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생태계교란종인데... "나물로 먹어봤더니 맛이 대박이더라"

고속도로 갓길이나 강변을 지나다 보면 나무와 덤불을 통째로 뒤덮은 짙은 녹색 덩굴을 마주칠 때가 있다. 왕성한 생명력의 상징처럼 보이는 이 덩굴의 정체는 주변 식물을 말려 죽이며 강변을 점령하는 생태계교란종 가시박이다. 생태계를 워낙 교란해 '식물들의 저승사자'로까지 불리는 가시박을 두고 한 유튜버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뜯어서 맛을 보니 부드럽고 담백하며 단맛까지 돈다는 것이다.

가시박 / '텃밭친구' 유튜브

유튜브 채널 '텃밭친구'가 한강 수계의 강변을 온통 뒤덮은 가시박을 소개하며 이 식물의 생태와 식용·약용 가치를 최근 짚었다.

영상 진행자는 강변에서 나무들을 덮고 있는 가시박 덩굴을 가리키며 "잎이나 덩굴이 박하고 비슷하고 같은 박과인 호박과도 닮았다"고 설명했다. 가시박이라는 이름은 열매에서 왔다. 1㎝ 남짓한 작은 열매가 별사탕처럼 생겼는데, 겉이 가느다란 가시로 덮여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가시박은 국내 자생종이 아닌 북미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병충해가 없고 성장과 번식이 왕성해, 1980년대 수박이나 참외 같은 박과 작물을 접붙일 때 대목용으로 도입됐다가 야생으로 퍼졌다. 문제는 그 지나친 생명력이다. 번식이 빠른 데다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타감물질을 내뿜고, 주변 식물을 통째로 덮어 햇빛을 차단해 고사시킨다.

진행자는 "생태 교란종 중에서도 유해성이 가장 심각한 편"이라며 하천이나 강변처럼 물기와 유기물이 많아 영양분이 풍부하고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중요한 생태 공간을 가시박이 점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가시박의 확산력은 압도적이다. 한 그루에서 2만5000개가 넘는 씨앗을 만들고, 씨앗은 하천과 수로를 따라 퍼진다. 씨앗은 짧게는 2~6년, 환경이 맞지 않으면 수십 년까지 땅속에서 싹 틀 때를 기다린다. 뿌리가 조금만 남아도 다시 자라고 하루에 30㎝씩 뻗어 나가는 탓에 제거도 쉽지 않다. 가시가 작업을 방해하고, 제초제를 쓰면 주변의 다른 식물까지 함께 죽는다. 환경부는 2009년 가시박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했다.

가시박 / '텃밭친구' 유튜브

이처럼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식물이지만, 진행자가 직접 잎을 맛본 평가는 뜻밖이었다. 그는 "상당히 부드럽고 담백하며 단맛도 있다"며 "독성이 없어 나물로 식용할 수 있다"고 했다. 어린잎과 순은 쪄서 호박잎처럼 쌈으로 먹거나,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무침·볶음·된장국에 넣으면 잘 어울린다. 장아찌로 담가도 좋다고 했다.

영양 면에서도 가치가 있다. 가시박에는 플라보노이드,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고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 여러 비타민과 칼슘·칼륨·마그네슘·철분 등이 풍부하다. 다만 진행자는 "영양이 많은 만큼 한 번에 과다 섭취하면 설사가 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가시박 / '텃밭친구' 유튜브

약재로서의 쓰임도 언급됐다. 원산지인 북미 원주민이 오래전부터 약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과 순은 달고 열매는 쓰며 떫은데, 성질은 평하고 독이 없다는 설명이다. 진행자는 가시박에 항산화·항암·항염 작용이 있고 면역과 노화 억제, 비알코올성 간질환 등 간 건강, 혈압·혈당 조절, 심혈관 강화, 잇몸 염증과 종기 같은 염증 완화, 피부 건강, 이뇨와 해독 등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부드러운 잎과 순은 나물로, 억센 잎줄기는 차로 이용하며, 생초는 하루 60g, 말린 것은 20g 정도가 적당하다고 했다.

다만 가시박의 이런 효능은 아직 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된 단계는 아니다. 진행자 역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며 유통 가능한 생약으로 인정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으로 가려움증이나 두드러기, 복통 등이 나타날 수 있기에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핫 뉴스

뉴스 view