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좋은 줄 알았는데...노년기에 땅을 치며 후회한다는 '인생에서 가장 아까운 시간' 1위

매일 아침 눈을 떠서 밤에 잠들 때까지 우리는 수많은 일로 시간을 채워나간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의 피로감,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생기는 스트레스, 혹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오늘 하루도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흘려보내기 일쑤이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하고 싶은 걸 해야지", "지금은 바쁘니까 일단 참아야지"라며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는 것이 현대인들의 평범한 일상이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하지만 수천 명의 마지막을 지켜본 호스피스 병동의 의료진들은 우리가 평소에 '어쩔 수 없다'며 당연하게 여기던 행동들이 사실은 인생에서 가장 뼈저리게 후회할 치명적인 시간 낭비였다고 경고한다. 삶의 끝자락에 선 환자들이 의사에게 눈물을 흘리며 털어놓은 고백 속에는, 돈이나 명예를 더 벌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오히려 남들의 기준에 맞추려 애쓰고,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에 밤을 지새우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진심을 전하지 못했던 매 순간을 가장 아까워했다.

수천 명의 환자들의 임종을 지킨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의들과 간호사들의 기록에 따르면, 인간이 죽기 직전 가장 후회하고 아까워하는 시간은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맞추기 위해 정작 자신을 잃어버렸던 시간'으로 나타났다.

완화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브로니 웨어(Bronnie Ware)를 비롯한 국내외 의료진의 분석 결과, 노년과 임종기에 이른 이들은 물질적인 성취나 완벽함보다는 관계의 소홀함과 감정의 억제, 그리고 무의미한 걱정에 쏟은 시간을 공통적으로 아쉬워했다.

타인의 시선과 기대에 맞추기 위해 허비한 시간

수많은 임종 환자들이 고백한 가장 아까운 시간 1위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작 내가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보낸 시간'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호스피스 간호사 브로니 웨어가 저술한 수기 및 완화의료 학계의 조사에 따르면, 인간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사회적 체면과 타인의 평가가 개인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에를 들어,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예술이나 기술 분야의 길 대신, 부모의 요구나 주변의 부러움을 사기 위해 대기업이나 특정 전문직 시험에 매달려 청춘을 보낸 경우이다. 은퇴 후 질병을 얻고 나서야 그 수십 년의 세월이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음을 인지하게 된다.

혹은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대형 평수의 아파트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며 정작 가족들과의 소박한 여가를 희망만 하고 미루었던 삶의 형태가 이에 해당한다.

발생하지 않을 미래의 일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보낸 시간

뭔가 적고 있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미국 코넬 대학교 인간생태학부 칼 필레머(Karl Pillemer) 교수가 1,000명이 넘는 70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에 따르면, 노인들이 인생에서 가장 아까워한 시간 중 하나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사서 걱정하느라 현재를 즐기지 못한 시간'이었다.

심리학적 통계에 따르면 인간이 하는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으며, 30%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일이고,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실제로 통제할 수 있는 유의미한 걱정은 4% 미만에 불과하다. 호스피스 환자들은 노화와 질병으로 신체 기능이 제한되자, 과거 건강했을 때 사소한 건강염려증이나 노후 자금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으로 정작 매일의 아름다운 날씨와 일상을 누리지 못했던 것을 깊이 아쉬워했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억누르며 참았던 시간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임종을 앞둔 이들은 주변 사람들과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혹은 갈등이 두려워서 자신의 진심과 감정을 숨긴 채 '착한 사람'으로 살았던 시간을 매우 아까워한다. 정신의학계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억압하는 습관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해 면역계를 약화시키고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신체화 장애로 이어진다.

마지막 순간에 환자들은 억지로 참느라 속이 문드러졌던 시간 대신, 차라리 솔직하게 대화하고 갈등을 정면으로 해결했어야 했다고 입을 모은다.

소중한 가족·친구들과의 관계를 뒤로 미루고 '일'에 올인한 시간

일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특히 임종 환자들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는 후회는 '가족들이 성장하고 나를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하고 직장 생활과 돈벌이에만 모든 시간을 쏟아부은 것'이다.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팀이 85년간 724명의 삶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인생의 후반부에 인간을 가장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핵심 요인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친밀한 인간관계'였다. 그러나 많은 현대인이 젊고 건강할 때는 이 우선순위를 망각한다. 퇴직 후 돈은 남았으나 자녀들과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 남남이 되고, 배우자와는 서먹한 관계가 된 시점에서 환자들은 일터에서 보낸 밤샘 근무와 야근의 시간들을 뼈저리게 아쉬워한다.

