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생선 굽기 전 '여기에' 푹 담가 보세요…가족들이 계속 달라고 난리입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고등어 한 토막을 식탁에 올리며 나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쉬어본 적은 꽤 많은 사람이 경험해봤을 것이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고소한 살점은 참 매력적이지만, 온 집안 안방까지 침투해 며칠 동안 빠지지 않는 퀴퀴한 비린내와 코를 찌르는 연기를 생각하면 차마 프라이팬을 꺼내 들기가 망설여지곤 한다.

맥주에 담근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장고 구석에 굴러다니는 먹다 남은 맥주 한 캔, 혹은 매일 버리던 뽀얀 쌀뜨물 한 바가지면 집안 가득한 냄새 고민을 싹 지워낼 수 있다. 돈 들여 특별한 도구를 사거나 복잡한 요리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굽기 전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비린내는 1도 없는 완벽한 생선구이를 집에서도 완성할 수 있다.

오늘은 온 가족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도 내 주방은 산뜻하게 지켜낼 수 있는 ‘비린내 제로’ 생선 손질 비법을 알아보자. 집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한 방법이다.

먹다 남은 김 빠진 맥주가 비린내를 잡는 원리

맥주를 활용하는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생선 비린내의 주범은 생선이 죽고 나면 살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알칼리성 성분이다. 이 성분을 잡으려면 반대 성질을 가진 산성 물질이 필요한데,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바로 약산성을 띠고 있어 최적의 천연 탈취제 역할을 한다.

생선을 맥주에 담그면 알칼리성 비린내가 맥주의 산성 성분과 만나면서 중화되어 사라지며, 맥주 속 알코올은 불을 만나 기화할 때 생선 표면에 남아 있는 잡내를 잡는 데 도움을 준다.

비법은 간단하다. 생물이나 해동된 생선의 핏물을 가볍게 닦아낸 뒤, 밀폐용기에 넣고 생선이 자작하게 잠길 정도로 맥주를 부어 딱 10분에서 15분만 기다리면 된다. 너무 오래 담그면 생선 살이 너무 흐물흐물해질 수 있으니 시간만 잘 지켜서 꺼낸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내고 구우면 끝이다.

또 다른 방법은?

쌀뜨물을 활용한 모습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맥주가 없을 때 쓰는 주방 속 비밀 재료, 쌀뜨물

만약 집에 남은 맥주가 없다면 매일 밥을 지을 때 나오는 쌀뜨물을 활용해도 좋다. 첫 번째 씻은 물은 먼지가 있을 수 있으니 버리고, 두 번째나 세 번째 나오는 뽀얀 쌀뜨물을 받아 생선을 20분 정도 담가두면 된다. 쌀뜨물 속에 녹아 있는 미세한 전분 가루들이 마치 자석처럼 생선 표면에 달라붙어 비린내 성분을 흡착한 채 깨끗하게 씻겨 내려간다. 냄새가 깔끔하게 사라질 뿐만 아니라 쌀의 이로운 성분이 생선 표면이 변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우유로 생선 비린내를 부드럽게 지우는 방법

우유 역시 비린내를 지우는 아주 훌륭한 도구다. 우유 속에 들어 있는 카세인이라는 단백질 성분은 주변의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무척 강하다. 생선을 우유에 15분 정도 담가두면 우유 단백질이 생선 살 속으로 스며들어 비린내를 꽉 붙잡아 가두어버린다. 우유에서 건져낸 생선은 물로 가볍게 헹구거나 키친타월로 닦아서 조리하면 되는데, 비린내가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우유의 부드러운 지방 성분이 생선 표면을 감싸주어 구웠을 때 훨씬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비린내를 제거하는 방법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녹차 우린 물로 냄새를 산뜻하게 차단하기

차가운 녹차 물도 비린내를 잡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 먹고 남은 녹차 티백을 뜨거운 물에 진하게 우려낸 뒤 차갑게 식혀서 생선을 10분 정도 담가두면 된다. 녹차에 들어 있는 카테킨이나 플라보노이드 같은 성분들은 냄새를 지워주는 천연 탈취 성분이라 생선 비린내와 만나면 냄새가 나지 않도록 성질을 바꾸어버린다. 녹차 특유의 은은한 향이 생선에 배어들어 생선구이를 먹을 때 훨씬 산뜻하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생강즙과 청주로 잡내 날리기

향이 강한 생강과 청주를 섞어 쓰는 것도 전통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생강의 매콤한 성분은 비린내를 코로 느끼지 못하게 덮어버리는 힘이 있고, 청주의 알코올은 뜨거운 팬 위에서 증발하면서 생선의 나쁜 냄새를 함께 날려 보낸다. 생강을 갈아 짠 즙과 청주를 1대 3 비율로 섞어서 생선 표면에 골고루 발라두었다가 구우면 된다. 생강 성분은 부서지기 쉬운 갈치나 대구 같은 흰살생선의 살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역할도 하므로 살 모양을 예쁘게 유지하며 굽기에 좋다.

