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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과 취약계층을 위해 20년 넘게 무료급식을 이어온 김하종 신부가 올린 배식 영상이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후원받은 케이크를 식판에 함께 제공한 모습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이 조롱성 댓글을 남기면서다. 그러나 사진 한 장만 보고 맥락 없이 비난하는 행태가 더 문제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경기 성남의 사회복지법인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빈첸조 보르도) 신부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김 신부는 지난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생일은 1년에 한 번이지만 안나의 집은 매일이 생일"이라며 "빵집에서 꾸준히 케이크를 후원해 주시기 때문에 우리 친구들은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달콤한 생일 케이크를 함께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도 맛있는 케이크를 후원해 주신 빵집 사장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배식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흰쌀밥과 닭볶음탕, 김치, 도토리묵 등이 담긴 식판에 후원받은 케이크가 함께 제공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런데 일부 누리꾼들은 케이크가 밥 위에 올려진 장면에 주목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누가 케이크를 밥 위에 얹어 주냐", "왜 밥에다가 케이크를 주느냐", "케밥(케이크+밥)이냐", "초코밥 만드는 것이냐", "혈압 오른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 댓글은 무료급식 현장을 조롱하는 수준에 이르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해당 장면의 배경을 설명하며 악성 댓글을 비판하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식판에 이미 국과 반찬이 담겨 있어 케이크를 놓을 별도 공간이 부족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무료급식 현장의 여건상 별도 접시를 사용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이탈리아 신부님이 타국에 와서 후원금을 모아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곳이 안나의 집"이라며 "정기적으로 후원받은 케이크를 디저트로 나눠 드리는 것인데 앞뒤 맥락도 모르고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이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반찬이 많아 밥 위에 올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주든 한 끼가 소중한 분들에게는 감사한 음식", "음식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마음이 먼저 보인다", "좋은 일을 하는 분에게 너무 가혹한 시선"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김 신부가 걸어온 삶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57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1987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오블라티 선교수도회 소속 선교사로 한국에 파견됐다. 그의 한국 이름 '김하종'은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성씨에 '하느님의 종'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김 신부는 IMF 외환위기 이후 거리로 내몰린 노숙인이 급증하자 이들을 돕기 위해 1998년 성남에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했다. 안나의 집은 현재 노숙인 무료급식소와 기숙사, 자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출 청소년 등을 위한 쉼터 지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노숙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를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김 신부는 2015년 특별귀화자로 선정돼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어 2019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사진 한 장을 두고 시작된 논란은 무료급식 현장의 현실보다 자극적인 장면만 소비하는 온라인 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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