자녀의 성장 과정을 놓친 부모의 사례를 예를 들 수 있다. 아이가 처음 걷고, 학교에서 상을 타고, 사춘기를 겪는 모든 결정적 순간마다 "아빠는 지금 일하느라 바쁘니까 나중에 얘기하자"라며 돈을 벌어다 주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믿었던 경우이다. 훗날 병상에 누웠을 때 자녀들이 면회를 오지 않거나 서먹해하는 모습을 보며 일에 중독되었던 과거를 후회하게 된다.

성공을 핑계로 노부모의 임종이나 연락을 소홀히 한 것도 마찬가지다. 사업 성공이나 승진을 위해 주말과 명절에도 출근하며 고향에 계신 부모님의 전화 통화를 "바쁘다"는 핑계로 짧게 끝내거나 방문을 미루다가,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더 이상 찾아뵐 수 없게 된 시간의 단절을 마주하는 상황이다.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다 결국 '시도조차 하지 못한' 시간

여행가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인간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작위 후회)보다,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일(부작위 후회)에 대해 노년에 훨씬 더 크고 장기적인 고통을 느낀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실패한 경험은 시간이 지나면 경험 자산으로 승화되어 후회가 줄어들지만, 시작도 안 한 일은 미련이 계속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완벽한 예산, 완벽한 준비, 완벽한 은퇴 시기를 기다리며 도전을 미룬다. 그러나 신체의 노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찾아오며, 70대 이후에는 돈이 있어도 관절 통증이나 체력 저하로 인해 젊은 시절 꿈꾸던 여행이나 취미를 즐길 수 없게 된다.

은퇴 후로 미룬 세계 여행

"아이들 다 키우고 집 대출금 다 갚으면 그땐 아내와 함께 크루즈 여행도 가고 한 달 살기도 해야지"라며 매년 휴가를 반납하고 저축만 하던 중, 60대 중반에 척추 질환이나 뇌졸중이 찾아와 장시간 비행기 탑승조차 불가능해진 상태를 맞이하는 경우이다.

창업이나 새로운 기술 배움을 미룸

마음속 깊이 원하던 작은 공방 창업이나 악기 연주, 외국어 습득을 "지금은 바쁘니까", "나이가 너무 많아서", "준비가 덜 되어서"라는 이유로 계속 미루다 결국 돋보기를 써도 글씨가 안 보이고 손이 떨리는 노년기를 맞이했을 때 느끼는 아쉬움이다.

지나간 과거의 상처와 원망을 붙잡고 괴로워한 시간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용서하지 못하고 누군가를 증오하거나, 과거에 입은 사기나 배신 등의 상처를 매일 아침 다시 떠올리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데 쓴 시간 역시 죽음 앞에서는 극도로 무의미해지는 시간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용서 프로젝트(Stanford Forgiveness Project) 연구팀에 따르면, 누군가를 원망하고 증오하는 감정을 유지하는 행동은 상대방이 아닌 본인의 뇌와 혈관을 지속적으로 망가뜨리는 자해 행위와 같다. 호스피스 병상에서 삶이 몇 주 남지 않은 환자들은 과거 자신에게 손해를 입혔던 사람에 대한 분노 때문에 정작 내 눈앞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시간마저 분노의 감정으로 오염시켰음을 깨닫고 심한 허무함을 토로한다.

가짜 행복과 중독성 자극에 눈이 멀어 일상을 낭비한 시간

현대 사회로 올수록 호스피스 및 시니어 커뮤니티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아까운 시간은 '스마트폰 화면 속 타인의 삶을 훔쳐보거나, 도박, 주식 전광판, 무의미한 쇼핑 등 즉각적인 도파민을 주는 가짜 자극에 중독되어 현실의 진짜 삶을 방치한 시간'이다.

뇌과학 전문가들은 숏폼 영상 시청이나 실시간 자산 등락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시간이 뇌의 전두엽을 마비시키고 현실 감각을 둔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나이가 들어 병상에 누웠을 때 머릿속에 남는 기억은 스마트폰 화면 속 화려한 영상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었던 동네 산책길의 바람 냄새, 시원한 바다를 보며 마셨던 커피 한 잔의 맛과 같은 아날로그적 경험이다. 이러한 실제 경험의 축적이 없는 삶은 임종 시점에 이르렀을 때 인생 전체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 극심한 공허함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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