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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트리
덥고 습한 여름철, 상한 음식이나 날 해산물을 먹은 적도 없는데 갑작스러운 장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원인은 멀리 있지 않다. 나도 모르게 매일 반복하던 일상 속 사소한 습관들이 위장 건강을 조용히 무너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뻔한 식중독 주의보를 넘어, 여름철 우리 장을 위협하는 숨은 복병 세 가지를 짚어본다.

직장인들의 필수품인 텀블러는 여름이 되면 세균의 온상으로 변한다. 입술이 직접 닿아 침이 섞인 텀블러 내부는 얼음이 녹으며 실온과 비슷해지는 순간, 세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된다. 내용물이 아직 차갑다는 이유로 씻기를 미루기 쉽지만, 고온 다습한 여름에는 단 3시간 만에도 수만 마리의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냉동실에 꽁꽁 얼려둔 얼음이라고 안심할 순 없다. 사무실 공용 제빙기나 집의 얼음 틀을 자주 씻지 않으면 미세한 틈새로 세균이 자리 잡는다. 식중독균은 영하 20도의 냉동실에서도 죽지 않고 가만히 얼어붙어 있다가, 음료에 섞여 실온으로 나오는 순간 다시 왕성하게 활동을 시작한다. 씻지 않은 얼음 틀을 쓰는 것은 세균 덩어리를 그대로 마시는 것과 같다.
실내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두었다고 먹다 남은 배달 음식을 식탁에 그대로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한 습관이다. 음식이 든 용기 내부는 에어컨 냉기가 닿지 않아, 세균이 순식간에 불어나기 딱 좋은 미지근한 온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은 20분마다 두 배씩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다. 한 번 세균이 번식한 음식은 나중에 찌개처럼 펄펄 끓여 먹어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 세균이 뿜어낸 독소는 열에 아주 강해서 100도 이상에서 푹푹 끓여도 파괴되지 않고 심한 구토와 설사를 일으킨다. 남은 음식은 덜어낸 즉시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더위를 쫓으려 습관적으로 달고 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찬 음료는 장 점막의 면역력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린다. 찬 음료가 위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면, 우리 몸은 중심 체온을 뺏기지 않으려고 소화기관으로 가는 혈액을 꽉 묶어버린다. 위장 주변에 피가 덜 도니 소화 효소도 줄고 장운동도 뚝 떨어진다.
소화 효소는 체온과 비슷한 37도 언저리에서 가장 활발히 일한다. 장이 차가워져 소화가 멈추면 뱃속에 남은 음식물은 가스를 만들고 쉽게 부패한다. 게다가 장 점막이 차가워지면 유해균을 물리치는 백혈구의 힘도 약해져, 평소 같으면 거뜬히 이겨냈을 소량의 세균에도 쉽게 장염에 걸리는 허약한 상태가 되고 만다.

지긋지긋한 여름 장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딱 세 가지만 기억하자. 첫째, 텀블러는 물로만 대충 헹구지 말고 주방 세제로 매일 씻어 바짝 말린다. 뚜껑 고무 패킹에 낀 미끈거리는 물때는 전용 솔로 꼼꼼히 문질러 닦아야 한다.
둘째, 먹다 남은 배달 음식은 즉시 냉장고에 넣고, 만약 실온에 2시간(폭염엔 1시간) 이상 방치했다면 냄새가 멀쩡해도 아까워 말고 과감히 버리자.
셋째, 찬 음료를 마신 뒤에는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차를 반 잔 정도 마셔 차갑게 굳은 위장을 따뜻하게 달래주자. 이 사소한 습관 몇 가지만 고쳐도 여름철 장염의 공포에서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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