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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도는 데 몇 분 안 걸립니다”… 붉은 배롱나무 꽃 가득한 200m 한국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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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이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으로 들끓는 가운데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도 시원한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정체는 ‘구름 위의 땅’으로 불리는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안반데기다. 평균 해발고도 1100m가 넘는 이곳은 6일 기온이 26∼28도 안팎에 머물렀다. 시원한 고원 바람과 초록빛 채소밭이 어우러지면서 폭염을 피해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 낮 안반데기를 찾은 30대 남녀 피서객은 서울에서 차를 타고 이곳을 찾았다. 이들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차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모두 열어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온통 초록빛인 채소밭 풍경에 눈과 마음마저 시원하다”며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같은 날 오전 11시를 기해 춘천과 홍천 등 강원 일부 지역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는 등 도심에서는 견디기 힘든 찜통더위가 이어졌다. 반면 안반데기의 기온은 26∼28도 안팎을 유지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고원의 바람에 가끔 밀려오는 구름과 안개가 뜨거운 햇볕을 가렸다. 안반데기 카페 앞 주차장과 인근 공터에는 시원한 바람을 찾아온 차량 1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어머니를 모시고 안반데기를 찾은 김 모(45) 씨는 “채소밭 사이로 난 도로에 차량 통행이 잦지 않아 배추밭과 풍력발전기를 구경하며 산책했다”며 “어머니와 걷기에도 꽤 덥지 않고 딱 좋았다”고 전했다.

안반데기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단지다. 약 200만㎡에 이르는 드넓은 채소밭은 요즘 온통 연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배추와 양배추가 자라는 밭 사이에서는 대형 풍력발전기가 ‘윙윙’ 소리를 내며 쉼 없이 돌아간다. 탁 트인 고원의 풍경과 쾌적한 기온이 어우러지면서 안반데기는 알음알음 알려진 여름철 피서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안반데기 고랭지 배추 생산 단지는 여름철 국내 배추 공급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출하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여름 피서지뿐 아니라 사계절 관광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계절마다 펼쳐지는 드넓은 초록 대지는 물론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장소로 이름을 알렸다.
배추밭을 배경으로 떠오르는 일출을 담을 수 있는 촬영 명소로도 유명하다. 겨울에는 고원 전체가 하얀 눈으로 뒤덮이면서 설경을 감상하려는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안반데기는 한국전쟁 이후인 1965년부터 화전민들이 미국 원조 양곡을 받으며 개간하기 시작한 곳이다. 척박한 고원에 밭을 일구며 살아온 화전민들의 고단한 삶과 애환, 문화와 역사가 남아 있다.
‘안반데기’라는 이름도 독특한 지형에서 비롯됐다. 떡메로 떡을 칠 때 밑에 받치는 ‘안반’처럼 지형이 우묵하면서도 넓고 평평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랜 개간을 거쳐 형성된 광활한 채소밭과 대형 풍력발전기는 다른 지역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해발 1100m가 넘는 고원 특유의 시원한 날씨가 더해지면서 극한폭염 속 진짜 피서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
안반데기를 방문할 때는 안전과 농작물 보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원지대 특성상 진입 도로가 매우 좁고 가파른 데다 주차 공간도 넉넉하지 않다.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에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어 서행 운전이 요구된다.
초록빛 채소밭은 관광객에게 멋진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농민들이 직접 재배하는 생업 현장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채소밭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농작물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방문 과정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되가져오는 것도 반드시 지켜야 할 에티켓이다.
안반데기가 20도대 기온을 유지하는 것과 달리 6일 수도권과 전남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9도 안팎까지 치솟는 극한 폭염이 이어졌다.
금요일인 7일까지 강한 폭염이 계속된 뒤 주말부터 기온이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더위가 완전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더위’에서 ‘심한 더위’로 바뀌는 정도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22∼27도, 낮 최고기온은 31∼39도로 예상된다. 토요일인 8일에는 아침 최저기온 22∼27도, 낮 최고기온 27∼36도를 기록하겠다. 9일에는 아침 21∼26도, 낮 26∼36도로 예보됐다.

8일에는 한반도 북쪽에 고기압, 남쪽에 태풍이 자리하면서 비교적 차가운 북동풍이 불어 들겠다. 동해안과 제주 산지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면서 기온도 소폭 내려갈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30∼80㎜,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 산지 20∼60㎜, 경북 남부 동해안 5∼40㎜, 제주 산지·중산간 5∼30㎜다.
제13호 태풍 ‘돌핀’은 한반도 상공을 덮은 고기압을 뚫지 못하고 중국 상하이 남쪽으로 향할 전망이다. 한반도 폭염을 직접 식혀주는 역할은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향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극심한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가능성이 많은 만큼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전방위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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