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관광객 역대급에… 인천공항 입국심사대 대기 1시간 넘어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인천공항 입국심사대 앞은 그 어느 때보다 붐비고 있다. 벨트형 차단봉으로 설치된 총 10열의 대기선 밖까지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였다. 현장에는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과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안내 인력이 서너 명 배치됐지만, 외국인 승객이 한 번에 많게는 300~400명씩 몰리면서 대기선 입구 쪽은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휴가철을 맞아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연합뉴스

입국 심사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실제 이날 낮 12시쯤 입국심사대 앞에 도착한 외국인 승객은 오후 1시 20분이 넘어서야 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입국 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올해 설 연휴(2월 16~18일)에 외국인이 입국하는 데 걸린 시간이 길게는 1시간 54분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입국 대기시간을 45분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 같은 혼잡이 빚어지는 이유는 외국인 방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3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3만8,36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3만8,501명보다 22.2%(36만9,719명) 늘었다. 1~6월 누적 외국인 입국자 수도 1,104만8,3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5만4,382명보다 20.6%(189만3,943명) 증가했다. 여름휴가철인 7, 8월에는 증가세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이용객 패턴을 분석한 결과,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는 설·추석 연휴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외국인 방한 수요는 7, 8월에 늘어났다"며 "이로 인한 공항 혼잡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입국심사대의 낮은 가동률도 혼잡을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달 31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서편 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 20개 중 11개만 운영됐다. 내국인 전용 심사대도 교통약자 등 출입국 우대·자동심사대 이용자용 심사대를 포함해 절반(10개 중 5개)만 문을 열었다.

법무부는 입국심사대 가동률을 올려 입국장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심사 인력을 늘리기로 했지만, 실제 현장 배치는 연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정원은 이달 11일 자로 853명에서 994명으로 141명 늘어나지만, 교육 등을 거쳐 현장에 배치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 측은 "최근 하루 22만~24만 명의 출입국객이 몰리고 유·아동을 동반한 외국인 승객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부 혼잡이 빚어지고 있다"며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심사부서뿐 아니라 지원부서 인력까지 동원해 입국심사대를 최대한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6년 1~5월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871만6,791명으로 전년 대비 21.0% 늘었는데, 이는 2023년(전년 대비 245.0% 성장), 2024년(48.4% 성장), 2025년(15.7% 성장)에 이어 계속 이어지는 성장세다. 올해는 6월 3주 만에 방한 외국인이 1,000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빠른 속도다.

성장을 이끈 요인으로는 우선 원화 약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한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24년 1월과 비교해 2026년 5월 기준 원·대만달러 환율은 11.5%, 원·달러 환율은 12.6%, 원·유로 환율은 20.5% 각각 상승했는데, 이는 미국·유럽·대만 관광객의 한국 내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케이(K)-콘텐츠의 영향력도 크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 사상 최대 방한 실적의 배경으로 케이팝과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 확산과 관광업계의 현장 중심 유치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으며, 2026년 3월 광화문에서 열린 BTS 콘서트는 외국인 방문 비중이 44.7%에 달해 대형 공연이 숙박·교통·쇼핑·식음료 소비까지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외국인의 한국 호감도가 관련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결과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비자 정책도 한몫했다. 복수비자 발급 대상 확대 등 정부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케이-컬처 인기와 맞물리면서 방한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단체관광 무비자 시행과 항공 노선 회복, 반대로 일본 방문 수요가 위축된 점 역시 한국행 수요를 밀어올린 요인으로 제시됐다.

관광객의 발길도 서울·부산·제주에서 벗어나 넓어지고 있다. 한 관광 플랫폼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은 서울·부산·제주 중심에서 벗어나 지방 도시로 이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방 여행 상품 이용과 조회 수도 크게 늘었다.

다만 시장별로 온도 차는 있다. 2026년 방한 중국인은 671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22.6% 늘어난 것으로 전망됐지만, 2016년 806만8,000명과 비교하면 아직 83.3% 수준에 머무르는 등 완전한 회복 단계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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