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란바토르는 지금 ‘몽탄신도시’… K-유통이 만든 신조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를 두고 최근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몽탄신도시'라는 별명이 통용된다.

몽골 시민들이 몽골 서북부 거점 도시 울란곰에 있는 뚜레쥬르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 CJ 푸드빌

몽골과 경기도 동탄신도시를 합친 신조어로, 한국식 아파트 단지 사이로 한국 브랜드 편의점과 카페, 빵집이 줄지어 늘어선 풍경이 영락없이 경기도 신도시를 닮았다는 데서 붙여졌다. 지난주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도 "'몽탄'같은 상생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자"고 언급하며 이 신조어를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바다 없는 내륙국, 뚫기 힘든 시장이었다

몽골은 원래 해외 유통기업이 진출하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혔다. 바다가 없는 내륙국인 탓에 물류 인프라를 갖추는 데만 상당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했고, 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혹한기와 극심한 대기오염도 매장 운영의 걸림돌이었다. 그럼에도 국내 유통기업들은 일찌감치 이 시장에 뛰어들어 물류센터와 상품 공급망을 직접 구축하며 기반을 다졌다.

가장 먼저 판을 깐 것은 편의점 업계다. CU는 2018년 몽골에 진출한 이후 빠르게 매장을 늘려,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단일 해외 국가에서 600호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수도에서 동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대규모 물류센터를 증축하고 디지털 피킹 시스템(DPS)까지 도입해 운영 효율을 높였다. 울란바토르를 넘어 제2도시 다르항 등 지방 도시로도 출점 범위를 넓히고 있다. GS25도 2021년 몽골에 진출한 뒤 280여 개 매장을 확보하며 뒤를 쫓고 있다.

대형마트·PB도 가세…이마트 노브랜드 1호점

대형마트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마트는 2016년 몽골에 처음 진출해 현재 6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지난 10일에는 울란바토르에 노브랜드 전문점 1호점을 열었다. 약 253평(836㎡) 규모로 해외에 문을 연 노브랜드 전문점 가운데 최대 크기다. 노브랜드 상품 1100여 종을 포함해 한국 상품과 현지 상품 등 총 5000여 개 품목을 판매하며, 몽골 전통 음식인 보즈와 호쇼르를 간편식으로 개발해 함께 선보였다. 이마트는 올해 안에 노브랜드 전문점을 3곳까지 늘린 뒤 2028년까지 15개점, 장기적으로는 10년 내 50개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몽골 노브랜드 1호점 전경 사진. / 이마트

홈플러스는 직접 매장을 내는 대신 현지 유통기업 '서클(CIRCLE)' 그룹과 손잡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오르길', '토우텐' 등 14개 매장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국내 중소 협력사들의 해외 판로를 함께 넓히는 효과도 노린 전략이다. 롯데리아 역시 2018년 몽골 진출 이후 3호점까지 매장을 늘렸고, 롯데칠성음료의 맥주 브랜드 '크러시'는 2024년 몽골에 수출을 시작하며 K주류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인구 350만 중 절반이 수도에…왜 몽골인가

업계가 몽골을 주목하는 배경에는 독특한 인구·소비 구조가 있다. 몽골 전체 인구는 약 350만명으로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집중돼 있는 대표적인 도심 집중형 시장이다. 수도 거주자의 60%가 35세 이하로,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최근 3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5%를 넘어설 만큼 성장 잠재력도 크고, 가구 소득이 늘면서 식품 시장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긴 겨울과 교통 혼잡으로 한 곳에서 쇼핑과 외식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원스톱 소비 수요가 높다는 점도 국내 유통기업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한류 확산으로 K푸드와 K뷰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한국식 유통 모델이 현지 소비 구조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이 출점 포화와 소비 둔화에 부딪힌 상황에서, 몽골이 K유통망과 K상품을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해외 축소판 내수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 이마트와 CU가 각각 대형마트와 편의점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이어, 다양한 K브랜드가 이들의 성공 사례를 발판 삼아 몽골행에 속도를 내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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