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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위해 수면 위내시경을 받던 4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은 의료진이 기도 확보가 어려운 환자에게 진정제를 추가 투여하고 기관삽관 등 응급조치를 늦게 시행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병원 측은 당시 의료지침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5일 중앙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안 모(46) 씨는 지난해 12월 31일 경기도 광명의 한 내과의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던 중 응급상황에 처했다. 당시 안 씨는 키 176.9㎝, 체중 97.8㎏으로 중등도 비만이었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은 없었다. 다만 검사 전 작성된 진료기록에는말람파티(Mallampati) 4등급이라 적혀 있었다. 이는 기도 확보가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의료진은 오전 11시 51분쯤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 80㎎을 투여한 뒤 위내시경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 과정에서 기도 확보가 원활하지 않아 환자 자세를 두 차례 변경했다. 이후 안 씨가 진정 상태에서 깨어나려는 모습을 보이자, 의료진은 검사를 이어가기 위해 진정제인 미다졸람 2㎎을 추가 투여했다.
유족 측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족이 제출한 의료자문서에는 '중등도 비만이면서 말람파티 4등급 환자에게 프로포폴과 미다졸람을 함께 사용할 경우 단일 약제를 사용할 때보다 호흡 억제와 저혈압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담겼다. 유족은 "기도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사전에 확인된 환자였다면 추가 진정제 투여 대신 검사를 중단하거나 비수면 내시경을 권유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안 씨의 상황은 미다졸람 투여 직후 급격히 악화됐다. 오전 11시 53분쯤부터 안 씨의 산소포화도는 정상 범위인 95~100%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얼굴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도 나타났다. 이후 산소포화도는 78%까지 감소해 의료진이 기도 확보를 시도했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오전 11시 55분쯤부터 앰부백을 이용한 인공호흡을 실시했다.
하지만 청색증이 계속되면서 의료진은 결국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미다졸람의 효과를 줄이기 위한 길항제인 플루마제닐(상품명 풀루닐)도 투여했다. 기관삽관은 두 차례 시도 끝에 낮 12시 3분쯤 성공했지만, 이미 산소포화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난 지 약 10분이 지난 뒤였다.
유족 측은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초기 단계에서 즉시 기관삽관이 이뤄졌어야 했으며,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에피네프린 투약도 늦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119구급대가 낮 12시 9분쯤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안 씨는 심정지 상태였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뒤 심폐소생술을 통해 자발순환은 회복됐지만 이미 저산소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서 뇌가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이후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월 5일 뇌사 판정, 같은 달 19일 저산소성 뇌 손상 판정을 받으며 결국 숨졌다.

유족은 당시 내시경실 CCTV 영상도 문제 삼고 있다. 유족 측은 안 씨가 검사를 받던 날 오전 11시 57분쯤 의료진이 응급장비로 보이는 트레이를 들고 들어오는 장면이 찍혀 있다면서, 애초에 기도 확보가 어려운 환자임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제세동기 등 응급장비를 내시경실에 상시 갖춰야 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병원 측은 유족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병원은 "진정내시경 중 환자가 움직인다고 해서 반드시 검사를 즉시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 상태를 보면서 최소한의 범위에서 진정제를 추가 투여하는 것은 일반적인 진료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안 씨에게 문제가 생겼을 당시에도 "프로포폴을 더 늘리는 대신 길항제(약의 효과를 반대로 작용해 약효를 줄이거나 없애는 약)가 있는 미다졸람 2㎎만 추가로 사용했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자 곧바로 검사를 중단한 뒤 기도 확보와 산소 공급 등 필요한 응급조치를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기관삽관과 에피네프린 투약 시점에 대해서는 "환자의 기도 구조와 심폐소생술 지침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시행했다"라며 "사고 당시 내시경실과 회복실에는 응급카트와 기관삽관 장비, 앰부백, 에피네프린 등 응급의약품과 소생 장비가 상시 비치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또 다른 면에서 상처 받은 일도 있었다. 사고 이후 병원에서 안 씨의 휴대전화로 건강검진 홍보 문자와 리뷰 작성 요청 메시지를 발송한 것이다. 이에 대해선 병원 측은 "병원 시스템에 등록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자동 발송된 문자였으며, 유족의 항의가 접수된 이후 발송을 즉시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경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달 해당 의원을 압수수색했으며, 의료진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성립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추가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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