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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피땀 흘려 자식들을 키워내고 은퇴해도, 정작 내 노후를 끝까지 지켜줄 사람이 자식이 아니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요즘 노년층이 처한 현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자녀 세대 역시 팍팍한 살림살이에 치여 부모의 노후까지 온전히 짊어지기엔 어깨가 이미 무겁기 때문이다.

결국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아, 노후에 내가 진짜로 의지할 사람은 결국 이 사람이었구나" 하고 뒤늦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자식도, 배우자도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를 믿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함이 앞서기 마련이다.
막연한 효도나 가족의 희생을 기대하기보다, 내 삶을 유쾌하고 당당하게 만들어 줄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장소에서 외롭지 않게 나이 들어갈 수 있는지 그 현실적인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신체적 건강이 가장 큰 자산이다. 통장 잔고의 크기보다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화장실에 가고 밥을 먹으며 산책할 수 있느냐'가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자식이나 간병인에게 내 몸을 완전히 맡기게 되는 순간, 인간으로서 느끼는 자존감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끝까지 쥐고 있어야 하는 경제적 주도권이다. 자식이 사업을 한다거나 집을 산다고 해서 가진 재산을 너무 일찍 넘겨준 부모와, 작더라도 다달이 나오는 연금을 쥐고 자기 재산을 직접 관리하는 부모의 후는 천지 차이다. 스스로 쓸 수 있는 돈이 있어야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눈치를 보지 않고 대등하게 대화할 수 있으며, 자기 삶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셋째, 홀로 서는 정서적 독립이다. "자식이 왜 자주 안 찾아올까", "배우자가 왜 내 마음을 안 알아줄까" 하고 남에게 서운함을 느끼며 기대를 거는 삶은 외로움만 키운다. 혼자서도 식사를 맛있게 챙겨 먹고, 소소한 취미를 즐기며 하루를 보람 있게 채울 수 있는 정서적 자립이 이루어져야 노년기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멀리 사는 자식은 효자라 할지라도 내가 갑자기 넘어지거나 밤중에 몸이 아플 때 즉각 달려오기 어렵다. 그 순간 나를 발견해주고 119에 연락해 주며 약을 사다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옆집 이웃이나 매일 만나는 동네 주민이다. 실제로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주는 사람은 이웃이나 지역 복지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너무 가깝고 의무감이 강한 혈연관계는 때로 말 한마디에 상처를 주고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복지관이나 문화센터, 동네 운동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날씨 이야기나 건강 정보, 소소한 일상을 주고받는 이런 '느슨한 관계'가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강력한 약이 된다.

첫째, 오랜 시간 살아온 '익숙한 내 집과 동네'다. 갑자기 낯선 시골로 귀농을 가거나 익숙지 않은 곳으로 이사하는 것보다, 내가 수십 년간 걸어온 골목길, 자주 가던 슈퍼마켓, 단골 병원이 있는 동네에 그대로 머무는 것 자체가 마음의 엄청난 안정을 준다.
둘째, 언제든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는 '제3의 공간'이다. 집이나 일터가 아닌,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편하게 앉아 사람 구경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공장소를 말한다. 동네 복지관, 도서관, 가까운 공원, 체육센터, 소박한 동네 카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노년의 무기력증을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다.
셋째, 걸어서 갈 수 있는 '의료 및 편의 시설'이다. 나이가 들수록 대형 병원이나 의원, 약국, 대중교통이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한다. 젊을 때는 공기 좋은 시골이 좋아 보일지 몰라도, 나이가 들면 언제든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인프라가 갖춰진 환경이 물리적으로 가장 안전한 의지처가 된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을 넘어선다. 일터라는 공간으로 출근하고 그곳에서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나도 아직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다"라는 자존감을 얻게 된다. 이는 우울증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홀로 사는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지자체별로 돌봄 인형을 지급하거나, 응급상황을 감지하는 센서 설치, 복지사의 정기 방문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안전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을 두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마음으로 홀로서기를 도전해야 한다.자식의 연락이나 방문에 목을 매지 말고, 나만의 하루 일과를 스스로 계획하고 즐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한 내 몸은 내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매일 조금씩이라도 근력 운동을 하고 건강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새로운 동네 친구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학연이나 지연에만 매달리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취미나 봉사활동을 통해 동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편안한 사람들을 사귀어야 한다.
나에게 맞는 주거 환경을 스스로 깨닫고,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서도 문턱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집안 환경을 안전하게 바꾸고, 병원과 마트가 가까운 생활권에 정착해야 한다.
노후에 나를 끝까지 지켜주는 것은 대단한 재산이나 큰 성공이 아니다. 건강하게 잘 움직이는 '나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매일 반갑게 인사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이웃과 익숙한 공간'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외롭지 않고 존엄한 노년의 삶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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