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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임금의 수라상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귀한 진상품들이 놓였다. 그중 '죽순'은 아삭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왕실 음식에 쓰인 대표적인 식재료였다. 한때 귀하게 여겨졌던 죽순은 이제 마트와 시장에서 쉽게 구입해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대형마트나 동네 시장의 신선식품 코너, 식자재 매장에서는 삶아 진공 포장한 제품이나 통조림 형태의 죽순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생죽순은 껍질을 벗기고 오랜 시간 삶아야 해 손이 많이 간다. 반면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공 죽순은 기본 손질과 삶는 과정이 끝난 상태라 조리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냉장고에 한 팩 넣어두면 반찬이나 볶음 요리, 면 요리에 바로 활용하기 좋다.

다만 죽순은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가열하지 않은 생죽순에는 아린 맛을 내는 성분과 함께 섭취 시 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 성분인 시안배당체가 들어 있다. 생죽순을 직접 다룰 때는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삶아 독성과 아린 맛을 빼낸 뒤 조리해야 한다.
진공 포장 제품이나 통조림 제품은 제조 과정에서 이미 삶아진 상태다. 그래도 요리하기 전에는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궈 표면을 정리하는 편이 좋다. 삶은 죽순의 격자무늬 틈새에 하얀 가루처럼 보이는 물질이 끼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죽순이 자라는 과정에서 생기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Tyrosine) 성분으로, 제품이 상했거나 이물질이 들어간 것은 아니다. 조리 전 물로 가볍게 씻어내면 된다.
죽순은 향이 강하지 않고 양념을 잘 받아들이는 식재료다. 담백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한식 반찬은 물론 파스타나 버터구이처럼 다른 방식의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죽순의 식감을 가장 가볍게 살리고 싶다면 초고추장 무침이 알맞다. 오래 익히지 않고 데친 뒤 양념에 버무리기만 하면 돼 조리 과정도 복잡하지 않다. 반찬이 부족할 때 빠르게 만들기 좋은 메뉴다.
삶은 죽순을 포장에서 꺼낸 뒤 찬물에 깨끗이 씻는다. 죽순의 빗살무늬가 잘 보이도록 일정한 두께로 편 썰어 준비한다. 냄비에 물을 붓고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약간 넣은 뒤 썰어둔 죽순을 넣는다. 이미 삶아진 제품이므로 오래 끓일 필요는 없다. 약 1분 정도만 데치면 냉장 보관으로 단단해진 조직이 부드러워지고 표면도 한결 깔끔해진다.

데친 죽순은 바로 건져 찬물에 헹군다. 이후 손으로 가볍게 누르거나 키친타월, 면포를 이용해 물기를 꼼꼼히 뺀다. 물기가 많이 남아 있으면 양념이 겉돌고 맛이 싱거워질 수 있다.
물기를 뺀 죽순을 넓은 그릇에 담고 시판 초고추장을 2~3스푼(취향에 맞게) 넣는다. 여기에 참기름 1스푼과 통깨를 더해 손끝으로 가볍게 버무리면 된다. 냉장고에 미나리나 오이가 있다면 얇게 썰어 함께 넣어도 좋다. 죽순의 아삭함에 채소의 산뜻한 식감이 더해져 밥반찬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다.
죽순을 따뜻한 반찬으로 먹고 싶다면 들깨 볶음이 잘 맞는다. 들깨의 고소한 맛이 죽순의 담백한 맛과 어우러지고, 볶는 과정에서 죽순의 단단한 식감도 한층 부드러워진다.
먼저 삶은 죽순을 먹기 좋은 크기로 얇게 편 썬다. 달군 프라이팬에 들기름 2스푼을 두르고 다진 마늘 0.5스푼을 넣어 약한 불에서 볶는다. 이때 마늘이 타지 않도록 불 조절을 해가며 기름에 마늘 향을 입힌다.

마늘 표면이 노릇해지기 시작하면 준비한 죽순을 넣고 불을 중간 세기로 올린다. 약 2분 동안 볶으면 들기름이 죽순 표면에 고루 묻고 식감도 부드러워진다. 여기에 국간장 1스푼을 넣어 간을 맞춘다. 간장을 많이 넣으면 죽순의 밝은 색이 어두워질 수 있으므로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맞추는 편이 낫다.
마지막으로 들깻가루 2스푼을 넣고 물 3스푼을 함께 붓는다. 들깻가루가 수분을 머금으며 자작하게 엉길 때까지 약 1분 동안 더 볶아낸다. 완성된 죽순 들깨 볶음은 고소하면서도 담백해 밥반찬으로 잘 어울린다.
죽순은 한식에만 쓰이는 식재료가 아니다. 올리브유와 마늘을 기본으로 한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에도 잘 맞는다. 쉽게 무르지 않는 식감 덕분에 파스타 면과 함께 볶았을 때 씹는 재미가 살아난다.

