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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 간편하게 건강과 영양을 챙길 수 있는 ‘포장 샐러드’와 ‘샐러드 키트’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바쁜 아침이나 가벼운 저녁 식사 대용으로 씻어 나온 채소를 소비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식품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최소 9개 주에서 기생충 감염 질환인 ‘사이클로스포라증’ 집단 발생이 보고되면서 샐러드 키트와 포장 채소의 위생 관리에 다시금 강력한 경각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샐러드 키트가 비타민과 식이섬유 등을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훌륭한 건강식품임은 분명하지만 올바르게 보관하고 취급하지 않을 경우 식중독을 유발하는 다양한 병원체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기온과 습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여름철은 세균과 기생충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므로 샐러드와 같은 신선 농산물 관리는 물론 가정 내 식재료 조리 및 보관 전 과정에 걸친 철저한 위생 관리가 필요하다.
포장 샐러드에서 발견될 수 있는 대표적인 오염 물질로는 최근 미국 등지에서 문제를 일으킨 기생충 ‘사이클로스포라’가 꼽힌다. 신선 농산물이나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되는 기생충에 감염될 경우 인체 내에서 수주 동안 지속되는 극심한 설사, 복통, 메스꺼움, 근육통, 피로감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사이클로스포라 외에도 포장 채소에는 다양한 미생물학적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오염된 토양이나 물을 통해 상추 등에 묻는 병원성 대장균, 강한 전염성을 바탕으로 구토와 설사를 유발하는 노로바이러스, 발열과 심한 배탈을 동반하는 살모넬라균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주의해야 할 병원체는 ‘리스테리아균’이다. 대다수의 식중독균이 냉장 온도 시 증식을 멈추거나 둔화되는 것과 달리 리스테리아균은 0~4℃ 사이의 저온 냉장 환경에서도 파괴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식할 수 있다. 때문에 샐러드와 같이 가열하지 않고 냉장 보관 후 그대로 섭취하는 신선 식품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감염 시 유산이나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임신부 및 면역 저하자는 특히 경계해야 한다.
샐러드가 오염되는 경로는 농작물의 재배 단계부터 수확, 유통,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농작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오염된 관개용수를 사용하거나 병원체에 오염된 토양, 혹은 가축 분뇨 퇴비에 노출되면서 채소 표면에 균이 착착 들러붙을 수 있다. 수확 이후에도 세척, 절단, 포장 과정에서 작업장의 위생 관리가 미흡하거나 작업자의 손을 통해 교차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세척 시설의 작업대나 포장재 자체가 오염돼 있다면 병원체가 제품 전체로 옮겨갈 위험도 상존한다.

그렇다면 손질되지 않은 통상추보다 미리 잘라 포장한 샐러드 키트가 왜 식중독 위험에 더 취약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가공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식물 세포 손상’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다.
샐러드 키트는 공장에서 1차 세척을 거친 후 소비자 편의를 위해 채소를 잘게 절단한다. 절단 과정에서 잎채소의 식물 세포가 파괴되면서 내부의 영양분과 수분(즙)이 밖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만약 절단면에 미량의 세균이라도 존재한다면 식물 즙액에서 공급되는 영양분과 밀봉된 봉지 내부의 습도가 결합해 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반면 통상추는 바깥잎이 일부 오염되더라도 안쪽 잎은 외부 환경에 덜 노출되고 사람의 손을 덜 타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다. 다만 통상추 역시 먹기 전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지 않는다면 식중독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가들은 샐러드를 안전하게 섭취하기 위해 구매와 보관, 섭취 단계에서 몇 가지 핵심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

구매 단계에서는 제품을 선택할 때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포장 봉지가 찢어지거나 내부 가스 발생으로 부풀어 오른 제품, 잎이 무르고 액체가 고여 있는 제품은 피해야 한다.
구매 직후에는 반드시 4℃ 이하의 냉장 온도에서 보관하고 실온에 오랫동안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섭취 전에는 '세척 완료' 표시가 돼 있는 제품이라도 흐르는 찬물에 한 번 더 세척하는 것이 좋다.
다만, 물 세척만으로는 잎 표면에 강하게 부착된 사이클로스포라와 같은 기생충이나 일부 미생물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최선의 예방법은 초기 구매 상태와 저온 보관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다.
식중독 위험이 존재한다고 해서 샐러드 섭취를 무작정 피할 필요는 없다. 샐러드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현대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식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금치, 케일, 콜라드그린 등 일부 잎채소는 자를 때 나오는 즙에 대장균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샐러드 키트는 적절한 보관과 위생 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데 매우 좋은 선택"이라며 "식중독 위험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비자의 올바른 취급과 관리"라고 강조한다.
포장 샐러드뿐만 아니라 여름철 전체 식재료 관리에서도 식중독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가 필수다. 음식을 냉장 보관하거나 채소를 씻어 먹는 것만으로는 완벽히 막기 어려운 만큼 식재료 구입부터 조리, 보관까지 전 과정에 걸친 철저한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먼저 주방 기구는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분리해 사용해야 한다. 교차 오염이란 익히지 않은 식재료에 있던 세균이 도마, 칼, 조리자의 손 등을 통해 다른 식재료나 조리가 완료된 음식으로 옮겨가는 현상이다. 이를 막기 위해 육류, 어류, 채소용 칼과 도마를 각각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도마만 사용해야 한다면 세균 오염 위험이 적은 순서인 '채소 → 육류 → 어류' 순으로 손질하고 재료가 바뀌는 중간마다 세제로 도마와 칼을 깨끗이 세척·소독해야 한다.
또한 생닭이나 생선 등을 흐르는 물에 씻을 때 물방울이 튀면서 캠필로박터균 같은 병원성 균이 주변 조리 기구나 생채소로 옮겨갈 수 있으므로 세척 시 주변 음식을 치우고 작업 후에는 싱크대를 소독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가열과 안전한 해동법도 중요하다. 여름철 식중독균은 가열을 통해 대부분 사멸시킬 수 있다. 육류는 중심 온도가 75℃ 이상, 어패류는 85℃ 이상인 상태에서 최소 1분 이상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특히 장염비브리오균이나 패류독소 위험이 큰 여름철 어패류는 날것으로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냉동 재료를 해동할 때의 부주의도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 된다. 상온에 방치하거나 물에 담가 해동하면 식재료 표면 온도가 올라가 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해동 시에는 시간적 여유를 두고 냉장실에서 천천히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의 해동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관할 때는 조리가 완료된 음식은 냉장고 상단에 두고 핏물이나 즙이 떨어져 다른 음식을 오염시킬 수 있는 생고기나 생선은 밀폐 용기에 담아 하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냉장고에 음식을 너무 많이 채우면 냉기 순환이 방해돼 내부 온도가 상승하므로 전체 용량의 70% 이하만 채우는 '70% 규칙'을 지켜야 한다.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볼 때는 상온 보관이 가능한 공산품부터 시작해 채소·과일, 냉장·냉동식품, 마지막에 육류와 어패류를 구매해야 신선 식품이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야외로 나갈 때는 보온·보냉 가방이나 아이스박스를 활용하고 조리된 음식은 상온에서 2시간(30℃ 이상에서는 1시간) 이내에 섭취해야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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