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활동 즉각 중지”…12일 오전 10시 기해 ‘첫 폭염중대경보’ 발령된 ‘2곳’

경북 경산시와 포항시에 12일 오전 10시를 기해 사상 첫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됐다. 폭염경보만으로는 충분한 경각심을 주기 어려운 극한 수준의 더위가 예상되면서, 기상 당국은 야외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무더위쉼터나 그늘로 이동할 것을 당부했다.

아스팔트와 차량이 일그러져 보이는 아지랑이 / 뉴스1

폭염중대경보는 지난달 1일부터 새롭게 도입된 특보 단계다. 폭염특보 체계가 개편된 것은 18년 만으로,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 최고기온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번 경산과 포항 발령이 제도 시행 이후 첫 사례다.

경산·포항에 첫 폭염중대경보…39도 안팎까지 치솟는다

경산시와 포항시는 최근 며칠간 이미 극심한 더위가 이어졌다. 경산시는 전날 오후 3시 8분께 중방동 자동기상관측장비 기준 기온이 37.9도까지 올랐다. 특히 하양읍은 39.9도를 기록하며 40도에 불과 0.1도 모자랐다.

포항 역시 대표 관측지점인 남구 송도동의 전날 최고기온은 34.0도였지만, 기계면에서는 오후 3시 4분께 37.2도까지 치솟았다. 하양읍과 기계면은 이날 최고기온이 39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강렬한 햇빛 / 뉴스1

폭염중대경보는 단순히 ‘매우 더운 날씨’를 뜻하는 수준이 아니다.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진 지역에서,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하루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건강한 성인에게도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단계다.

북태평양·티베트고기압 이중으로 덮쳐…푄현상까지 겹쳤다

이번 폭염의 배경에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우리나라를 덮은 대기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두 고기압이 이중으로 열기를 가두면서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산과 포항을 비롯한 경북 남부지역은 고온의 남풍이 산을 넘어 불어드는 과정에서 기온이 더 올라갔다. 공기가 산을 넘으면서 더욱 뜨거워지는 ‘푄현상’이 겹친 것이다.

이 때문에 같은 지역 안에서도 관측지점에 따라 기온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포항 대표지점의 최고기온은 34도였지만, 내륙 산지 영향을 받는 기계면은 37도를 넘어섰다. 경산 하양읍 역시 40도에 육박하며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고온을 기록했다.

경북은 그동안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혀왔다. 기상청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시에도 폭염중대경보 제도가 있었다면 경산시에는 연평균 3.1일 경보가 내려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체 기상특보 구역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경산시에 이어 경기 여주시 2.5일, 안성시 2.2일, 대구와 경기 용인시가 각각 1.6일로 분석됐다.

폭염 더 잦고 강해졌다…18년 만에 특보 체계 개편

첫 폭염중대경보 / 뉴스1

폭염중대경보가 도입된 배경에는 갈수록 잦아지고 강해지는 폭염이 있다. 최근 5년간 폭염일은 평균 19일로, 1970년대 평균 8일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기존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만으로는 극한더위의 위험성을 충분히 전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기상 당국은 폭염중대경보를 추가했다. 특히 2018년과 같은 기록적인 폭염이 반복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분석 결과 ‘21세기 최악의 더위’로 불린 2018년에 폭염중대경보 제도가 있었다면, 경산시는 경보가 8일 동안 해제되지 않고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경기 용인시와 함께 특보 구역 기준 최장 지속 사례에 해당한다.

전체 특보 구역의 53%에서는 과거 중대폭염경보 기준에 해당하는 더위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산시의 폭염 위험도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즉시 야외활동 멈춰야”…사망 위험도 평소보다 1.16배

온열질환 주의 / 뉴스1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질 정도의 더위에서는 외출이나 야외 작업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 기상 당국은 즉시 야외활동을 중단하고 무더위쉼터나 그늘로 이동한 뒤 물을 충분히 마시며 휴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 사는 고령자나 야외 노동자, 만성질환자 등 폭염 취약계층의 상태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가족이나 이웃의 안부를 확인하고,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 의식 저하 등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기온 관측자료와 사망 원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일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라는 폭염중대경보 기준을 충족할 경우 사망 상대위험은 평소보다 1.16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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