냄비에 파스타 면을 삶을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넣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면을 넣고 제품 포장지에 적힌 권장 시간보다 1분 정도 짧게 삶는다. 면이 익는 동안 마늘 5알을 얇게 편 썰고, 삶은 죽순은 파스타 면과 어울리도록 세로로 길고 가늘게 채 썬다.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마늘과 죽순을 함께 넣는다. 약한 불에서 천천히 익히며 마늘 향과 죽순의 담백한 맛이 기름에 배도록 한다. 마늘 가장자리가 갈색빛을 띠기 시작하면 삶은 파스타 면을 팬으로 옮긴다.
이때 면수 반 컵 정도를 함께 넣는다. 면수와 올리브유가 팬 안에서 섞이면 파스타를 부드럽게 감싸는 소스가 된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춘 뒤 면과 죽순에 소스가 고루 묻도록 중간 불에서 약 1분 동안 저어가며 볶는다. 마늘 향이 살아 있고 죽순의 식감이 더해져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파스타가 된다.
죽순은 버터와 치즈를 더해 간식이나 안주처럼 즐길 수도 있다. 옥수수 대신 죽순을 넣어 콘치즈 방식으로 구우면 담백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버터구이가 된다.
삶은 죽순은 가로세로 약 1cm 크기로 네모나게 썬다. 죽순에 물기가 많으면 버터와 잘 섞이지 않고 팬에서 기름이 튈 수 있으므로, 썬 죽순은 키친타월 위에 올려 표면의 물기를 닦아낸다.

프라이팬을 달군 뒤 버터 1조각을 녹이고 죽순을 넣는다. 중간 불에서 겉면이 살짝 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이 과정에서 버터 향이 죽순의 틈새로 배어들어 맛이 한층 진해진다.
죽순 표면에 노릇한 색이 돌면 불을 아주 약하게 낮추거나 잠시 끈다. 여기에 마요네즈 2스푼과 설탕 0.5스푼을 넣고 주걱으로 고루 섞는다. 설탕은 많이 넣으면 불 위에서 쉽게 타 쓴맛이 날 수 있으므로 양을 지키는 것이 좋다.
양념이 섞이면 팬 바닥에 죽순을 평평하게 펼치고 그 위에 모차렐라 피자치즈를 올린다. 프라이팬 뚜껑을 덮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약 2분에서 3분 정도 기다린다. 치즈가 부드럽게 녹으면 아삭한 죽순과 고소한 버터, 마요네즈 맛이 어우러진 별미 구이가 완성된다.
죽순 고기말이 구이는 집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상에 올리기 좋은 메뉴다. 얇은 고기로 죽순을 감싸 구우면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 죽순에 배어 풍미가 깊어진다. 모양도 정갈해 특별한 반찬이나 간단한 안주로 활용하기 좋다.
재료는 손가락 굵기와 길이로 길게 썬 삶은 죽순, 대패삼겹살 또는 베이컨이면 된다. 고기는 얇을수록 죽순을 촘촘하게 감싸기 쉽다. 길쭉한 죽순 조각을 고기 한 장의 끝부분에 올린 뒤 힘을 주어 돌돌 말아준다.
구울 때는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따로 두르지 않아도 된다. 베이컨이나 삼겹살은 열을 받으면 자체 기름이 나온다. 달군 팬에 고기말이를 올릴 때는 고기가 끝나는 부분이 팬 바닥에 닿게 놓는다. 이렇게 올리면 고기가 익으면서 표면이 붙어 굽는 동안 쉽게 풀리지 않는다.

불은 약하게 유지하고 고기말이를 굴려가며 겉면을 고루 익힌다. 베이컨을 사용했다면 자체 짠맛이 있어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패삼겹살을 썼다면 마지막에 허브 솔트를 가볍게 뿌려 간을 맞춘다. 겉은 고소하고 안쪽은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구이가 된다.
마트용 가공 죽순은 포장을 연 뒤 공기와 닿으면 수분이 마르고 변질될 수 있다. 요리하고 남은 죽순은 밀폐용기에 담고, 죽순이 완전히 잠길 정도로 깨끗한 찬물을 부어 냉장 보관한다. 수분이 빠지면 죽순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약해지고 질겨질 수 있다.
보관 중에는 하루에 한 번 새 물로 갈아주는 것이 좋다. 이 상태로 보관한 죽순은 3일 안에 사용하는 편이 알맞다. 더 오래 두어야 한다면 용도에 맞게 미리 썰어 지퍼백에 담고, 소량의 물과 함께 밀봉해 냉동한다. 냉동한 죽순은 해동한 뒤 찌개나 조림 요리에 쓰기 좋다.
죽순은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다.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위가 예민하다면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하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결석을 유발할 수 있는 수산 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신장 결석 환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삶아 포장된 죽순은 손질 부담이 적고 조리 방식도 다양하다. 초고추장 무침처럼 가볍게 먹는 반찬부터 들깨 볶음,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버터구이, 고기말이 구이까지 한 팩으로 여러 메뉴를 만들 수 있다. 죽순의 담백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살리면 일상 식탁에 색다른 반찬과 요리를 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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