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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수박을 먹고 나면 늘 고민이 남는다.

달고 시원한 붉은 과육은 금세 사라지지만, 그 뒤에 남는 두꺼운 수박 껍질은 처리하기도 번거롭고 부피도 크다. 특히 한 통을 다 먹은 날이면 음식물 쓰레기통이 금세 가득 찬다.
하지만 수박 껍질 가운데 흰 부분은 그냥 버리기 아까운 재료다. 잘게 저며 냉동실에 딱 20분만 얼려두면 여름철 피부 진정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주방 청소나 반찬 재료로도 쓸 수 있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이지만, 사실 껍질까지 활용하면 더 알뜰한 ‘여름 살림템’이 된다.
가장 간단한 활용법은 피부 진정용 냉각 팩이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수박을 먹고 남은 껍질에서 초록색 겉껍질을 제외하고, 과육 아래에 붙은 흰 부분을 얇고 잘게 저며준다. 이후 깨끗한 밀폐용기나 빈 통에 담아 냉동실에 넣고 약 20분 정도 차갑게 얼리면 된다.
이렇게 차가워진 수박 껍질 흰 부분은 여름철 햇볕을 오래 쬔 뒤 붉어진 피부 위에 잠시 올려두기 좋다. 냉기가 피부 열감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수분감이 많은 수박 껍질 특성상 건조하고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
수박 껍질 흰 부분에는 수분과 함께 아미노산의 일종인 시트룰린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트룰린은 수박의 대표 성분 가운데 하나로, 과육뿐 아니라 흰 껍질 부분에도 들어 있다.
다만 피부가 예민하거나 상처가 있는 부위에는 바로 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서 꺼낸 직후 너무 차가운 상태로 오래 붙이면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짧게 올렸다 떼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사용 전에는 껍질을 깨끗이 씻고, 한 번 사용한 조각은 재사용하지 않는 것이 위생적이다.

수박 껍질 흰 부분은 집안 청소에도 의외로 쓸모가 있다.
특히 주방에서 생기는 가벼운 기름때를 닦을 때 활용하기 좋다. 수박 껍질의 하얀 부분은 수분감이 많고 적당히 단단해, 싱크대 주변이나 조리대 위에 묻은 기름기를 문질러 닦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먹고 남은 수박 껍질의 흰 부분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기름때가 묻은 부분을 문지른다. 이후 마른행주나 키친타월로 한 번 더 닦아내면 끈적한 잔여감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오래된 찌든 때나 강한 오염에는 전용 세제가 더 효과적이다. 수박 껍질 활용법은 어디까지나 가벼운 오염을 닦아내는 생활 팁으로 보는 것이 좋다. 사용 후에는 수분이 남지 않도록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아야 냄새나 끈적임을 막을 수 있다.

수박 껍질은 부피가 커서 버리기 전 한 번 더 활용하기 좋다. 특히 여름철처럼 수박 소비가 많은 시기에는 껍질을 바로 버리기보다 피부 진정용, 간단한 청소용, 요리 재료용으로 나눠두면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수박은 보통 붉은 과육만 먹는 과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육 아래 흰 부분은 의외로 식재료로 활용도가 높다.
식감은 오이와 무 사이에 가깝다. 수분이 많고 아삭해 여름 반찬으로 쓰기 좋다. 가장 쉬운 메뉴는 수박 껍질 무침이다. 흰 부분을 얇게 채 썬 뒤 소금에 살짝 절여 물기를 뺀다. 여기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참기름, 식초 등을 넣어 버무리면 시원하고 아삭한 여름 반찬이 된다.

오이무침과 비슷하지만 수박 껍질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이 더해져 색다른 맛을 낸다. 더운 날 입맛이 없을 때 차갑게 먹으면 부담이 덜하다.
냉국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오이 대신 수박 껍질 흰 부분을 넣으면 아삭한 식감과 청량감이 살아난다. 일부 가정에서는 김치나 장아찌로 담가 먹기도 한다. 얇게 썬 수박 껍질을 양념에 재워두면 여름철 밥반찬으로 손색없다.
해외에서도 수박 껍질은 오래전부터 식재료로 쓰여 왔다. 미국 남부 지역에서는 수박 껍질 피클이 전통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흰 부분을 식초, 설탕, 향신료에 절여 새콤달콤하게 먹는 방식이다.
영양 면에서도 흰 껍질 부분은 버리기만 하기엔 아깝다. 수분과 식이섬유가 들어 있고, 시트룰린도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특정 효능을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여름철 수분감 있는 식재료로 활용하기에는 충분하다.
활용하고 남은 수박 껍질은 어떻게 버려야 할까.
정답은 음식물 쓰레기다. 일반적으로 내가 먹고 남은 음식 가운데 동물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 그렇지 않은 것은 일반 쓰레기로 구분하면 이해하기 쉽다. 수박 껍질은 음식물 쓰레기에 해당한다.
다만 여름철에는 배출 전 관리가 중요하다. 수박 껍질은 수분이 많아 쉽게 부패하고, 냄새가 나기 쉽다. 부피도 크기 때문에 그대로 버리면 음식물 쓰레기통이 금방 차고 악취가 심해질 수 있다.

버릴 때는 가능한 한 잘게 잘라 물기를 줄인 뒤 배출하는 것이 좋다. 바로 버리기 어렵다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거나, 짧은 시간 냉동 보관한 뒤 배출하는 방법도 있다. 악취와 벌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박 자체가 여름에 사랑받는 이유도 분명하다. 수박은 전체의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갈증 해소에 좋다. 칼륨, 비타민 C, 베타카로틴, 라이코펜 등도 들어 있어 여름철 대표 과일로 꼽힌다.
특히 붉은 과육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은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칼륨은 땀으로 빠져나가기 쉬운 전해질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수박 특유의 산뜻한 단맛은 무더위로 떨어진 입맛을 되살리는 데도 제격이다.
물론 많이 먹는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수박은 수분이 많고 당도도 있는 과일이기 때문에 한 번에 과하게 먹으면 속이 더부룩하거나 배탈이 날 수 있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결국 수박은 과육만 먹고 끝나는 과일이 아니다. 붉은 부분은 갈증을 달래고, 흰 껍질은 피부 진정·청소·반찬 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 두껍고 버리기 번거로운 수박 껍질도 조금만 손질하면 여름 내내 요긴한 살림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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