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한 냉동밥은 잊으라… '불맛' 입힌 솥밥이 떴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연출) / 동원F&B

집에서 솥밥을 지어 먹어본 사람은 안다. 쌀 씻고, 육수 만들고, 뜸 들이고,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까지 긁어내느라 들이는 품이 여간 아니다. 동원F&B가 집에서도 간편하게 솥밥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 3종이다.

내세우는 건 400℃ 직화다. 밥 표면을 불로 직접 그슬려 불향을 입히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냉동밥 하면 으레 떠오르는 눅눅하고 뭉친 식감 대신 갓 볶아낸 듯한 고슬고슬함을 노렸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 3종(연출) / 동원F&B

여기서 잠깐. 솥밥이 맛있는 데는 화학적인 이유가 있다. 밥을 지을 때 솥 안은 물이 끓는 100℃에 머문다. 이 온도에서는 아무리 오래 둬도 밥알이 노릇해지지 않는다. 그런데 밥알이 물을 빨아들이고 남은 물기가 증기로 날아가 솥 바닥이 마르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바닥 온도가 100℃를 훌쩍 넘어서면서 이른바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난다. 쌀의 전분(당)과 아미노산이 고온에서 만나 갈색 색소인 멜라노이딘을 만들고, 구운 곡물이나 팝콘, 헤이즐넛을 닮은 고소한 향을 뿜어낸다. 솥 바닥의 누룽지, 스테이크 겉면의 노릇한 껍질이 모두 같은 반응의 산물이다. 이 반응은 1912년 루이 카미유 마이야르라는 프랑스 화학자가 처음 보고해 그의 이름이 붙었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 / 동원F&B

냉동밥이 밍밍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서 갈린다. 데우기만 한 밥은 100℃ 언저리에 머물러 이 갈변 반응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불맛이 없는 것이다. 400℃ 직화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밥 표면을 순간적으로 바짝 가열해 마이야르 반응을 강제로 끌어내고, 집에서 솥밥을 눌러 지을 때 나는 그 향을 흉내 내겠다는 설계다.

밥 자체도 손을 댔다. 100% 국내산 쌀을 물이 아니라 다시마와 무를 우린 육수로 지어 밑간부터 감칠맛을 잡았다. 지은 밥은 360도로 도는 웍에 넣고 볶아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게 흩뜨렸다. 회사 측은 뭉치는 식감이라는 냉동밥의 오랜 약점을 풀려고 가마솥 조리법을 웍 방식으로 옮겨 왔다고 설명했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 / 동원F&B

3종은 재료 성격을 갈라 구성됐다. '문어 톳 솥밥'은 쫄깃한 문어와 톳으로 씹는 맛과 바다 향을 살렸는데, 뜨거운 육수나 녹차를 부어 오차즈케처럼 말아 먹어도 된다. '쌈장고기 고사리 솥밥'은 불향 입힌 돼지고기에 고사리와 쌈장을 더한 밥집 스타일이고, '갈릭버터 스테이크 솥밥'은 소고기에 버터와 마늘 풍미를 얹어 양식 쪽으로 방향을 튼 조합이다.

냉동밥은 원래 새우볶음밥, 김치볶음밥처럼 값싸고 무난한 한 끼가 시장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1인가구나 2인 가구가 늘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나물밥, 비빔밥, 영양밥으로 품목이 넓어졌다. 통계청 기준 2023년 1인 가구는 전체의 35.5%에 이른다. 냉장고에 사흘치만 채워 두고 필요할 때 한 봉씩 꺼내 먹는 소비가 자리 잡으면서 값이 조금 나가더라도 제대로 된 한 끼를 원하는 수요가 솥밥 같은 프리미엄 냉동밥을 끌어올렸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 / 동원F&B

간편함도 챙겼다. 1인분씩 따로 포장해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쓸 수 있고 해동 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3분만 돌리면 끝난다. 프라이팬에 볶아 먹고 싶다면 식용유를 두를 필요도 없다. 제조 단계에서 밥알 표면에 기름을 얇게 입혀 놔 그냥 팬에 올려 노릇하게 지지면 누룽지 식감까지 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렇게 팬에 한 번 더 지지면 앞서 말한 마이야르 반응이 집 주방에서 다시 한 번 일어나는 셈이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직화 설비를 들인 진천 제2사업장에서 생산된다. 동원F&B는 이 설비를 앞세워 주먹밥을 비롯한 가정간편식 제품군을 계속 늘려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반 비빔드밥 솥밥' 3종은 420g(210g 2봉) 기준 7980원이다. 전국 대형마트와 할인점, 주요 온라인몰에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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