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에서 특이한 모양의 꽃게 발견... 외래종-토종 교잡종 가능성

기후 변화로 제주와 남해에 외래종인 아열대성 청색꽃게가 무더기로 자리 잡은 가운데 청색꽃게 수컷이 토종 꽃게 암컷과 짝짓기를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장면이 포착됐다. 이미 교잡종이 출현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유튜버 마초가 발견한 특이한 모습의 꽃게. 마초는 청색꽃게와 토종 꽃게 사이에 나온 교잡종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마초TV' 유튜브 영상 캡처

낚시·해루질 유튜브 채널 '마초TV'의 운영자 마초는 최근 '외래종인데 너무 맛있어서 싹쓸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제보를 받고 경남 거제도의 한 갯벌로 밤 해루질을 나선 그는 청색꽃게 수십 마리를 잡아 간장게장과 탕으로 요리하는 과정을 담았다.

영상에서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청색꽃게 수컷이 토종 꽃게 암컷을 붙들고 짝짓기를 시도하는 듯한 장면이었다. 마초는 "방금 신기한 걸 봤다"며 "청색꽃게 수컷이 토종 꽃게 암컷을 잡고 있더라. 짝짓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색꽃게와 우리 꽃게의 사이에서 교잡종이 나오면 뭐가 나올까"라며 궁금해했다.

유튜버 마초가 잡은 청색꽃게. / '마초TV'유튜브 영상 캡처

그런데 이런 의심이 실제로 잡은 꽃게에서 이어졌다. 마초는 잡은 개체 가운데 평소 보던 꽃게와 생김새가 다르고 보랏빛이 도는 녀석을 발견하고 "이게 교잡종 아니냐. 보라색 빛을 띠지 않느냐"고 했다. 동료가 일반 꽃게랑 좀 다르다고 하자 마초는 "이런 게 교잡종 아닐까 싶다"고 했다. 다만 그는 "나는 이쪽으로 과학적으로는 잘 모른다.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교잡종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그는 "청색꽃게랑 토종 꽃게가 비슷한 DNA를 갖고 있을 테니 교잡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초는 청색꽃게와 토종 꽃게를 나란히 두고 생김새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청색꽃게는 다리가 파랗고 수컷은 색이 훨씬 화려하다"며 "우리 토종 꽃게는 뒷다리 부분만 살짝 푸른 정도인데 청색꽃게는 확실히 파랗다"고 설명했다. 또 "청색꽃게가 토종 꽃게보다 다리가 훨씬 길고, 살도 더 단단하다"며 "영역 다툼을 하면 청색꽃게가 이길 것 같다"고 했다.

유튜버 마초가 발견한 특이한 모습의 꽃게. 마초는 청색꽃게와 토종 꽃게 사이에 나온 교잡종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마초TV' 유튜브 영상 캡처

청색꽃게는 본래 인도양과 남태평양 등 따뜻한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종이다. 태평양 전역에 걸쳐 일본과 대만 연근해, 동남아 해역 등지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과거 제주 연안에서는 이 종이 간간이 발견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제주 해역에서 청색꽃게가 다량으로 출현함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 아열대수산연구소가 경제적 가치 등 사업화 기초 분석에 착수했을 정도다. 지난해 어획 빈도가 크게 늘었고, 북촌·김녕·성산 등 제주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수 잡히다가 북부인 도두·용담과 남부인 중문·강정에서도 포획되고 있다.

출현 지역과 시기가 확장되는 배경으로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지목된다. 마초 역시 영상에서 청색꽃게의 유입 경로를 두고 "수온이 많이 따뜻해졌으니 자연적으로 왔을 수도 있고, 큰 배의 평형수(밸러스트수)에 실려 들어왔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이 종이 이미 국내에 토착화하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마초는 3년 전 거제도 해상에서 스킨스쿠버들의 제보를 받고 청색꽃게를 처음 잡았던 경험을 소개하며 "그때 이후 3년 정도 지났는데 제주도 앞바다를 다 뒤덮었다. 모래만 있으면 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이걸 외래종이라고 취급할 필요가 없다. 이미 토착이 됐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에도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청색꽃게는 현재 외래종으로 분류돼 별도의 포획 규제가 없다. 토종 꽃게가 6.4㎝ 이하 금지 체장과 연중 포란(알을 밴 개체) 채취 금지 등의 규정을 적용받는 것과 달리, 청색꽃게는 크기나 포란 여부와 관계없이 잡을 수 있다. 마초는 "퇴치를 목적으로 왔기 때문에 알 밴 개체도 다 가져간다"며 "얘가 알을 낳으면 얼마나 많이 낳겠느냐. 퇴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래종 꽃게는 이미 지역 특산물로까지 자리를 잡았다. 부산에서 '청게'로 알려진 톱날꽃게 역시 한국에 들어온 외래종이지만 금어기가 정해질 정도로 정착해 지역 특산물이 됐다. 마초도 이를 언급하며 "부산 청게처럼 청색꽃게도 특산물이 될 것 같다. 맛이 꽃게랑 다를 게 없다"고 했다.

맛에 대해 마초는 대체로 후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간장게장에 대해 "살이 땡땡하고 간이 살 안쪽까지 적당히 뱄다"고 했고, 함께 출연한 동료도 "일반 간장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거들었다. 다만 탕에 대해선 "꽃게탕보다 진한 맛이 좀 없다. 된장을 한 숟갈 더 넣으면 된다"며 토종 꽃게와의 차이를 짚었다. 살이 단단한 점에 대해선 "청색꽃게 살이 꽃게보다 여물다. 다만 껍질이 단단해 이가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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