이 가장 긴 곳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다. 2호선과 4호선, 5호선이 만나는 이 역의 이름은 문장 부호를 제외한 순수 한글 기준 총 9글자다.
이 역은 원래 동대문운동장역이라는 이름을 썼다. 이후 주변 운동장 시설이 철거되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역사문화공원이 들어서면서 2009년 지금의 이름으로 확정됐다. 이름이 길다 보니 승강장 안내판이나 열차 안 전자 노선도에서는 글자 간격을 좁게 조정해 표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다음으로 긴 이름을 가진 역은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다. 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이 역은 총 8글자다. 상암동 일대에 대규모 미디어 단지가 조성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안내 방송에서도 긴 이름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한번 들으면 쉽게 기억에 남는다.
긴 역명은 그 지역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도 보여준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주변 시설 변화가,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은 상암동 일대 개발 흐름이 역 이름에 담긴 경우다. 매일 무심코 지나치는 이름에도 서울의 변화가 남아 있는 셈이다.
서울 지하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작점에는 1호선 지하 구간이 있다. 이 구간은 대한민국 최초의 지하철 노선으로, 1974년 8월 15일 개통됐다. 서울역에서 출발해 시청역, 종각역, 종로3가역, 종로5가역, 동대문역, 신설동역, 제기동역을 지나 청량리역까지 이어지는 총 9개 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통 초기 풍경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당시에는 역무원이 가위 모양의 펀치로 확인해 주던 종이 승차권을 사용했다. 지금은 교통카드 하나로 대부분의 절차가 끝나지만, 그 출발점은 이 오래된 구간에 남아 있다.
50년이 지난 만큼 1호선 지하 구간의 역들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역들과 분위기가 다르다. 콘크리트 기둥이 촘촘하게 서 있고, 천장 높이나 승강장 규모도 아담한 편이다. 오래된 역사 특유의 구조가 곳곳에 남아 있다.
물론 지금의 모습이 처음 그대로인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흐르며 스크린도어가 설치됐고, 내부 리모델링도 이뤄졌다. 교통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도 확충됐다. 서울 중심부를 지나는 이 구간은 반세기 동안 시민들의 이동을 맡아 온 서울 지하철의 출발점이다.
서울 지하철은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 어디든 열차를 타고 갈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운 거리의 역끼리는 오히려 걷는 편이 빠를 때가 있다. 대표적인 구간이 1호선 종각역과 2호선 을지로입구역 사이다.
두 역 사이는 지상 도로를 통해 곧바로 연결되어 있어, 걸어서 이동해도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반대로 지하철로만 이동하려면 종각역에서 시청역까지 간 뒤 2호선으로 갈아타고 을지로입구역으로 가야 한다.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과 환승 통로를 이동하는 시간을 모두 더하면 지상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강남권에도 비슷한 구간이 있다. 9호선 신논현역과 2호선 강남역 구간은 강남대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놓여 있어, 성인 걸음으로 10분 내외면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안에서만 환승하려고 하면 복잡한 지하 통로와 많은 인파를 지나야 한다. 시간도 더 걸리고 동선이 번거로워질 수 있어, 지상으로 나와 직접 걷는 편이 조금 더 가볍고 빠르게 이동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도 지상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상황에 따라서는 걷는 동선이 더 낫다. 목적지와 날씨, 짐의 양까지 고려하면 생각보다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수송 통계 자료를 보면 하루 동안 많은 사람이 오가는 역이 눈에 띈다. 매년 이용객 순위 최상위권을 나란히 차지하는 곳은 2호선 잠실역과 강남역이다.
잠실역은 2호선과 8호선이 만나는 대표적인 환승 거점이다. 대형 복합 쇼핑몰과 문화 시설이 가까이 있어 주말에도 방문객이 많으며, 경기 동남부 지역을 잇는 잠실광역환승센터가 지하 공간과 바로 연결돼 있어 매일 대규모 이동 수요가 한데 집중된다.

강남역 역시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업무 지구와 상업 지구가 맞닿아 있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변에 오피스 빌딩과 학원, 상점이 밀집해 평일과 주말 모두 이동량이 많으며, 매일 10만 명을 넘는 승하차 인원이 이 역을 이용한다. 특히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하철 승객뿐 아니라 주변 정류장에서 광역버스로 갈아타려는 직장인과 통학생도 몰리면서 역사 안팎이 혼잡해지기 일쑤다.
이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역에서는 작은 움직임도 흐름에 영향을 준다. 에스컬레이터 입구에서 갑자기 멈춰 서거나, 환승 계단에서 무리하게 앞질러 가면 정체가 생기기 쉽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전방을 살피고 차례대로 이동하는 편이 좋다. 특히 환승 계단에서는 주변 사람과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지하철은 대부분 지하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승강장 높이는 역마다 크게 다르다. 하천을 지나거나 지형 차이가 큰 구간에서는 깊은 곳으로 내려가기도 하고, 높은 고가 위로 올라가기도 한다.
서울에서 가장 깊은 지하에 있는 승강장은 5호선 여의나루역이다. 이 역은 한강을 가로지르는 하저터널 구간으로 들어가기 전 위치에 있다. 그래서 승강장이 해수면보다 낮은 지하 27.5m 지점에 만들어졌다.
여의나루역을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긴 에스컬레이터가 먼저 떠오를 수 있다. 바깥 출구에서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까지 가려면 5단계에 걸친 에스컬레이터를 이어서 타고 내려가야 한다. 열차 시간이 임박했을 때 역에 도착하면 승강장까지 가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지상 높은 곳에 승강장이 있는 역도 있다. 4호선 불암산역이 대표적이다. 이 역은 오랫동안 당고개역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최근 지리적 명확성과 주민 요구를 반영해 불암산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불암산역은 수락산과 불암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주변 지형의 고도 차이를 고려해 만들어졌다. 승강장은 지상 약 12m 높이의 고가 교량 위에 있다. 아파트 4층 정도 높이에 해당한다. 같은 서울 지하철 안에서도 어떤 역은 한강 아래로 내려가고, 어떤 역은 높은 고가 위에서 승객을 맞는다.
지하철역은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여도 내부 구조는 제각각이다. 어떤 역은 출구가 많아 방향을 잡기 어렵고, 어떤 역은 환승 동선이 짧아 몇 걸음 만에 다른 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단일 역사 기준으로 서울에서 출구가 가장 많은 곳은 종로3가역이다. 1호선과 3호선, 5호선이 만나는 이 역은 공식 출구만 15개다. 주변 지하상가 출구까지 더해지면 초행길에는 더 헷갈리기 쉽다.

종로3가역을 이용할 때는 목적지와 가까운 출구 번호를 미리 확인하는 편이 좋다. 지하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지상으로 올라온 뒤 다시 돌아가야 할 수 있다. 출구가 많은 역일수록 안내도를 한 번 확인하는 것이 이동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환승이 빠른 역도 있다. 8호선과 수인분당선이 만나는 복정역, 5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김포공항역이 대표적이다. 이들 역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긴 통로를 걷는 부담이 비교적 적다. 타고 온 열차에서 내려 계단 없이 바로 맞은편 열차로 갈아타는 구조 덕분에, 10초 안팎이면 다른 노선의 열차로 갈아탈 수 있다. 이런 평면 환승 구조는 이동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짐이 많거나 이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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