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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매대부터 패션·뷰티 코너까지, 올여름 유통가는 유독 붉은빛이다.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과일·채소를 찾아 즐기는 이른바 '제철코어' 흐름 속에서, 1990년대 후반~2000년대생 Z세대가 유독 반응한 품목이 바로 토마토다. 토마토에 자연스러운 멋을 뜻하는 놈코어(Normcore)를 합친 신조어 '토마토코어'는 이제 식음료(F&B)를 넘어 패션과 뷰티, 인테리어 소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스타그램에 토마토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글은 78만3000건에 달했다. 같은 여름 제철 과일인 복숭아(76만6000건)보다 많은 수치다. 사실 토마토코어라는 말은 제철코어라는 큰 흐름이 자리 잡기 전인 지난해 여름부터 이미 따로 쓰여왔을 만큼, 유행의 뿌리가 깊다.
가장 먼저 움직인 곳은 제과업계다. 크라운제과는 2004년 출시 이후 소프트캔디(츄잉캔디)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마이쮸'에 처음으로 채소 소재를 접목해 '마이쮸 토마토맛'을 내놨다. 딸기·포도맛으로 시작해 사과·복숭아, 애플망고, 캔털루프멜론 등으로 한정판 라인업을 넓혀온 마이쮸가 채소를 소재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CJ올리브영에서 사전 판매를 했는데, 일주일 만에 온라인몰 과자·초콜릿·디저트 카테고리 인기순·판매순 1위에 올랐고 일부 매장에서는 아예 품절됐다.
주류업계도 뛰어들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신선한 토마토의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담은 '진로토닉워터 토마토'를 내놨다. SNS에서 인기를 끄는 '토마토 하이볼'을 별다른 재료 없이 술과 섞기만 하면 만들 수 있는 믹서 제품으로, 얼음과 함께 그대로 마시면 토마토 에이드로도 즐길 수 있다. 100㎖당 4㎉ 미만의 제로 칼로리에 300㎖ 용량이라 캠핑이나 홈파티 등에 들고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토마토를 앞세운 제품이 잇따르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식물 기반 헬스케어 브랜드 '풀무원건강식물원'을 통해 '데일리 토마토 비타샷'을 내놨다. 유럽연합(EU) 유기농 인증을 받은 스페인 무르시아산 로마 품종 토마토 착즙액을 썼다는 점을 내세운다.
카페업계 경쟁도 뜨겁다. 할리스는 컬러 방울토마토를 얹은 '토마토 상큼 컵빙수'를 6800원에 내놨고, 이디야커피는 '생과일 토마토주스'를 신메뉴로 선보였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질세라 잇달아 가세했다. 컴포즈커피는 국내산 토마토와 꿀을 더해 자연스러운 단맛을 살린 '꿀 토마토 주스'를 3900원대 가격으로 출시했고, 메가MGC커피는 '멋쟁이 토마토 스무디'를, 바나프레소는 '토마토 빙수'를 각각 내놨다. 매년 여름 카페마다 컵빙수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팥이나 망고 같은 익숙한 재료 대신 토마토를 앞세운 메뉴가 늘어난 것 자체가 이번 여름의 특징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호텔 빙수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웨스틴 조선 서울은 그간 스테디셀러였던 애플망고빙수 대신, 유자청에 재운 컬러 방울토마토와 바질 소스, 루이보스 티 베이스를 더한 '시그니처 티 토마토 빙수'를 새로 선보였다. 고급 디저트 영역까지 토마토가 파고든 셈이다.

경기 광주에서는 매년 6월 열리는 '퇴촌토마토축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토마토 제철이 열리면서, 식음료업계의 관련 신제품 출시는 여름 내내 이어지는 모양새다.
토마토코어는 먹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SNS에는 토마토 모양의 네일아트와 키링, 크록스 전용 지비츠(Jibbitz) 인증샷이 꾸준히 올라온다. 토마토 꼭지 향을 낸 향수, 토마토 그래픽이 들어간 러그 같은 인테리어 소품도 함께 소비되고 있다. 최근에는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토마토를 소재로 한 캠페인을 선보이며 패션·뷰티 영역으로까지 옮겨붙었다. SNS에서는 "사과가 되지 말고 도마도가 돼라"는 북한 속담까지 다시 회자되고 있다. 겉과 속이 같은 솔직한 태도를 좋아하는 최근 정서와 맞아떨어지면서, 이 문구는 토마토코어를 상징하는 말처럼 쓰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철 재료로 계절을 온전히 즐기고 그 경험을 공유하려는 Z세대의 소비 성향이 토마토라는 익숙한 식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하게 만들었다"며 "식품을 넘어 패션·뷰티까지 번지는 만큼 당분간 관련 신제품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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