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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냉장고에서 쉽게 상하는 식재료를 꼽으라면 두부가 빠지지 않는다. 두부는 특히 공기와 접촉한 뒤에는 변질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다. 이때 살림 노하우로 오래 전해져 온 방법이 있다. 바로 두부를 데쳐서 보관하는 방식이다. 어떤 방법인지 들여다보자.

포장을 개봉하는 순간 두부 표면은 공기, 손, 도마, 칼과 접촉하며 미생물에 노출된다. 이때 표면을 짧게 가열하면 겉면에 붙은 미생물의 수를 줄이고 더 오래 보관을 용이하게 한다.
먼저, 냄비에 물을 붓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두부를 통째로 넣는다. 이제 30초에서 1분가량 삶는 방식이다. 오래 끓이면 조직이 물러지고 부서지기 쉬우니 시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식힌 두부는 밀폐용기에 옮겨 담고 두부가 완전히 잠길 만큼 찬물을 붓는다. 여기에 소금을 조금 넣는다. 소금이 두부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하고 미생물 번식을 막아준다고 한다. 다만 많이 넣으면 짠맛이 배어 조리할 때 간이 어긋나므로 한 꼬집 수준이면 된다.
뚜껑을 닫은 뒤에는 냉장실 안쪽 선반에 둔다. 문 쪽은 여닫을 때마다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 두부는 냄새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밀폐 여부도 중요하다. 담가둔 물은 하루에 한 번 갈아준다. 물을 갈 때 손으로 두부를 만지면 세균이 다시 늘 수 있어 집게나 숟가락을 쓰는 것이 낫다.
다만 이렇게 보관한 두부는 일주일 이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냉장 상태에서도 저온에서 자라는 세균이 있어 안심할 수는 없다. 소금물 보관은 신선도를 오래 늘리는 방법이라기보다 하루이틀 사이 상태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포장을 뜯지 않았다면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냉장고의 온도 변화가 적은 안쪽에 두고 표시된 기한 안에 소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포장 속 물은 두부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충진수로, 두부가 공기와 직접 닿는 것을 줄이고 수분을 유지해 유통 과정에서 마르거나 변질되는 것을 막는다.
또한 남은 두부는 데치는 과정을 생략하더라도 물에 담가 보관하는 원칙은 같다. 밀폐용기에 남은 두부를 넣고 깨끗한 물을 부어 잠기게 한 뒤 냉장 보관하고 매일 물을 갈아주는 것이다. 랩만 씌워 냉장고에 넣어두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랩 안에 갇힌 수분이 오히려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더 오래 두려면 냉동 방식이 있다. 한 번 데쳐 물기를 뺀 뒤 냉동하면 된다. 냉동한 두부는 수분이 빠지면서 조직이 단단해지고 스펀지 같은 식감으로 변한다. 대신 양념이 잘 배어 찌개나 조림용으로 쓰기 좋다. 냉장실에서 해동한 뒤 손으로 물기를 짜서 쓰면 된다.

두부는 예로부터 '밭에서 나는 고기'로 불려 왔다. 콩의 영양을 그대로 담으면서도 콩보다 훨씬 소화가 잘 된다. 콩은 조직이 단단해 그대로 먹으면 흡수율이 떨어지지만, 갈아서 굳힌 두부는 소화 흡수율이 95%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가 약한 노년층이나 성장기 아이들에게 두부가 권해지는 이유다.
두부는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갖추고 있고 칼슘과 망간, 철분 등 무기질과 비타민도 함유한다. 또한 콩 식품 하면 따라붙는 성분이 이소플라본이다. 두부는 이소플라본의 주요 공급원으로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나는 갱년기 증세 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체중을 관리하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식재료다. 단백질은 소화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가 더 들어 포만감이 오래 간다. 열량은 낮은데 배가 덜 고프니 밥이나 고기의 일부를 두부로 바꾸는 식단이 자주 활용된다.

두부부침은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자주 실패하는 요리다. 관건은 물기다. 1㎝ 남짓 두께로 썬 두부를 키친타월 위에 올리고 10분쯤 두면 물기가 빠진다. 앞뒤로 소금을 살짝 뿌린 뒤 충분히 달군 팬에 기름을 두르고 올린다. 자꾸 뒤집는 것이 실패의 원인이므로, 한 면이 노릇해질 때까지 3~4분은 건드리지 않았다가 한 번만 뒤집는다. 부침가루를 얇게 입히면 겉이 더 바삭해지고 기름도 덜 튄다.
불을 쓰기 싫은 여름에는 냉두부가 어울린다. 차게 보관한 두부를 도톰하게 썰어 접시에 담고 간장에 참기름과 다진 파, 통깨를 섞은 양념장을 끼얹으면 된다. 채 썬 오이나 잘게 썬 토마토를 올리면 반찬 한 가지가 된다.
두부조림은 부친 두부를 냄비에 나란히 깔고 양념을 끼얹어 조린다. 양념은 간장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물 반 컵을 섞어 만든다.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7~8분간 국물이 자작해질 때까지 끓이되, 중간중간 국물을 두부 위에 끼얹으면 색이 고르게 밴다. 마지막에 대파와 참기름을 넣는다. 냉동했던 두부는 스펀지처럼 변한 조직이 양념을 빨아들여 이 요리에 특히 잘 맞는다.
두부김치는 프라이팬에 신 김치를 썰어 넣고 볶다가 돼지고기를 더해 함께 익힌다. 고춧가루와 설탕을 조금 넣으면 신맛이 줄어든다. 그동안 두부는 끓는 물에 3~4분 데쳐 건져 물기를 뺀다. 접시 가장자리에 두부를 두르고 가운데 볶은 김치를 담으면 완성이다.
두부를 으깨 쓰는 반찬도 있다. 면포 등으로 두부를 감싸 물기를 꼭 짠 뒤 손으로 으깨고 참기름과 소금, 통깨를 넣어 무치면 담백한 두부무침이 된다. 데친 시금치나 부추를 섞으면 색과 식감이 살아난다.
아이들 반찬으로는 두부강정이 낫다. 깍둑썰기 한 두부의 물기를 빼고 전분을 골고루 묻힌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굴려가며 튀기듯 굽는다. 겉이 단단해지면 꺼내고, 같은 팬에 고추장과 간장, 물엿을 각 1큰술씩과 물 2큰술을 넣어 끓이다가 구운 두부를 넣어 재빨리 버무린다. 양념이 끓은 뒤 오래 볶으면 눅눅해지므로 20~30초 안에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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