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쓰지 마세요"...서울시, 19~29세 청년들에게 '이것' 지원 확정

서울시가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 50만 명에게 챗GPT와 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유료 서비스 이용권을 지원한다.

AI를 얼마나 자유롭게 활용하느냐가 학업과 취업 준비는 물론 업무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0일 서울시는 올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비 56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은 우선 3개월분이며, 나머지 9개월분은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추경안이 서울시의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되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청년 50만명에 유료 AI 이용권

지원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19~29세 청년으로, 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이 포함된다. 서울시는 이들에게 단순 무료 서비스가 아니라 기본 유료 버전에 해당하는 기능과 함께 코딩, 에이전트 등 고급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용자를 모집한 뒤 ‘청년몽땅정보통’을 통한 비대면 자격 확인 등을 거쳐 AI 이용 계정을 제공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가 제공될지는 서울시와 오픈AI, 구글 등 서비스 제공 업체와의 협의 결과에 따라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발표한 민선 9기 첫 청년 정책의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당시 서울시는 청년들이 생성형 AI를 경제적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 AI 성장권’ 도입을 정책 구상으로 제시했고, 이후 실제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업을 구체화했다.

서울시가 특히 주목한 것은 생성형 AI의 빠른 대중화다. 챗GPT가 등장한 이후 생성형 AI를 직접 사용해본 사람은 빠르게 늘었으며, 특히 20~30대의 이용 경험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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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로는 부족한데”…구독료가 장벽

문제는 유료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이다. 생성형 AI는 무료 버전에서도 기본적인 질문과 정보 검색, 글쓰기 등을 할 수 있지만 유료 버전에서는 이용 한도가 늘어나거나 더욱 고도화된 모델과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코딩이나 자료 분석, 문서 작업, 이미지·파일 처리, AI 에이전트 등 전문적인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유료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입장에서는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준비, 직무 학습뿐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익히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매달 구독료를 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조사에서도 대학생의 44.9%가 무료 생성형 AI 서비스만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서비스를 구독했다가 해지한 이유로는 비용 부담이 63.5%를 차지했다.

소득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청년의 생성형 AI 이용률은 7.9%인 반면 월 소득 500만 원 이상 가구에서는 55.5%에 달했다. AI가 새로운 교육·취업 도구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경제적 여건에 따라 활용 기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AI 활용 격차가 취업 격차로?

서울시는 이 같은 차이가 단순한 서비스 이용 여부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자료를 정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코딩을 배우고, 외국어와 면접을 연습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들이 업무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취업준비생에게도 AI 활용 능력이 하나의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같은 시간 동안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서 작업 속도나 정보 접근성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이번 사업을 단순한 구독료 지원이 아니라 ‘성장권’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청년들이 비용 때문에 최신 AI 기술을 접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고, 실제 학업과 취업, 직무 역량 향상에 활용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다만 실제 효과를 거두려면 단순히 계정을 제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를 처음 접하는 청년들이 어떤 기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를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이나 활용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할 경우 정책 효과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이동노동자 폭염 대응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서울 중구 북창쉼터를 방문해 노동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2026.8.7/뉴스1

AI 지원에 청년 주거·고립 대책도

서울시는 이번 추경에서 청년 지원을 AI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미래기술 활용과 자립 기반 강화를 위한 사업을 ‘청년 성장사다리’로 묶어 총 91억 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도 확대된다. 19~39세 청년에게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를 최대 40만 원까지 실비로 지원하는 사업에는 6억 원이 추가 편성된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은 기존 8000명에서 1만 명으로 2000명 늘어난다.

고립·은둔 청년 지원에도 4억 원이 투입된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를 법정 고립·은둔청년 지원기관인 ‘청년미래센터’로 지정하고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단순히 현금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미래산업의 핵심 도구를 직접 경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정책의 무게를 싣는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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