주의할 점은?

[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네 컷 만화 / 위키트리

아무리 재료에 잘 담가두었어도 손질과 조리법이 틀리면 비린내가 다시 살아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선 뼈 사이에 고여 있는 피와 내장을 감싸고 있는 검은색 막을 완벽하게 긁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비린내의 대부분은 이 피와 검은 막에서 나기 때문에 흐르는 물에 솔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한 생선을 팬에 올리고 처음 구울 때는 절대로 팬 뚜껑을 닫지 않는 것이 좋다. 비린내가 알코올과 함께 공기 중으로 날아가야 하는데 뚜껑을 바로 닫아버리면 증발하던 냄새가 뚜껑에 맺혔다가 다시 생선으로 떨어져 배어버리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뚜껑을 열고 구워 수분과 냄새를 날려 보낸 뒤, 중간쯤 지났을 때 속까지 익히기 위해 뚜껑을 닫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생선을 만진 도마와 칼은 식초나 레몬즙을 뿌려 뜨거운 물로 씻어야 다음 요리에 비린내가 옮겨가지 않는다.

집에서 만들기 쉬운 레시피!

맛있는 고등어 구이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데리야끼 고등어 구이 레시피

아이들도 비린내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고등어 요리다. 맥주에 담가 비린내를 뺀 고등어의 물기를 닦은 뒤, 겉면에 전분 가루를 얇게 입혀준다. 전분 가루는 육즙을 가두고 소스가 잘 묻게 돕는다.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등어 껍질 쪽부터 바삭하게 앞뒤로 구워낸다. 고등어가 다 익으면 팬의 기름을 닦아내고, 진간장 3큰술, 물 3큰술, 맛술 3큰술, 올리고당 2큰술, 얇게 썬 생강 한 쪽을 섞어 만든 소스를 팬에 부어준다. 약한 불에서 소스가 걸쭉해지고 고등어 앞뒤로 갈색 양념이 쏙 밸 때까지 자작하게 조려내면 완성된다.

레몬 버터 스테이크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실제 모습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소하고 상큼한 가자미 레몬 버터 스테이크 레시피

살이 연한 가자미를 활용해 서양식 스테이크처럼 고급스러운 맛을 내는 방법이다. 우유나 쌀뜨물로 비린내를 지운 가자미의 물기를 제거하고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려 밑간을 해둔다. 팬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가자미를 올려 중간 불에서 노릇하게 굽는다. 흰살생선은 자주 뒤집으면 살이 깨지므로 한쪽 면이 다 익었을 때 딱 한 번만 뒤집는 것이 요령이다. 가자미가 거의 다 익었을 때 팬 한쪽에 버터 한 조각(20g)과 레몬 슬라이스 두 조각을 넣는다. 버터가 부글부글 녹기 시작하면 숟가락으로 그 녹은 레몬 버터 기름을 가자미 표면에 계속해서 끼얹어가며 2분 정도 더 구워내면 풍미 가득한 요리가 완성된다.

생선구이와 특제 소스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AI 이미지
생선구이 맛을 살려주는 간단한 특제 소스 3가지

소금 구이만 한 생선도 소스 하나만 곁들이면 맛이 확 살아난다. 첫째는 '와사비 레몬 간장'으로 진간장 2큰술, 물 1큰술, 레몬즙 1큰술에 생와사비를 살짝 섞어 만든다. 새콤하고 알싸한 맛이 고등어나 삼치의 기름진 맛을 꽉 잡아준다.

둘째는 '유자청 매콤 된장 소스'다. 된장 1큰술, 유자청 1큰술, 맛술 1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다진 청양고추 반 큰술을 섞으면 되는데, 구수하고 달콤하면서 끝맛이 매콤해 흰살생선과 잘 어울린다.

셋째는 담백한 가자미나 대구구이에 어울리는 '타르타르소스'다. 마요네즈 3큰술, 다진 피클 1큰술, 다진 양파 1큰술, 올리고당 반 큰술, 레몬즙 반 큰술을 섞어 만들면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부드러운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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