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런던 제쳤다… '글로벌 MZ가 가장 좋아하는 곳' 5년 연속 1위 차지한 한국 도시

궁궐과 유적지를 둘러보던 관람형 관광 대신, 성수동 팝업스토어를 찾고 동묘에서 빈티지 옷을 고르는 여행이 서울을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놨다.

서울 야경 자료사진. / Wirestock Creators-shutterstock.com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미국 여행 전문지 '트래지 트래블(Trazee Travel)'이 주관한 '2026 더 트래지스(The Trazees)' 시상식에서 서울이 '글로벌 MZ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Favorite Worldwide City)' 부문 1위에 뽑혔다고 2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다.

이번 수상으로 서울은 조사가 시작된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정상을 지키게 됐다. 이 매체는 5년 연속 수상한 도시에 별도로 '퀸트 스테이터스'라는 특별상을 수여하는데, 국내 도시가 이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 트래지스'는 세계적 마이스(MICE) 전문매체 '글로벌 트래블러'의 모회사 '에프엑스익스프레스 퍼블리케이션스'가 주최하며, 여행지·호텔·관광 도시 등 부문별 수상자를 매년 독자 투표로 가린다. 지난해 시상식에는 25~40세, 평균 연봉 약 21만달러(약 2억8000만원)에 달하는 북미권 MZ세대 등 80만482명이 표를 던졌다. 아일랜드 더블린(2위), 홍콩(3위), 영국 런던(4위), 그리스 아테네(5위)가 서울 뒤를 이었다.

명동 대신 성수동, 남산 대신 청계천

서울시가 이런 평가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이 실제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 변화다. 서울AI재단이 서울 주요 명소 16곳의 외국인 유동인구를 이동통신사 데이터와 구글맵 리뷰로 분석한 결과, 외국인 일평균 유동인구는 여전히 명동(10만910명)이 가장 많았고 N서울타워(5만7370명), 삼성역·코엑스(4만6813명), 강남역(4만1210명), 홍대 일대(4만213명)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방문객이 늘어나는 속도는 전통 명소가 아닌 곳에서 가장 가팔랐다. 증가율 1위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12.1%)였고, 홍대 일대·낙산공원(각 10.5%), 광장시장(10.4%), 관악산(10.0%)이 뒤를 이었다.

전국 대부분에 열대야주의보가 내려진 27일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연합뉴스

변화는 상권 지도에서도 뚜렷하다. 2017년과 지난해 데이터를 비교한 서울관광재단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쇼핑 성지로 꼽히던 동대문 방문객은 시간당 4194명에서 2746명으로 줄었다. 반면 서울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성수동은 시간당 방문객이 93명에서 2257명으로 24배 폭증했다. 롯데월드가 있는 잠실 상권은 2382명에서 3901명으로 64% 늘었고, 홍대·신촌은 3854명에서 4794명으로 늘며 순위가 3위로 올라섰다. 청계천 방문객도 시간당 943명에서 1242명으로, 여의도·반포 한강공원은 2046명에서 2673명으로 각각 30% 넘게 증가했다. 동대문 전체 방문객은 줄었지만, 그 안에 있는 광장시장의 시간당 외국인 방문객은 387명에서 806명으로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유동인구 대비 외국인 비중을 보면 N서울타워가 55.7%로 가장 높았고, 명동도 47.1%에 달했다. 남대문시장(28.0%), 삼성역·코엑스(26.4%), DDP(19.6%)도 외국인 비중이 높은 곳으로 조사됐다.

나라별로 다른 취향… 등산까지 관광 콘텐츠로

국가별 선호도 차이도 뚜렷했다. 경복궁과 북촌한옥마을 등 역사문화 명소는 베트남·필리핀·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많이 찾았고, 명동과 남대문시장, 광장시장 같은 쇼핑 명소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 비중이 높았다. 서울숲·성수동은 아메리카 지역 관광객이, 북촌한옥마을은 유럽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많이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등산도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북한산·북악산·관악산·아차산 등 서울의 대표 산 4곳의 등산로 유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일평균 외국인 유동인구는 북한산이 4015명으로 가장 많았고 북악산(2169명), 관악산(1192명), 아차산(729명) 순이었다.

외국인, 서울에서 쓴 돈 5조원

체험형 관광은 실제 소비로도 이어지고 있다. 명동에서 쇼핑을 하고 강남에서 피부 시술을 받는 식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에서 쓴 돈은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하반기 '야간경제 활성화'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밤까지 늘리고, 의료관광·마이스·프리미엄 관광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울이 국제 무대에서 받은 인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여행플랫폼 트립어드바이저는 서울을 '나홀로 여행하기 좋은 도시' 1위로 꼽았고, 글로벌 트래블러는 서울을 '최고의 마이스 도시'로 10년 연속 선정했다. 국제협회연합(UIA)이 집계하는 국제회의 개최 건수 기준으로도 서울은 아시아 1위, 세계 3위에 올라 있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서울관광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며 "하반기에는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지역상권과 더욱 긴밀하게 연계해 관광객이 서울 곳곳을 즐기고, 그 효과가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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