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물고기 아니다... 딱 6개월간 하루 2시간씩 일해서 연간 5000만원 부수입

내수면 양식으로 어지간한 직장인의 연봉을 가외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농민이 소개됐다. 이 농민이 키우는 수산물이 일반 물고기가 아니라 자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모은다.

자라 / ‘귀농TIME’ 유튜브 채널

‘보성 자투리땅에서 자라 키워 연 매출 1억 버는 50대’란 제목의 영상이 ‘귀농TIME’ 유튜브 채널에 최근 올라왔다. 전남 보성군에서 13년째 자라를 키우는 김주형 봉강자라팜 대표가 등장하는 영상이다.

김 대표는 자투리땅을 이용해 자라를 키우며 본업인 농사 외에 안정적인 수입원을 마련했다. 하루 두세 시간 투자해 연 매출 1억 원을 올린다. 유지비를 제외한 순수익이 5000만 원 안팎이나 된다. '귀어 틈새창업'으로 쏠쏠한 부수입을 올리는 셈이다.

자라는 거북목 자라과에 속하는 민물 파충류다. 딱딱한 등딱지를 두른 여느 거북과 달리 등껍질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몸이 납작해 강바닥 개흙 속에 몸을 숨기기 좋고, 대롱처럼 길게 뻗은 주둥이만 물 밖으로 내밀어 숨을 쉰다. 낮에는 진흙에 파고들어 있다가 밤에 움직이는 야행성이다. 성질은 지독하게 사납다. 무는 힘이 세고 한 번 물면 좀처럼 놓지 않난다. 낚시꾼들이 바늘을 뺄 때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로 꼽힌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한국 하천에 자생하는 토종 자라는 멸종위기 탓에 잡는 것도 먹는 것도 금지돼 있어 식탁에 오르는 자라는 모두 양식산이다.

사납지만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맛과 몸값에 있다. 자라는 예부터 맛이 좋고 몸을 보한다고 알려진 대표적 보양식 재료다. 자라와 닭을 함께 끓이는 용봉탕이 대표적이다. 자라를 용에 닭을 봉황에 빗대 붙은 이름이다. 오래 끓이면 질긴 육질이 부드럽게 풀리고 국물이 진하게 우러난다. 영양 면에서도 고단백 식품으로 꼽힌다.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콜라겐, 칼슘·철·아연 같은 미네랄과 비타민이 두루 함유돼 체력 회복과 원기 보충을 목적으로 찾는 이가 많다고 전해진다.

자라들이 사료를 먹는 모습. / ‘귀농TIME’ 유튜브 채널

김 대표의 양식장 앞에 서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물 위로 고개를 내민 자라들이다. 겁 없이 등딱지를 말리며 볕을 쬐는 녀석들이다. 지붕 없는 노지에서 굳이 볕을 쬐는 건 자외선으로 등딱지의 균을 없애기 위해서라고 한다.

양식장은 노지와 하우스로 나뉜다. 노지는 다시 두 칸으로 갈라 오른쪽엔 산란용 어미를, 왼쪽엔 수컷만 따로 모았다. 암수를 섞어 두면 사달이 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비율이 맞지 않으면 수컷들이 암컷을 물어뜯어 폐사가 일어난다"며 암수를 9대 1로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어미 자라는 약 1000마리. 한 마리가 한 번에 15~20개씩 알을 낳고 한 해 서너 차례 산란하는 만큼, 어미가 1000마리면 연간 6만 개가량의 알을 얻는 셈이다. 6월이면 어미가 산란장 모래에 구멍을 파 알을 낳고 다시 덮는다. 이 알을 부화장으로 옮겨 인공 부화하는데, 상자에 넣고 45일이 지나면 안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 뚜껑을 열어 주면 새끼들이 알아서 물로 기어 나온다.

수온이 15도 아래로 떨어지는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 다섯 달가량, 자라는 개흙 속에서 동면한다. 취재 당시 측정한 수온은 17.76도였다. 반면 새끼는 하우스에서 30도를 맞춰 키운다. 김 대표는 "온도를 30도로 유지하면 노지보다 한 달 반 정도 먹이 활동 기간이 길어져 성장이 빨라진다"고 했다. 암수는 꽁지 길이로 가른다. 꽁지가 길게 나온 것이 수컷, 짧아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암컷이다.

키우는 일만큼이나 지키는 일이 만만치 않다. 최대 천적은 수달이다. 김 대표는 "수달이 한 번 들어오면 자라의 씨를 말린다"라며 담장 없이 자라를 양식하면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먹이는 천연 한방 사료를 쓰는데, 값이 올라 한 포에 8만 원까지 뛰었다. 많이 먹을 때는 하루 두 포대가 들어간다. 김 대표는 사료값으로만 한 해 2000만 원, 기타 비용까지 더하면 3000만 원가량이 나간다고 했다. 사료를 물에 개어 떡밥처럼 뭉쳐 주는 것도 노하우다. 잔량을 남기지 않아 물을 깨끗이 유지하기 위해서다.

양식장 규모는 크지 않다. 수조 15개 규모이고 전체가 360평에 이른다. 김 대표는 "집중적으로 키우는 시간은 1년에 여섯 달이고 하루 두세 시간이면 되니 농사를 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자라 양식을 본업인 농사와 병행하고 있다.

자라 / ‘귀농TIME’ 유튜브 채널

판로는 SNS에서 나온다. 가장 큰 비중은 지방자치단체 방류 사업이다. 군 단위에서는 5000~6000마리, 광역 단위에서는 1만~1만5000마리가 나가고, 금액으로는 각각 2000만 원, 4000만 원 수준이다. 사찰 방생 행사와 건강원 도매, 김 대표가 직접 운영하는 용봉탕 식당도 판로다. 애완용 주문도 들어오지만 김 대표는 "돈이 안 돼 그리 반갑지는 않다"고 했다. 김 대표는 블로그와 유튜브, 페이스북을 함께 돌려 노출을 늘린다며 "이런 SNS 채널을 활용하지 않았더라면 귀어에 실패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갔을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잘 키워도 알리지 않으면 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초기 투자 1억 원으로 시작한 김 대표는 최종 3억5000만 원까지 넣었다. 투자금은 13년 만에 회수했다. 김 대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만 6, 7년이 걸린다며 "많이 벌 생각을 했더라면 벌써 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에게는 절대 권하지 않는다"면서 규모를 키우지 말고 작은 크기부터 직접 산란과 부화를 거치며 길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라 양식이 청년에게도 해 볼 만한 일이라고 보면서도 자라 하나만 붙들기보다 민물새우나 관상어처럼 함께 키울 어종을 곁들여 시장을 넓히라고 권했다. 그러면서 "비단 자라뿐 아니라 어떤 품목이든 세상에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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