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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정신건강 수준이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는 해외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사에서는 일본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고, 한국이 그 뒤를 이어 두 번째로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로 분류됐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지난 23일(현지시각) 글로벌 보험사 AXA와 시장조사업체 입소스(Ipsos)가 세계 주요 18개국 성인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 수준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일본이었다.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정신적 웰빙 수준이 낮은 국가로 조사됐다. 이어 영국이 세 번째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성인 3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약 30%는 우울감과 불안, 만성적인 스트레스 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영국보다도 정신건강 상태가 더 좋지 않은 국가로 분류됐다.
이번 조사는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정신건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근 우울감이나 불안, 스트레스 등을 얼마나 경험했는지 등을 질문한 뒤 이를 종합해 국가별 정신적 웰빙 지수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면 정신건강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는 태국으로 나타났다. 이어 스위스가 뒤를 이었으며 미국은 조사 대상 18개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정신건강 수준이 높은 국가로 분류됐다.
이번 결과는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지적받아 온 높은 스트레스와 경쟁 환경, 장시간 노동, 사회적 고립 등의 문제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조사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주관적 평가인 만큼 국가별 문화 차이나 응답 성향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건강을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모두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마음이 무너지면 몸도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우리 몸에서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처음에는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고 면역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심혈관질환과 비만, 당뇨병, 소화기 질환, 만성 통증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수면도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다. 불안과 우울감이 지속되면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피로를 악화시키며 감정 조절 능력까지 저하시킨다. 결국 스트레스가 불면을 만들고, 불면이 다시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정신건강은 인간관계와 직장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우울감이 심해지면 의욕이 떨어지고 사소한 일도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 불안이 지속되면 업무 집중력이 감소하고 실수가 늘어나며 대인관계도 위축되기 쉽다. 심한 경우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신체적인 이상 신호로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두통과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 심장 두근거림, 복통, 소화불량, 목과 어깨 통증 등이 반복된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 상당수는 처음에는 신체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질환은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뇌 기능과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의학적 질환이다. 따라서 "참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거나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된다"는 인식은 오히려 치료 시기를 늦출 수 있다.

특히 우울증은 조기에 치료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다. 수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거나 평소 즐겁던 일에 흥미를 잃고 식욕이나 수면에 변화가 생기며 극심한 피로감, 자책감, 집중력 저하가 이어진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불안장애 역시 이유 없이 심장이 뛰거나 숨이 차고 공황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과 균형 잡힌 식사, 주 3~5회의 적절한 운동은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혼자 문제를 감당하려 하지 않는 것도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요소다. 스마트폰과 SNS 사용 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는 것처럼 마음이 힘들 때도 치료를 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도 필요하다. 정신건강은 개인의 행복뿐 아니라 학업과 직장생활, 가족관계, 신체 건강, 삶의 질까지 모두 연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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