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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생활지도를 하던 중 학부모 민원과 극심한 심리적 부담을 겪다 숨진 제주 중학교 교사의 사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순직으로 인정된 뒤에도 당시 학교의 대응과 교권 보호 체계의 한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제주도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가 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사건은 안타까운 비극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교권 침해와 악성 민원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교사가 맡았던 반에는 무단결석이 잦고 흡연 문제로 생활지도를 받던 학생이 있었다. 교사는 학생을 지도했지만 이후 학생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가족들은 교사가 아이에게 폭언을 했으며 흡연 사실을 누명 씌웠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 가족은 교육청 신고를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했고, 교사는 큰 심리적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교사는 당시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병가를 희망했다.
그러나 공개된 통화 내용에서는 학교 측이 학부모 민원을 먼저 해결한 뒤 병가를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교사는 학생 가족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하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교사는 학교에 유서를 남긴 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유서에는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과 함께 억울함을 호소하는 문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교사의 휴대전화에서는 학생 가족과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과 압박이 교사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지만,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해 학생 가족에 대한 내사를 진행한 뒤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종결했다.
유족은 경찰 판단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올해 1월 사학연금공단은 교사의 사망이 직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해 순직을 인정했다.
순직 인정은 형사책임을 판단하는 절차와는 별개다. 공무 수행 과정에서 받은 정신적·신체적 부담이 사망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산업재해와 유사한 개념으로 순직이 인정될 수 있다.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해당 사건을 다시 조명하면서 당시 상황이 알려졌고, 유족은 학생 가족으로부터 지금까지 사과나 위로의 말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제작진이 학생 가족을 찾아 당시 입장을 묻자 학생 가족은 경찰 신고 의사를 밝히며 취재를 거부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제2의 서이초 사건'으로 부르는 이유가 있다.
학생 생활지도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던 교사가 민원과 갈등 속에서 심리적 부담을 홀로 감당해야 했다는 점이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 사건 이후 교육계에서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와 악성 민원을 구분하는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이 학생 안전과 생활지도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했음에도 민원이나 법적 분쟁을 우려해 적극적인 지도를 하지 못하는 이른바 '교육 위축' 현상도 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 대책을 잇달아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통해 교사가 수업 방해, 폭력, 흡연, 무단이탈 등 학생의 문제행동에 대해 일정 범위 안에서 생활지도를 할 수 있는 기준을 구체화했다.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하면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통해 피해 교사를 지원하고, 심리상담과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도 확대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마련됐더라도 실제 민원이 발생했을 때 학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교사를 보호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09 또는 자살예방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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