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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얼음 위에 늘어선 활어와 좌판을 앞에 두고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망설여 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여름이 제철이라는 생선이라도 개체마다 살이 오른 정도가 제각각이어서 잘못 고르면 기름기 없는 밍밍한 회를 비싼 값에 먹기 쉽다.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씨가 유튜브 채널 '입질의추억TV'에서 8월에 고르면 실패가 적은 횟감과 수산물을 정리해 소개했다. '8월 수산시장 가기 전 필수 시청! 사면 망하는 생선 vs 무조건 사야 하는 생선'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김씨는 "제철이 아닌 생선은 개체마다 비육 상태가 제각각이라 기름기를 장담할 수 없다"며 "산지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지금 소개하는 것들 위주로만 골라도 실패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김씨가 8월 횟감으로 꼽은 어종은 쥐노래미와 문치가자미, 능성어 등 양식 바리류다. 여기에 여름 내내 기름이 잘 오르는 흑점줄전갱이와 잿방어, 부시리, 점농어, 벤자리, 붉바리, 돌돔, 긴꼬리벵에돔, 독가시치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흑점줄전갱이는 서울 노량진을 기준으로 1kg당 7만원에 이를 만큼 값이 오른 까닭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잿방어를 여러 어종과 함께 담은 모둠으로 사는 편이 낫다고 했다.
갑각류로는 블루킹크랩과 대게, 흰다리새우, 자연산 대하를, 연체류로는 살오징어와 돌문어, 한치를 추천했다. 대게는 러시아 마가단산이 여름에도 먹을 만하다고 했다. 조개류는 전복을 첫손에 꼽았다. 김씨는 "양식 전복 값이 역대급으로 떨어져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여름철 생굴은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삼배체굴이 아닌 이상 생굴을 함부로 드시면 큰일 난다"며 살아 있는 조개라도 회보다는 제대로 익혀 먹으라고 했다.
시장에서 직접 사기보다 전문점에서 먹는 편이 나은 것들도 짚었다. 대표적인 것이 민어다. 초복 무렵 노량진 도매가가 1kg당 7만원까지 치솟을 만큼 값이 비싼 생선이다. 김씨에 따르면 8월 민어는 가성비, 가심비가 말짱 꽝이다. 그는 "민어는 회 자체의 맛보다 여러 쌈채소와 밥, 반찬을 곁들일 때 씹을수록 감칠맛이 살아나는 횟감"이라며 전남 남도 지역의 민어 전문 식당에서 민어전·민어회·민어탕이 함께 나오는 한 상 차림으로 즐길 것을 권했다. 갯장어와 붕장어는 샤브샤브 전문점에서, 청어는 오마카세나 선술집의 초밥으로, 노랑가오리는 애탕·찜과 함께 한 상으로 먹을 때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반대로 7~8월에 피하라고 권한 횟감도 있다. 우선 요즘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참다랑어다. 김씨는 어획 할당량 탓에 국내 유통 여건이 넉넉지 않은 데다 여름에는 덜 자란 개체가 많아 방혈과 손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피 맛이나 철분 맛이 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산 우럭과 광어, 참돔도 여름에는 살이 물러 횟감으로 즐기기보다 조리를 권했다. 수온이 28도까지 오르는 여름에는 숙성이 잘되지 않는 반면 양식은 14~15도 안팎에서 수온을 관리해 살에 탄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산지 표시가 헷갈리기 쉬운 어종도 조심하라고 했다. 무점매가리는 대부분 중국산 양식이 인천으로 들어오는데 속초·강릉·대천 같은 관광지에서 오히려 더 비싸게 팔린다. 중국산 양식 큰민어와 점성어가 국산 민어로 둔갑해 팔리는 경우도 잦다. 김씨는 "맛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전혀 다른 종을 민어로 알고 비싼 값에 사게 될까 봐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도화새우·꽃새우·닭새우 등 독도새우 역시 여름에는 어획이 불안정해 값이 크게 뛰는 만큼 봄가을에 먹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제철을 새로 맞은 어종도 있다. 7월 금어기가 풀린 갈치는 첫 조업이 본격화하면서 값이 크게 내렸다. 특히 이달부터 10월까지는 '풀치'로 불리는 잔 갈치가 대량으로 잡혀 제주산 갈치가 한 상자에 1만~2만원 선에 트럭 상인 등을 통해 싸게 풀리기도 한다. 전어도 지금부터 시작이다. 김씨는 몸길이 10㎝ 안팎인 지금 크기라면 뼈째 썰어도 연하고 고소하다고 했다. 9월 중순을 넘겨 뼈가 억세지기 전에 맛보라고 했다. 자연산 대하는 8월 중순을 지나며 서해에서 잡히기 시작해, 추석 직전부터 값이 오르는 만큼 늦어도 9월 초까지 즐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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