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앨범 발매까지 늦추게 만든 이 병, 자기 침 삼키는 소리까지...

가수 아이유가 오는 9월 고양 스타디움 콘서트와 정규 6집 앨범 발매를 미뤘다. 신체 이상 때문이다. 이유는 목이 아니라 귀. 그를 오래 괴롭혀온 이관개방증의 증세가 다시 심해진 탓이다. 아이유는 팬 플랫폼 베리즈에 최근 며칠 내내 밤낮으로 증상이 이어져 노래할 때 컨디션을 찾기 어려운 일이 반복됐다고 적었다. 활동 반경이 넓고 땀을 많이 흘리는 콘서트는 당분간 무리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2022년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에서 이미 이 귀 질환을 처음 털어놓은 바 있다.

이관개방증, 이름조차 낯선 이 병의 증상은 꽤 구체적이다. 이관은 귀 안쪽 공간(중이)과 코 뒤편을 잇는 가느다란 통로다. 유스타키오관이라고도 부른다.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 잠깐 열리면서 귀 안팎의 압력을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관이 닫혀야 할 때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으면 문제가 생긴다. 이 상태가 바로 이관개방증이다.

아이유 / '폭싹 솟았수다'의 한 장면.

가장 흔한 증상은 '자가강청'이다. 자기 목소리와 숨소리가 귀 안에서 크게 울려 들리는 현상이다. 심하면 침 삼키는 소리, 심장 박동 소리처럼 평소 들리지 않던 몸속 소리까지 들린다. 머리에 양동이를 뒤집어쓴 것 같다고 표현하는 환자도 있다. 귀가 물속에 들어간 듯 먹먹하고 청력이 떨어진 것 같은 이충만감, 박동성 이명이 함께 오기도 한다. 노래하는 사람에게는 특히 치명적이다. 자기 목소리가 울려 들리다 보니 실제로 남에게 어떻게 들리는지 가늠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이유가 "노래할 때 컨디션을 찾기 어렵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급격한 체중 감소다. 이관 주변을 받쳐주던 지방이 줄면서 관이 헐겁게 열리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심하게 한 뒤 증상을 겪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임신 중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만성 비염이나 축농증, 일부 신경·근육 질환도 원인으로 꼽힌다. 아이유가 "날씨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고 한 것처럼 컨디션과 환경에 따라 좋아지고 나빠지기를 반복하는 것도 이 병의 특징이다. 진단은 고막 관찰과 순음청력검사, 임피던스검사, 비내시경 등으로 이뤄진다.

다행히 대부분은 원인을 없애면 나아진다. 체중이 원인이면 정상 체중을 회복하고, 임신 때문이면 출산 뒤 자연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남으면 항콜린 성분의 비강 스프레이 같은 약물치료를 먼저 쓴다. 고개를 숙이거나 누우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가라앉기도 한다. 그런데도 나아지지 않고 일상에 지장이 클 만큼 오래가면 수술을 고려한다. 열려 있는 이관을 좁혀주기 위해 필러나 지방, 연골을 주입하는 방법, 고막에 환기관을 넣는 방법, 이관 개구부를 다시 만들어주는 재건술 등이 있다.

문제는 이 수술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국내에서 능숙하게 다루는 의료진이 많지 않을 만큼 생소한 데다 한 번 좋아졌다가도 재발하는 일이 잦다. 50대 안모씨의 사례가 그렇다. 그는 이관개방증으로 오랫동안 주의력이 흐트러질 만큼 큰 고통을 겪었다. 국내에서 수술할 수 있는 의사를 찾기 어려워 일본의 저명한 의사에게 첫 수술을 받았지만 실패했다. 이후 한국에서만 네 차례 더 수술대에 올랐다. 그중 세 번은 실패했고, 가장 최근 수술을 받은 뒤 현재 회복 중이다. 지금까지 경과는 나쁘지 않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직전 수술도 한동안 괜찮다가 갑자기 재발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패 확률이 높은 수술이라 좋은 상태가 유지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이관개방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소리 불편감과 이명이 오래 남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며, 우울감이나 좌절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이유가 활동을 잠시 멈추면서까지 치료를 택한 것도, 안씨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다섯 번째 수술을 감행한 것도 이 불편이 그만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귀가 먹먹하고 자기 목소리가 유난히 울려 들리는 증상이 계속된다면 단순 피로나 코막힘으로 넘기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히 확인해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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